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위에서 내려와야 했던 ‘가요계 베테랑’의 쓰린 속을 달래준 건, 12년 지기 여배우의 따뜻한 케이크였다. 배우 고현정이 건강 악화로 연말 콘서트를 전면 취소한 가수 윤종신을 직접 찾아 위로를 건넸다.
29일 고현정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오빠”라는 짧고 굵은 멘트와 함께 윤종신의 사진을 공유했다.
공개된 사진 속 윤종신은 고현정이 준비한 것으로 보이는 화려한 케이크 앞에서 꽃으로 장식된 화관을 쓴 채 미소 짓고 있다. 비록 수척해진 얼굴이지만, 동생의 깜짝 이벤트에 잠시나마 시름을 잊은 듯한 모습이다. 이는 최근 성대 문제로 공연을 중단하며 상심에 빠진 윤종신을 위해 고현정이 직접 발 벗고 나서 기운을 북돋아 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종신은 지난 25일, 크리스마스 당일 예정되어 있던 연말 콘서트를 긴급 취소하며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는 “6일 전부터 기관지염과 감기 몸살로 집중 치료를 받고 링거 투혼까지 발휘했으나,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결국 남은 공연을 취소하게 됐다”며 비통한 심정을 전했다.
특히 그는 다음날 링거를 맞고 있는 사진과 함께 “이제 내 맘대로, 내키는 대로 불러왔던 방법으로는 노래하지 못할 것 같다”며 가수로서의 깊은 회의감과 두려움을 토로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가장 힘든 순간, 윤종신 곁을 지킨 고현정의 의리는 두 사람의 오랜 인연에서 비롯됐다. 두 사람은 지난 2012년 방영된 SBS 토크쇼 ‘고쇼(Go Show)’에서 메인 MC와 보조 MC로 호흡을 맞추며 끈끈한 관계를 맺었다.
당시 예능 초보였던 고현정이 프로그램을 이끌어갈 때, 윤종신은 특유의 입담과 재치로 그녀를 든든하게 받쳐주며 ‘남매 케미’를 발산했다. 프로그램이 종영한 지 10년이 훌쩍 넘었음에도, 서로의 대소사를 챙기며 변치 않는 우정을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한편, 고현정의 따뜻한 위로를 받은 윤종신이 건강을 회복하고 다시 마이크를 잡을 수 있을지 팬들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진주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