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뒤 만으로 서른일곱이 되는 베테랑 가드 러셀 웨스트브룩, 그는 여전히 경쟁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있다.
웨스트브룩은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의 골든1센터에서 열린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홈경기를 121-116으로 이긴 뒤 가진 인터뷰에서 “이 경기에서 뛸 수 있고 경쟁할 기회를 절대로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저 여전히 나가서 경쟁할 수 있음에 정말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소감을 전했다.
웨스트브룩은 이날 선발 출전, 35분 25초 소화하며 23득점 16리바운드 10어시스트 기록했다. 시즌 첫 트리플 더블 기록하며 잭 라빈, 도만타스 사보니스 등 주전들의 공백을 지웠다.
팀 동료 말릭 몽크는 “그가 여름 동안 뭐 했는지, 무엇을 먹는지 다 알고 싶다. 그 나이에도 여전히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니 정말 미쳤다”며 베테랑의 활약을 칭찬했다.
이 말을 전해들은 웨스트브룩은 웃음과 함께 “특별히 공유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저 몸 관리에 신경 쓰고 있다. 게임에 대해 매우 진지하게 생각하고 기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 주님께서 내가 기회를 주실 때까지 나가서 가진 모든 것을 쏟아낼 것”이라며 말을 이었다.
웨스트브룩은 4쿼터 특히 동료 데니스 슈로더에게 패스를 연결하며 슈로더가 자신감을 찾는 데 도움을 줬다. 슈로더는 덕분에 4쿼터에만 13점을 몰아쳤다.
“자신감을 심어줬다”며 말을 이은 그는 “우리 팀에는 슛을 넣을 수 있고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 우리 팀 로스터의 독특한 면이다. 출발은 약간 안 좋았지만, 일단 방법을 알아내면서 풀리는 모습이다. 오늘 우리는 전반보다 후반이 훨씬 더 좋았다. 수비적인 측면에서 봐도 우리 팀에는 활용할 수 있는 무기가 많다”며 생각을 전했다.
이어 “상대는 샷 블로커가 없는 상태였고 페인트존 수비도 약했다. 하프타임을 마친 뒤 3쿼터에 페인트존을 공격적으로 공략했다. 그러면서 3쿼터 페이스를 잘 조절하며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본다”며 후반 경기력이 더 좋았던 이유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이날 경기에서만 16개의 리바운드를 기록한 것에 대해서는 미소와 함께 “겸손하게 말하자면 나는 가드중에는 최고의 리바운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덕 크리스티 새크라멘토 감독은 “웨스트브룩은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선수”라며 베테랑을 높이 평가했다. “그가 가진 열정과 열망은 정말 대단하다. 농구가 가진 진정한 의미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어린 선수들이 판을 치는 이 바닥에서 여전히 엄청난 노력과 에너지, 열정과 함께 뛰고 있다. 그저 아름답다”며 말을 이었다.
웨스트브룩은 여름 내내 팀을 찾지 못하다가 시즌 개막이 임박한 지난 10월 중순 새크라멘토와 뒤늦게 계약했다.
뒤늦은 계약이었음에도 팀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비결을 묻자 “준비”라고 짧게 답했다. “언제든 연락을 받으면 바로 뛸 수 있게 스스로 준비하고 있었다. 킹스는 나를 두 팔 벌려 환영해줬고 내 일은 새로운 팀에 빠르게 적응해서 팀에 도움이 되는 것이었다. 이것이 내가 하려고 했던 일”이라고 말을 이었다.
팀을 찾지 못했던 지난 시간을 생각하면 이날 퍼포먼스가 더 의미가 있었을 터. 자신을 의심했던 사람들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그는 “솔직히 말하면 나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고 잘라 말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단 한 번도 다른 사람들의 기대치를 의식한 적이 없었다. 나는 나 자신의 목표와 영감을 갖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내 능력을 알고 있었다. 지금은 기회가 주어졌고, 이제 내 일은 나가서 경기를 뛰는 것”이라며 자기 생각을 전했다.
웨스트브룩은 주전들이 다시 부상에서 돌아오면 벤치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크리스티는 “주전들이 돌아오면 그는 백업 포인트 가드를 맡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다재다능한 선수고, 4번(파워포워드) 포지션도 소화할 수 있다. 그의 체격 조건이나 타고난 리바운드 능력을 생각하면 모든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선수다. 내 생각에 우리가 정상 전력을 회복한다면, 그는 우리 팀을 더 좋게 만들 것이다. 그가 상대의 새컨 유닛을 상대한다면 그것은 그야말로 ‘치트키’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모든 면에서 우리가 이기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는 승리하는 선수이기 때문”이라며 베테랑의 존재감에 대해 말했다.
[새크라멘토(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