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아스피날이 천하의 프랜시스 은가누를 콜아웃했다. 그러나 UFC에서의 맞대결을 원하는 건 아니다.
UFC 헤비급 챔피언 아스피날은 그동안 복싱에 대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그의 아버지도 아들이 ‘빅 머니’를 위해 복싱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사실 UFC 내에선 일리야 토푸리아와 같은 선수들이 복싱을 언급하는 건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일. 은가누는 일찍 복싱으로 떠났고 굵직한 경기들을 치렀다. 아스피날 역시 이에 대한 생각을 주저하지 않고 드러내는 상황이다.
이미 큰 성공 사례가 있다. 코너 맥그리거가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와 맞붙으며 역사상 가장 큰 흥행을 이끌었다. 여기에는 UFC에선 상상할 수 없는 ‘빅 머니’도 걸려 있다. 아스피날도 외면할 이유가 없다.
아스피날은 최근 타이슨 퓨리의 이복 형제 토미 퓨리와 함께 훈련하며 복싱에 대해 여러 대화를 나눴다. 그는 “사실 잘 모르겠다. 복싱에선 월드 챔피언이 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려면 인생 전부를 바쳐야 한다. 나는 복싱을 잘하기는 했으나 인생 대부분을 MMA에 투자했다. 이제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상황에서 복싱 월드 챔피언이 되는 건 현실적이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빠르고 묵직한 주먹을 자랑하는 아스피날이지만 MMA와 복싱이 완전히 다른 스포츠라는 건 확실히 인지하고 있었다. 30대 중반 이후 뛰어들 복싱에서 월드 챔피언이 되는 건 대단히 어려운 일. 그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아스피날은 무엇을 위해 복싱으로 가려는 것일까. 그는 큰 경기를 치르고 싶어 한다. 바로 은가누와 같은 거물을 상대로 말이다.
아스피날은 “몇 경기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서커스 매치는 아니고 큰 경기들을 말이다. 유명한 이름을 상대하는 것도 좋다”며 “MMA 파이터와의 복싱 매치는 나쁘지 않아 보인다. 지금은 은가누가 괜찮다고 생각한다. 다만 UFC에서 치러야 할 경기들이 있다”고 말했다.
은가누는 역대 UFC 헤비급 챔피언 중 가장 강력한 펀치를 자랑하는 괴수다. 그리고 복싱으로 넘어가 퓨리는 물론 앤서니 조슈아와 같은 거물들과 맞대결을 펼쳤다. 모두 패배했다. 퓨리를 상대로 멋진 모습을 보여줬으나 조슈아에게는 ‘떡실신’ KO 패배했다.
한편 아스피날은 헤비급 챔피언이 된 후 제대로 된 방어전을 치르지 못했다. 지난 UFC 321에서 시릴 간과 접전을 펼쳤고 그 과정에서 아이 포크로 인해 부상을 당하며 현재까지 회복 중이다.
일단 간부터 잡아야 할 아스피날이다. 그리고 헤비급 챔피언으로 확실히 인정받으려면 적지 않은 경기를 치를 필요가 있다. 아스피날이기에 가능한 일이며 아스피날이기에 해내야 할 일이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