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스스로를 ‘뉴진스의 엄마’라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멤버들과의 각별한 유대를 강조해온 그가 100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 국면에서 뉴진스 멤버 가족을 직접 거론하며 정면 충돌에 나섰다. 보호자를 자처하던 인물의 돌변에 팬들은 어리둥절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민 전 대표 측은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서 ‘뉴진스 탬퍼링 의혹의 진실’을 밝히겠다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다만 민 전 대표는 불참했다. 소송대리인인 김선웅 변호사가 대신 입장을 전했다. 김 변호사는 “뉴진스 멤버 가족들과 관련된 최근 상황으로 상당한 충격을 받아 참석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의 핵심은 책임의 방향이었다. 민 전 대표 측은 자신에게 제기된 탬퍼링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해당 사안의 주체로 뉴진스 멤버 한 명의 가족과 특정 기업인을 직접 지목했다. 민 전 대표 측은 “‘뉴진스 탬퍼링’은 민 전 대표의 행위가 아니라 멤버 가족과 외부 인사가 결탁해 뉴진스를 ‘테마주’로 활용하려 한 시세조종 시도였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뉴진스라는 이름을 이용한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민 전 대표는 오히려 이용당한 피해자”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입증한다며 녹취록과 메시지 일부도 공개했다.
하지만 기자회견 직후 여론은 급속히 식었다. 민 전 대표는 그동안 “뉴진스와 나는 상상 그 이상의 관계”, “자식 키우는 기분이었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법적 책임을 둘러싼 국면에서 멤버 가족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았다는 점에서 실망과 배신감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특히 지난해 하이브와의 갈등 당시 멤버 부모들이 자신을 걱정해 항의했다는 일화까지 공개하며 ‘뉴진스 엄마’ 이미지를 스스로 강조해왔던 만큼 이번 발언은 상징성을 정면으로 뒤흔들었다는 평가다.
한편 뉴진스 멤버들은 2024년 11월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으나 법원은 약 1년간의 다툼 끝에 계약 유효를 인정했다. 이후 멤버들은 순차적으로 복귀 의사를 밝혔고, 분쟁은 사실상 어도어 측 승소 구도로 정리됐다.
다만 어도어는 다니엘에 대해서만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다니엘 가족 1인과 민희진 전 대표를 상대로 총 431억 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다니엘은 “진실은 내게 있다”며 정면 대응을 예고했다.
‘뉴진스의 엄마’를 자처하던 민희진. 그 이름 앞에 붙었던 보호의 상징은 이제 균열과 배신이라는 단어로 대체되고 있다.
박찬형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