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격과 잔류, 안양 유병훈 감독이 걸어온 ‘배움의 태도와 꾸준함’…이정효 감독도 인정 “축구에 진심인 지도자” [김영훈의 슈퍼스타K]

FC안양의 K리그1 승격과 잔류를 이끈 유병훈 감독. 그는 잠시 반짝였던 선수 생활에서 황혼기 시절 배움의 태도를 깨달았다. 그렇게 지도자로서 제2의 삶을 살아갔다. 성실함이 늦었던 만큼 꾸준함을 원동력으로 삼았다. 긴 코치 생활 후 찾아온 기회에서 유병훈 감독은 자신만의 무기로 성과를 만들어갔다.

유병훈 감독은 1995년 당시 국내 프로축구 최고의 팀이었던 부산 대우로얄즈(현 부산아이파크)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대학교 진학 후 프로에 입성했던 시절 그는 일찌감치 재능을 인정받아 프로 무대를 밟았다. 20살부터 출전 기회를 받았고 1997년에는 리그 최종전에서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리며 대우 로얄즈의 3관왕(전관왕)을 일구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촉망받던 수비수였으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연이은 수술로 다수의 시간을 재활과 치료에 전념했다. 2003년 부상을 딛고 20경기에 출전했으나 이듬해 팀을 떠나야만 했다. 이후 2005년 내셔널리그의 고양 KB국민은행에서 새 도전에 나서며 6시즌 동안 활약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사진=프로축구연맹

유병훈 감독은 2011년 선수 은퇴 후 KB국민은행에서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안양, 아산 무궁화, 서울 이랜드, U-19 축구 국가대표팀 코치를 거쳐 2021년 안양으로 돌아와 KB국민은행 시절 사제지간이었던 이우형 안양 단장(당시 감독)과 재회했다. 그리고 2024년, 이우형 단장이 테크니컬 디렉터 자리로 보직을 옮기고 안양의 지휘봉을 이어받았다.

오랜 코치 생활 경험은 유병훈 감독에게 큰 자산이 됐다. 초보 감독이었던 1년 차부터 안양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탄탄한 조직력을 통해 안양의 창단 첫 K리그2 우승과 함께 승격을 일궜다. 지난 시즌에는 K리그1에서 저력을 보여주며 더욱 단단한 팀을 만들었다. 3백과 4백을 오가는 상황 대처 능력이 힘을 발휘하며 8위 성적으로 잔류에 성공했다.

이제 유병훈 감독은 3년 차를 맞이한다. 우승과 승격, 잔류라는 성과를 써 내려가며 지도력을 입증했다. 안양이 염원했던 성과를 매해 만들었기에 부담감도 적지 않다. 새 시즌에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자 한다.

사진=프로축구연맹
사진=프로축구연맹

■ 늦게 깨달은 배움의 태도.

유병훈 감독은 베테랑 선수가 돼서야 배움의 태도를 정립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준 인물은 대우로얄즈 시절 김남표 코치와 KB국민은행 시절 스승이자 이제는 안양에서 최고의 조력자가 된 이우형 단장이다.

유병훈 감독은 “대우로얄즈에 김남표 코치님이 계셨다. 신인 선수 시절부터 코치였던 분이다. 감독이 되는 과정에서 코치님의 언행이 큰 도움이 됐다. 선수 때 축구를 그만둘까 생각한 적이 있다. 그때 코치님의 습관이 떠올랐다. 항상 오전 5시에 일어나서 조깅 후 식당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선수들과도 잘 지내면서 좋은 말을 해주던 지도자였다. 2004년부터 책을 읽기 시작했고 내 생각을 독후감으로 써오기 시작했다. 독후감을 쓰고 다시 읽어보면서 생각을 되짚는 시간들을 가졌다. 감독이 된 지금도 어려움이 있을 때 독후감을 들여다본다. 정답은 아니더라도 마음가짐을 다시 잡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지금까지 4권의 독후감을 썼는데 나만의 평생 자산이 됐다. 지도자의 길을 선택하면서 코치님이 정말 많이 생각났다. 감사한 분이다. 지도자의 습관, 태도를 배울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가장 큰 스승은 이우형 단장이다. 유병훈 감독과 2005년부터 연을 쌓기 시작해 두 번의 안양 시절까지 18년이란 시간을 동행하고 있다.

