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윤종신이 ‘세계최초 공연취소 Show’라는 파격적인 문구로 다시 한 번 화제의 중심에 섰다. 공연 포스터와 사인으로 가득 찬 공간에서 촬영된 한 장의 사진은, 단순한 농담을 넘어 35년 음악 인생의 전환점을 암시하는 듯한 여운을 남긴다.
윤종신은 26일 자신의 SNS에 “세계최초 공연취소 Show 잠시후에 만나요 ㅎㅎ”라는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게시물은 단숨에 팬들의 시선을 끌었다.
공개된 사진 속 윤종신은 벽면을 가득 채운 공연 포스터와 사인이 남겨진 배경 앞에 서 있다. 특히 사진 뒤편에는 그의 콘서트 타이틀인 ‘올해 나에게 생긴 일’ 포스터가 여러 색감으로 배열돼 있어 눈길을 끈다. 이는 단순한 홍보물이 아닌, 지난 시간의 기록이자 스스로의 음악사를 되돌아보는 상징처럼 읽힌다.
또한 포스터 위에 빼곡히 남겨진 사인들은 오랜 시간 무대와 관객을 이어온 흔적을 떠올리게 한다. 그 앞에 선 윤종신의 미소는 여유로워 보이지만, ‘공연취소’라는 단어와 맞물리며 오히려 의미심장한 대비를 만든다.
윤종신은 최근 연말 콘서트 전면 취소 소식을 직접 전한 바 있다. 그는 갑작스러운 기관지염과 성대 이상으로 무대에 오르지 못한 상황을 설명하며 “이제는 노래를 해오던 방식 그대로는 어려울 것 같다”고 털어놨다. 가수로서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새로운 선택지를 고민하고 있음을 암시한 대목이다.
실제로 그는 병원에서 링거를 맞는 모습도 공개하며 “목소리를 회복하기 위해 아무도 만나지 않은 6일을 보냈다”고 전했다. 절제된 표현 속에는 무대에 대한 책임감과 스스로에 대한 냉정한 성찰이 담겨 있었다.
그런 가운데 등장한 ‘세계최초 공연취소 Show’라는 표현은 자조적인 유머이자, 동시에 새로운 형식의 소통을 예고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공연은 취소됐지만, 그 빈자리를 또 다른 방식으로 채우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이유다.
윤종신은 오는 2월 이내 공연 재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취소된 공연 시간에는 라디오 공개방송이나 청음회 형식으로 관객과 만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방식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35년 차 아티스트다운 선택이다.
1990년 015B 객원 보컬로 데뷔해 올해로 데뷔 35년 차를 맞은 윤종신. ‘공연취소’라는 단어마저 하나의 메시지로 만드는 이번 행보는, 그가 여전히 현재진행형 뮤지션임을 보여준다.
한편 윤종신은 JTBC ‘싱어게인4’ 등 방송 활동을 이어가며, 몸과 목소리를 정비한 뒤 다시 무대에 설 날을 준비하고 있다.
[김승혜 MK스포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