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퍼스만 들어도 저주처럼 받아들이는 시대가 있었다. 그 웃음거리 팀을 바꾼 선수가 바로 폴과 우리다.”
LA 클리퍼스는 최근 크리스 폴과의 결별을 선언했다. 즉 방출 통보를 한 것이다. 충격적인 일이다. 폴은 2025-26시즌을 끝으로 은퇴, 즉 라스트 댄스를 예고했다. 그러나 클리퍼스는 자신들에게 황금기를 선물한 주인공의 마지막을 ‘방출 엔딩’으로 끝냈다.
물론 폴이 타이런 루 감독, 제프 밴 건디 코치와 갈등이 있었고 카와이 레너드의 수비를 마음대로 바꿨다는 등 여러 괴담이 나오는 상황. 그럼에도 폴과 함께 ‘랍 시티’ 중심에 있었던 블레이크 그리핀은 클리퍼스의 이러한 결정에 분노했다.
그리핀은 ‘NBA 온 프라임’에서 “솔직히 말하면 실망스럽다. 이보다 더 적절한 단어는 떠오르지 않는다. 처음에는 충격이었고 지금은 실망이다. 나는 폴이 너무 안쓰럽고 또 클리퍼스에는 실망했다”며 “폴은 (디안드레)조던과 내가 저연차일 때 클리퍼스에 ‘승리 문화’를 가져온 사람이다. 그는 NBA에서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알려줬고 매 경기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알려줬다. 또 몸 관리부터 작은 디테일 하나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는 걸 가르쳐줬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완벽하지 않았다. 결국 우승하지 못했다는 걸 안다. 나와 폴도 항상 의견이 일치했던 건 아니다. 하지만 내가 실망한 이유는 우리가 예전에는 ‘웃음거리’와 같은 프랜차이즈를 바꿨기 때문이다. 클리퍼스라는 이름만 들어도 저주받았다는 이야기가 나온 팀을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폴과 그리핀, 조던은 ‘랍 시티’로 불리며 NBA 모두가 경계하는 멋진 삼각 편대를 자랑했다. NBA 정상에 서지 못한 아쉬움은 있으나 그들은 클리퍼스와 같이 끔찍한 커리어를 보유한 팀을 완벽히 바꿨다.
그리핀은 “우리는 우승하지 못했지만 사람들이 존중할 수 있는 문화와 환경을 만들었다. 매 시즌 우승 경쟁력이 있는 팀이었고 그중에서도 폴은 지난 20년 동안 한결같이 승리를 위해 뛰는 선수였다”고 말했다.
이어 “폴은 클리퍼스와 계약, 돌아갔다. 그는 LA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 마지막 도전을 한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그런데 스스로 결정하지도 못한 방식으로 자신이 선택한 프랜차이즈를 이렇게 떠나야 한다는 건 정말 실망스럽다”고 더했다.
그리핀의 아쉬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내가 가장 실망한 건 폴과 루 사이에서 어떤 대화도 없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스티브)발머도 폴과 어떤 소통하지 않았나. 최근 폴과 자주 통화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발머는 어떤 말도 없었다. 그게 정말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그리핀만큼 화가 난 사람도 적지 않았다. 드마커스 커즌스는 “(로렌스)프랭크는 대체 무엇을 증명했길래 선수들의 커리어를 마음대로 끝낼 수 있을까. 그는 단 한 번도 챔피언십 단장이거나 코치도 아니었다. 프랭크가 이런 결정의 주체가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나는 그걸 납득하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루 윌리엄스는 “프랭크는 내게 ‘괜찮다, 넌 트레이드할 수 없어’라고 한 다음 15분 만에 애틀랜타로 보낸 사람이다. 그리고 지금 이런 일이 또 일어난다. 지난 3년 동안 프랭크를 비판하지 않았다. 상처받은 전 연인처럼 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라며 “폴은 영구결번이 되어야 할 선수다. 그런 선수에게 이렇게 한다고? 이건 클리퍼스 전체의 문제가 아니라 프랭크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물론 케빈 오코너는 “이건 명백한 리더십 실패다. 내가 들은 바에 의하면 (제임스)하든이 폴 영입에 반대했던 주요 인물이었다고 한다. ‘저 선수를 영입하는 게 맞나?’라는 입장이었다고 들었다. 결국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아쉬워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