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색 리무진 문이 열리자, 검은 벨벳이 빛을 흡수했다. 지드래곤이 천천히 걸어 나왔다. 한 걸음마다, 팬들의 플래시가 터졌다.
그의 손끝엔 링이 반짝였고, 가슴엔 흰 꽃 한 송이. 그는 마치 시상식이 아닌, 한 편의 ‘귀환식’에 오른 듯했다.
23일 오후 서울 국립극장에서 열린 ‘제16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에서 지드래곤 권지용은 옥관문화훈장을 받았다.
한국 대중문화의 역사 위에서 그의 이름은 이제 ‘가수’가 아니라 ‘문화’였다. 지드래곤은 “올해 문화훈장 최연소 수훈자, 지드래곤입니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내년이면 우리 그룹이 데뷔 20주년을 맞는다”며 “멤버들과 이 영광을 나누고 싶고, 팬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여섯 살 때 오디션장에서 시작된 꿈이 여기까지 왔다”며 “10대엔 가수가 꿈이었고, 20대엔 상을 받았고, 30대엔 훈장을 받았다. 그래서 40대가 더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그의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여운은 깊었다. 긴 공백 끝에, 그는 다시 자신만의 박자를 되찾았다. 누군가의 유행은 지나가지만, 지드래곤은 여전히 ‘현재진행형 아이콘’으로 서 있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