KBL 외국선수 제도에 큰 변화가 생길 수 있을까. 조금씩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했다.
프로농구에 정통한 관계자는 “KBL은 2026-27시즌부터 외국선수 2인 출전을 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를 할 예정이다. 현장에서 요구하는 부분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검토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KBL 외국선수 제도는 1997년 출범 후 수차례 수술대에 올랐다. 시도하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로 다양했다. 그리고 지금은 외국선수 2인 보유 1인 출전제를 유지하고 있다.
단 1명의 외국선수가 코트에 서면 국내선수들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심지어 아시아쿼터제 도입으로 전과 다르지 않은 상황이 됐다. 기회는 있었으나 그걸 잡지 못했다. 그리고 시대의 흐름은 이제 억지스러운 국내선수 살리기가 아닌 리그 경쟁력 강화에 집중되고 있다.
최근 KBL 10개 구단 감독이 모인 자리에서 외국선수 2인 출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리고 KBL에 의견을 전달했다. KBL 역시 이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상황이다.
A 관계자는 “구단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외국선수 2인 출전제에 대부분 동의하는 반응이다. 물론 출전 쿼터 등 디테일한 부분에 있어 조율이 필요하지만 외국선수 2명이 동시에 출전하는 것에 있어선 긍정적이다”라고 이야기했다.
현장의 최전선에 있는 감독들은 외국선수 2인 출전이 얼마나 절실한지 가장 잘 알고 있다. 메인, 서브 외국선수로 나뉜 상황에서 자칫 부상이 발생하면 시즌 운영이 힘들어진다. 특히 메인 외국선수의 부상은 타격이 크다. 그렇다고 해서 대체 외국선수를 빠르게 영입할 수 있는 형편도 아니다. 1.5+1.5 옵션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으나 1인 출전제에서는 애매하다. 그렇기에 대부분 메인과 서브로 확실히 나눠 영입하는 것이다.
EASL까지 나서는 팀들의 경우 조합을 고민하지만 보통 현실을 선택한다. 대표적으로 창원 LG는 아셈 마레이가 있음에도 또 다른 빅맨 마이클 에릭을 영입했다. EASL을 위한 조합보다는 KBL을 위한 결정을 한 것이다. 조상현 감독도 많이 고민했으나 1인 출전제에선 그 역시 현실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또 다른 부분에서는 국내선수들의 ‘보수 거품’ 문제가 지적됐다. 그들이 받는 보수에 비해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 더불어 지난 시즌 유독 두드러졌던 일부 선수들의 ‘태업성’ 플레이는 다수가 공감한 문제. 이로 인해 외국선수 1인 출전을 통한 국내선수 경쟁력 강화의 큰 뜻이 무너졌다는 반응이었다.
B 관계자는 “감독들의 자리에서 나온 이야기 중 하나는 국내선수 보수에 거품이 있다는 것, 그리고 많은 보수를 받는 선수들의 경우 경기만 출전하려고 하는 것, 팀을 좌지우지하려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었다. 그러면서 외국선수 2인 출전제에 대한 이야기에 힘이 더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무의 최전선에 있는 프런트들도 마찬가지다. KBL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외국선수 2인 출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본, 대만 등 전지훈련 과정에서 외국선수 출전 관련 조율 문제가 적지 않다. 그들은 2인 출전, KBL은 1인 출전이니 어느 정도 합의를 한다고 해도 100%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현실이다. 실제로 연습경기 일정을 정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반응.
외국선수 1인 출전제로 인해 메인, 서브가 나뉜 KBL이기에 외국선수 영입도 쉽지 않다. 특히 서브 외국선수 영입에 있어 연봉은 물론 출전 시간에 대한 조율이 어렵다는 건 대부분 공감하는 부분이다. 또 구단 입장에서 서브 외국선수의 연봉이 적지 않음에도 벤치에 앉아 있는 상황은 보기 힘들다.
물론 외국선수 2인 출전제로 변화를 주기 위해선 보완해야 할 부분도 적지 않다. 가장 중요한 건 한 자리를 잃은 국내선수들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이에 대해선 B.리그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B.리그는 곧 프리미어리그로 새롭게 출범한다. 이 과정에서 외국선수는 물론 아시아쿼터, 혼혈 등 경쟁력 있는 선수들이 모이면서 순수 자국 선수들의 설 자리가 많이 좁아졌다. 그러나 시마다 신지 총재는 냉정했다. 1부에서 뛸 수 없다면 2, 3부에서 경쟁력을 갖춰 올라와야 한다는 것이다. 냉정하지만 프로 스포츠이기에 현실적인 이야기다.
다만 외국선수 출전 쿼터를 늘린다고 해도 국내선수를 죽이는 방향으로 가는 건 현명하지 않다. 그러나 뛸 자격 없는 국내선수가 1군 무대에서 기회를 얻는 것도 프로 스포츠에는 맞지 않는 일.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는 D리그가 제대로 자리를 잡는다면 분명 보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C 관계자는 “외국선수 2인 출전제로 바뀌는 것에 동의한다. 다만 D리그 활성화가 우선 되어야 한다.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선수 2명이 뛰는 건 아닌 것 같다. KBL은 외국선수 1인 체제를 통해 국내선수를 보호하려고 했으나 결국 부작용이 많았고 우물 안 개구리가 됐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올라올 수 있는 무대가 필요하다”며 “국내선수가 4명에서 3명, 아시아쿼터를 포함하면 3명에서 2명이 뛰는 상황이 될 텐데 그러면 신인 드래프트 지명도 점점 줄어들 것이다”라고 전했다.
불행 중 다행히 이번 D리그는 KBL 10개 구단과 상무가 참가한다. 모두가 참가한다는 것 외 달라지는 건 없으나 일단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것에 긍정적이다. 그러나 수준이 높아져야만 경쟁력도 올라갈 수 있다. 같은 포지션의 선수가 3, 4명이 뛰는, 특히 가드만 4명이 뛰는 등 기괴한 D리그는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한편 KBL 관계자는 “외국선수 2인 출전에 대한 의지를 확인했고 이에 대해 논의할 생각이다. KBL 내부에서도 이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외국선수 2인 출전을 언제, 어떻게 논의할지는 시기상 확실하지 않다. 예전처럼 두 개 쿼터에만 동시 출전하는 방식은 물론 2인 보유가 아닌 3인 보유도 언급되고 있다. 다만 지금은 아시아쿼터가 있는 만큼 과거와 상황이 다르다. 분명한 건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다가오는 시즌은 이미 외국선수 영입이 끝났기에 현실적으로 어렵다. 변화가 있더라도 2026-27시즌이 되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
D 관계자는 “다가오는 시즌부터 실험적으로 외국선수 2인 출전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본다. 갑자기 180도 변화를 주는 것보다 천천히 변화에 대해 살펴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KBL은 오는 25일 사무국장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이때 외국선수 2인 출전제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