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훈(38·포항 스틸러스)은 휴식기에도 운동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근육 등 보강 운동을 철저히 하며 동계 훈련을 대비한다.
신광훈은 “프로에선 누구든 경쟁해야 한다. 20살이든 40살이든 경쟁에서 이긴 사람이 그라운드를 밟는다. 나는 늘 경쟁할 준비를 한다”고 말했다.
신광훈은 살아 있는 전설이다. 신광훈은 2006시즌 포항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해 K리그(1·2) 통산 500경기(11골 33도움)에 출전 중이다. 1983년 출범한 K리그에서 신광훈보다 많은 경기를 소화한 이는 5명뿐이다. 신광훈은 김병지(708경기), 김영광(605경기), 이동국(548경기), 최은성(532경기), 김기동(501경기)에 이어 K리그 역대 최다 출전 6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필드 플레이어로 한정하면, 신광훈은 이동국, 김기동에 이어 역대 최다 출전 3위다.
신광훈은 철저한 자기관리로 여전한 기량을 과시한다. 지난 시즌엔 K리그1 36경기에 출전해 1도움을 올렸다.
신광훈은 포항 수비를 조율하는 핵심이자 팀 중심을 잡는 리더 역할도 해낸다.
박태하 포항 감독은 훈련장에서나 실전에서나 변함없는 활약을 보이는 신광훈에게 굳건한 신뢰를 보낸다.
신광훈이 1월 12일 포항의 동계 훈련지인 인도네시아 발리로 향하기 전 취재진과 나눴던 이야기다.
Q. 휴식기는 잘 보냈나.
가족과 여행을 다녀오는 등 알차게 보냈다.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동계 훈련을 대비하기도 했다.
Q. 절친한 사이인 기성용과 2026년에도 함께한다. 선수 생활을 연장하는 과정에서 두 선수 간 나눈 이야기가 있을까.
많은 얘기는 못했다. 휴식기 땐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긴 까닭이다. 확실하게 이야기를 나눈 건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후회 없이 잘 해보자”는 거였다.
Q. 후회 없는 시즌이 되려면 이번 동계 훈련이 더 중요할 듯하다.
(기)성용이와 얘기했지만, 우리 둘 다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올해 우승컵 하나 들었으면 하는 바람만 있다(웃음). 직전 시즌 조금 부진했던 선수들이나 부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던 선수들이 좀 더 잘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후배들이 (박)승욱이처럼 기회가 왔을 때 더 좋은 대우를 받았으면 한다.
Q. K리그에서만 500경기를 소화했다. 김병지(708경기), 김영광(605경기), 이동국(548경기), 최은성(532경기), 김기동(501경기)에 이은 K리그 역대 6번째 대기록이다.
지난해 목표가 K리그 500경기 출전이었다. 감사하게도 그 목표를 이뤘다. 당장은 김기동 FC 서울 감독님의 501경기를 넘어서고 싶다. 재밌는 게 (이)동국이 형, 김기동 감독님 모두 포항 출신이다. 송라에 좋은 기운이 있는 것 같다. 그 기운을 계속 받아서 올해도 부상 없이 뛰고 싶다.
Q. 필드 플레이어 중 최다 출장자인 이동국의 기록을 넘어서야 하지 않나.
현실적으로 쉬운 도전은 아니다. 내년까지 꾸준하게 뛰어야 넘어설 수 있다. 아직 동국이 형의 기록까진 생각하지 않고 있다.
Q. 박태하 감독은 ‘신광훈의 자기관리가 팀에 큰 귀감이 된다’고 평가한다.
누군가는 속으로 ‘이제 그만 좀 하라’고 생각할 거다(웃음). 선수라면 그게 당연한 거다. 프로는 경쟁이니까. 나도 어렸을 때 김기동 감독님에게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김기동 감독님이 물러나야 내게 기회가 오지 않나. 30대 중·후반 선수들은 내게 “더 오래 해달라”고 한다. 그러면서 “형이 오래 뛰어줘야 우리도 오래 뛸 수 있다”고 한다. 누군가는 그만했으면 하겠지만, 또 다른 이에겐 큰 동기부여가 될 수도 있는 것 같다. 늘 그래왔듯이 내게 주어진 자리에서 열심히 해보겠다.
Q. 겸손하게 이야기하지만, 늘 그라운드 위에서 증명하니까 뛰는 거 아닌가. 박태하 감독은 “나이와 관계없이 훈련장에서 증명한 선수가 경기에 나선다”고 한다. 지금도 변함없는 기량을 유지하는 비결이 뭔가.
내 나이가 많긴 하다(웃음). 하지만, 여긴 프로다. 누구든지 경쟁해야 한다. 20살이든 40살이든 경쟁에서 이긴 사람이 그라운드를 밟는다. 늘 경쟁할 준비를 한다. 부족한 부분은 배우려고 한다. 배우려는 자세를 잃지 않으려고 한다. 그런 게 선수 생활을 오래 하는 비결이 아닌가 싶다.
Q. 박태하 감독이 어려워하는 것 중 하나가 벤치에 앉아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들을 대하는 거다. 베테랑이자 팀의 중심으로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들에게 특별히 해주는 얘기가 있나.
우리 팀엔 약 40명의 선수가 있다. 모든 선수가 경기에 나설 순 없다. 박태하 감독께서 그런 부담이 있으시다면, 조금은 내려놓아도 되지 않을까 싶다. 기회는 감독님이 주시는 게 아니다. 기회는 선수가 만드는 거다. 감독님이 기회를 주고 싶어도 선수가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경기에 나설 수 없다. 만약 기회를 받을 만한 선수가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면, 그 선수는 우리 감독님 밑에 없을 거라고 본다. 나를 비롯한 모든 선수가 기회를 잡기 위해 훈련장에서부터 모든 걸 쏟아낸다. 치열하게 경쟁하고 살아남기 위해 노력한다. 그 경쟁이 개인과 팀의 발전으로 이어진다고 믿는다.
Q. 동계 훈련을 앞둔 감정은 예나 지금이나 같은가.
완전히 다르다(웃음). 20살 땐 모든 게 낯설고 어려웠다. 지금은 모든 게 익숙하다. 하지만, 운동장에선 모두가 평등하다. 누구든지 운동장에서 내 가치를 증명해야만 살아남는다. 동계 훈련으로 향하는 과정이 익숙할 뿐이지 훈련에 임하는 각오나 자세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것 같다. 긴장감은 계속 유지해야 한다.
Q. 동계 훈련이 1년 중 가장 힘든 훈련 아닌가.
휴가 때 완전히 쉬지 않은 이유다. 휴가 때도 운동을 꾸준히 했다. 어릴 땐 휴식기 때 운동을 소홀히 했다. 지금은 근육 등 보강 운동을 반드시 한다. 따뜻한 곳으로 가면 몸 상태를 더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을 거다.
Q. 2025시즌을 마치고 나간 선수도 많지만, 새로 합류한 선수도 많다. 새로 합류한 선수들에게 ‘포항은 이런 팀이다’라고 얘기해줄 수 있는 게 있을까.
변화는 늘 많았다. 새로운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포항은 가족 같은 팀’이라는 거다. 내가 돋보이려고 하고, 나만 잘하려고 하면 쉽지 않을 거다. 항상 팀이 잘 되는 방법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면서 땀 흘려야 나와 팀 모두 발전하는 것 같다.
[영종도=이근승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