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태인이) 푸른 피의 에이스답게 삼성을 살렸다.”
플레이오프 진출에 1승만을 남겨놓은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원태인을 향해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박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1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이숭용 감독의 SSG랜더스를 5-3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삼성은 2위 한화 이글스(83승 4무 57패)가 기다리고 있는 플레이오프 진출의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74승 2무 68패를 기록, 정규리그 4위의 자격으로 가을야구에 나선 이들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최대 2차전·4위에게 1승 부여)에서 5위 NC 다이노스(71승 6무 67패)를 1승 1패로 제친 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3위 SSG(75승 4무 65패)를 5-2로 격파했다.
이후 삼성은 2차전에서 3-4로 무릎을 꿇었지만, 이날 승전고를 울리며 다시 시리즈 리드를 잡았다. 역대 5전 3선승제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 1패 후 3차전 승리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은 100%(7/7)다.
선발투수 원태인의 역투가 눈부신 경기였다. 105개의 공을 뿌리며 6.2이닝을 5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1실점으로 막아 승리투수가 됐다.
11안타 5득점을 올린 타선도 돋보였다. 그 중에서도 김성윤(4타수 2안타 2타점), 김지찬(5타수 2안타), 구자욱(4타수 2안타 1타점), 김영웅(4타수 1안타 1타점)은 맹타를 휘두르며 공격을 이끌었다.
경기 후 박진만 감독은 “(원태인이) 푸른 피의 에이스답게 삼성을 살렸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다음은 박 감독과의 일문일답.
Q. 경기를 총평해 주신다면.
- 원태인이 포스트시즌 들어 또 한 번 우리 팀을 살렸다. 투구 수도 많은데 7회까지 본인이 올라가겠다 했다. 팀에 대한 헌신, 희생 정신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 푸른 피의 에이스답게 삼성을 살렸다.
Q. 수비 과정에서 허리 통증을 호소한 김영웅의 몸 상태는 어떤가.
- 좀 더 체크를 해봐야겠지만, 허리 쪽이다. 당시보다는 지금 경과가 좋아지긴 했는데, 내일 일어나서 상태를 한 번 더 체크해 봐야 한다.
Q. 1~2번 타순에 김지찬, 김성윤 등 빠른 선수들을 배치한 것이 주효했다.
- 김지찬이 1번 타자로 좋은 역할을 해줬다. 내야 안타는 물론, 기회 생겼을 때 홈까지 파고들며 1점이 아닌 2점을 낼 수 있는 활약을 해줬다. 김성윤은 조금 타격 페이스가 떨어져 있었는데, 빗맞은 안타, 행운의 안타가 됐지만, 이후 좋은 타구 날렸다. 타선이 좋은 흐름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 구자욱도 마찬가지다. (5회말에는 이로운과) 17구까지 승부했다. 우리 상위 타순이 오늘처럼 긍정적으로 활약하면 앞으로 삼성 타선 다운 폭발력을 보일 수 있는 발판이 될 것 같다.
Q. SSG 고명준이 세 경기 연속 홈런 쳤다.
- 지금 SSG 타선에서 제일 컨디션이 좋다. (고명준 타석에서) 힘 있는 투수들로 운용을 해야 할 것 같다. 상황에 맞게 대처해야 할 것 같다.
Q. 우완 이승현이 원태인의 뒤를 이어 잘 던졌다.
- 오늘 히든카드였다. 7회초 2사 후 투수 코치가 올라가 원태인 몸 상태 확인했는데, 전 타석 볼을 많이 던지면서 힘이 부쳤던 것 같다. 다음 타자들인 이지영, 박성한에게 이승현이 강했다. 준비를 하고 있었다. 두 타자를 잡아 흐름을 끊었다. 이승현이 좋은 활약해 줬다.
Q. SSG 선발 드류 앤더슨이 정규리그 때보다 구속 등 모든 부분에서 저하돼 보였다.
- 시즌 때 봤던 모습보다는 확실히 구속이나 컨디션이 떨어져 보였다. 비율적으로 패스트볼보다 변화구 위주로 투구하더라. 정상 컨디션은 아니구나 느꼈다. 비의 영향도 있지 않았나 싶다.
Q. SSG가 내일 총력전을 선언했는데.
- (우리) 내일 선발은 후라도다. 포스트시즌에서 부침이 좀 있었는데, 내일 1선발 답게 그동안의 그런 모습들을 불식시켰으면 좋겠다. 확실하게 내일 끝낼 수 있게 후라도의 좋은 피칭을 기대해 본다.
Q. 4차전에서 선발 자원들을 뒤에 붙이실 생각도 하고 계신지.
- 원태인은 아니다. 최원태도 안 될 것 같다. 상황을 봐야겠지만, 헤르손 가라비토가 투수 코치와 면담했는데, 본인이 자진해서 내일 준비하겠다 이야기했다. 외국인 투수가 본인이 직접 나서 고맙게 생각한다. 내일 다시 한 번 체크해 보고 정해야 할 것 같다.
Q. 작년 한국시리즈 때 비로 인한 아픔이 있었다. 1회 비가 올 때 생각 안 나셨는지.
- 원태인이 비를 몰고 다닌다 했다. 원태인이 중간에 (비로 인한 중단) 시간이 있었는데, 컨디션 유지를 잘하면서 7이닝 가깝게 투구를 했다. 많이 성장했다 느꼈다.
Q. 강민호가 6회말 무사 1루에서 초구부터 번트를 시도했다.
- (강)민호가 우리 팀 선수들 중 번트를 잘 대는 선수다. 자신감도 있는 선수다. 언제든지 번트 타이밍이 오면 사인 내달라 한다. 주자 나갔을 때 초구부터 번트 사인 냈는데 오늘은 실패했다. 반대로 김헌곤은 번트 사인 안 냈는데 자꾸 시도한다(웃음).
[대구=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