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끝까지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
호쾌한 홈런포로 전날(26일) 실책성 플레이의 아픔을 털어낸 박동원(LG 트윈스)이 앞으로의 활약을 예고했다.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LG는 27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김경문 감독의 한화 이글스를 9-2로 제압했다. 이로써 26일 뼈아팠던 1-4 역전패의 아픔을 되돌려 준 LG는 85승 3무 53패를 기록했다. 정규리그 우승 매직넘버는 1만 남았으며, 빠르면 28일 확정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LG는 통합우승을 거뒀던 2023시즌 이후 2년 만이자 통산 4번째(1990, 1994, 2023·단일 리그 기준) 정규리그 정상에 서게 된다.
8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전한 박동원의 활약이 눈부신 경기였다. 화끈한 장타력을 뽐내며 LG 승리에 앞장섰다.
1회초부터 박동원의 방망이는 매섭게 돌아갔다. LG가 4-0으로 앞서던 2사 2루에서 상대 선발투수 우완 문동주의 초구 128km 커브를 통타해 비거리 105m의 좌월 2점 아치를 그렸다. 박동원의 시즌 22호포가 나온 순간이었다. 이후 3회초 삼진, 5회초 삼진, 7회초 삼진, 9회초 유격수 땅볼로 돌아서며 최종 성적은 5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이 됐다.
경기 후 염경엽 감독은 “정규리그 1위를 위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는데, 매경기 중요했지만, 어느 경기보다 오늘 경기가 정말 중요성을 가진 경기였다”며 “우리 선수들이 결정적인 집중력을 보여줬다. 1회초 8안타 6득점으로 빅이닝을 만들면서 전체적인 경기의 흐름을 우리 쪽으로 가져올 수 있었다”고 박동원을 비롯한 타자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박동원은 “타격감이 좋지 않지만, 팀에 도움되는 홈런을 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이야기했다.
무엇보다 전날 악몽을 떨쳐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는 홈런이었다. 박동원은 26일 대전 한화전에서 웃지 못했다. LG가 1-0으로 근소히 앞서던 7회말 1사 2, 3루에서 한화 하주석이 번트를 시도하며 런 다운 상황이 발생했는데, 이때 3루주자 노시환의 능청 연기 및 유로 스텝에 당한 것. 당시 박동원은 노시환이 몸을 비틀며 홈으로 파고들자 빈 글러브로 태그한 뒤 뒤늦게 홈으로 송구했지만, 이미 노시환이 홈을 밟은 뒤였다. 이 여파로 LG는 해당 이닝에만 추가로 3실점했고, 결국 1-4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이에 사령탑도 분명한 메시지를 남겼다. 27일 경기 전 만난 염 감독은 “순간적으로 (박)동원이가 이것은 무조건 아웃이라는 생각을 가졌다. 그 조그마한 방심이 결국 한 경기, 팀을 힘들게 한다. 교육을 시켰지만, 그 부분이 부족했기 때문에 어제 경기를 100% 넘겨주게 됐다”며 “(박동원이) 방심을 했으니 당황한 것이다. 딱 집중하고 태그를 하려 했으면 두 손으로 했을 것이다. 순간적으로 방심했고, 당황하니 글러브만 가게 된 것 같다. 본인이 더 잘 느끼고 있을 것이다. 야구 1~2년 한 선수도 아니다. 어제는 (박)동원이가 절대적으로 잘못했다. 본인이 누구보다 더 잘 알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박동원은 이날 중요한 홈런포를 작렬시키며 미소를 되찾았다. 그는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끝까지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대전=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