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외인 아포짓 스파이커 쉐론 베논 에반스(28, 등록명 베논), 그는 득점왕을 원치 않는다.
베논은 20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4라운드 홈경기 공격 점유율 40.28% 기록하며 58.62%의 공격 성공률을 기록, 18득점으로 팀의 세트스코어 3-0 승리를 이끌었다. 4라운드 들어 가장 낮은 공격 점유율 기록했지만, 문제없었다.
경기 후 인터뷰를 가진 그는 “우리 팀이 자랑스럽다”며 승리 소감을 전했다. “지난 두 경기는 이겼어야 하는 경기였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이번 시즌 대한항공 상대로 처음 이겼는데 그것도 최고의 모습으로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이겨 기분이 좋다”며 소감을 전했다.
폴란드, 이탈리아, 일본 등 다양한 프로 리그를 접한 그는 현재 낯선 V-리그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206센티미터의 큰 키를 이용한 타점 높은 공격을 보여주며 득점과 시간차공격 부문 1위를 기록중이다. 시즌 공격 성공률 49.9%, 공격 효율은 38.77% 기록하고 있다.
V-리그를 처음 접한 그는 “다른 부분이 존재한다. 가장 많이 다른 점은 많이 때려야 한다는 것”이라며 새로운 리그에서 느끼는 차이점에 대해 말했다.
이른바 ‘몰빵배구’라 부르는, 외인 공격수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추세를 그도 느끼고 있는 것. 그러면서도 “한국도 이제 외인에게 의존하지 않고 바뀌는 추세라고 보고 있다. 선수도 변해야 한다”며 변화에 대해 말했다.
그는 현재 득점 1위를 달리고 있음에도 “득점왕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득점왕 타이틀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선수 한 명이 득점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한 팀에서 그 선수가 공격을 많이 하고 있다는 증거다. 균형 있게 해야 강팀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지금 우리 팀이 다른 선수도 많이 활용하려고 하는 것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는 것이 그가 설명하는 이유다.
그는 자신보다 팀을 먼저 걱정했다. “지금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시즌 우리는 강한 팀을 만나면 잘하고 우리와 비슷하거나 약한 팀을 만나면 결과가 안 나오는데 계속 오늘 같은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꾸준한 경기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개인 기록이 아닌, 팀 성적을 먼저 생각하는 모습이다. 외국인 선수에게서 이런 모습을 보기란 쉽지 않다.
권영민 감독은 그를 “나무랄 데가 없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인성이나 훈련 태도도 괜찮고 코트 위에서는 성격도 있다. 괜찮은 외인 선수를 만나서 감독으로서 너무 좋다. 팀 걱정도 많이 하고 어린 선수들에게도 도움을 많이 주고 있다. 오래 데리고 있고 싶은 선수”라며 평가를 이었다.
베논은 “감독님이 그렇게 평가해주니 기분이 좋다. 나도 여기가 집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며 이에 호응했다.
“목표는 팀의 성장”이라며 말을 이은 그는 “이 팀을 소개받았을 때 팀이 점점 좋아지고 있고, 투자도 많이 하고 선수단 문화도 바뀌고 있고 올라가는 추세라고 들었다. 그 판에 내가 있다는 것이 기분 좋다. 선수들에게 코트 안팎에서 영향을 주고 싶다. 그리고 삶은 다양하고 좋은 것이 많기에 그런 면에서 영향을 미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득점왕’보다 더 큰 포부도 드러냈다.
[수원= 김재호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