이우형 FC안양 단장. 사진=프로축구연맹
이우형 FC안양 단장. 사진=프로축구연맹

이우형 단장에 대해 유병훈 감독은 “선수를 대하는 태도와 전술·전략을 연구하는 자세를 옆에서 크게 배웠다. KB국민은행에서 당시 단장님은 브라질 대표팀이 사용하는 4-2-2-2 포메이션을 실험했다. 2011년 해당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그때는 지금처럼 분석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시기가 아니다. 단장님은 직접 브라질로 넘어가서 전술 분석에 매진했다. 각 포지션에 어떤 유형의 선수가 필요하고, 어떻게 움직이는지 등을 수기로 작성했다. 하루는 단장님 방에서 10권이 넘는 축구 일지를 봤다. 30대 후반부터 감독을 시작한 분이다. 많은 준비를 해온 지도자였다. 나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잘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라고 감사함을 전했다.

두 명의 스승 외에도 유병훈 감독은 코치 시절 이영민 현 부천 FC 1995 감독, 김종필 현 세종 SA 감독, 박동혁 현 전남 드래곤즈 감독, 김현수 전 개성고 감독, 김정수 전 제주 SK 감독과도 함께했다. 수많은 감독을 거치면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찾는 노력도 이어왔다.

유병훈 감독은 “모든 감독님에게 많이 배웠다. 나만의 무기를 갖고 있는 감독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 세부적인 부분을 바라보면서 미리 분석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 해외 축구 트렌드를 쫓는 것도 좋지만, 내 팀에 맞는 트렌드를 잘 선택하는 것도 지도자의 역량이라 생각한다. 팀이 모래알처럼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는 모든 선수가 팀의 전술과 철학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어느 팀을 따라 하기보다는 우리만의 색깔과 정체성을 보여줘야 한다. 지금 안양은 그런 모습을 찾아가는 단계다. 다행히 좋은 결과도 따라오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유병훈 감독의 독후감. 사진=김영훈 기자
유병훈 감독의 독후감. 사진=김영훈 기자

■ 꾸준함을 무기로.

유병훈 감독은 독후감 한편에 ‘목표를 세우고, 이런 마음가짐을 갖도록 조언해 주시고, 좋은 습관을 갖게 해주신 김남표 선생님과 이런 마음가짐을 실천할 수 있게 시간을 주시고 배려해 주신 이우형 선생님. 이 두 분의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라는 글을 적어 놓았다. 그는 두 스승의 가르침 속에 꾸준함을 더했다고 했다.

현재 K리그 최고의 전술가로 평가받고 있는 이정효 수원삼성 감독도 유병훈 감독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 바 있다. 대우 로얄즈-부산 아이콘스에서 한솥밥을 먹은 두 사람은 지난해까지 적장으로 마주했다. 광주 FC를 이끌었던 이정효 감독은 지난해 10월 25일 34라운드(파이널 B 1라운드)에서 경기를 앞두고 유병훈 감독에 대해 “정말 많이 놀라고 있고, 칭찬하고 싶다. 선수 때는 다른 분야에 더 신경을 썼던 거 같은데, 지도자가 된 뒤 축구에 얼마나 진심인지 알게 됐다. 열의도 크고 공부도 많이 하고 있다. 선배로서 후배가 걸어온 길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느끼고 있다”라고 칭찬했다.

유병훈 감독의 2026시즌 목표. 사진=김영훈 기자
유병훈 감독의 2026시즌 목표. 사진=김영훈 기자

유병훈 감독은 강점인 ‘꾸준함’으로 새 시즌에도 안양을 이끌 계획이다. 팀 목표는 ‘6강 진입’, 개인 목표는 ‘결과보다 시도를 먼저 꺼내는 감독’이라 정했다. 팀, 개인 모두 지난 시즌보다 한 단계 더 도약하겠다는 각오다.

유병훈 감독은 “승격했던 시즌 정말 정신없이 지나갔는데, 1부에서의 첫 시즌은 더 빨리 지나간 거 같다. 힘든 것도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2부와 확실히 달랐다. 더 빡빡한 일정과 세밀하게 더 많은 부분을 준비해야 했다. ‘피곤하다’, ‘힘들다’는 말이 잘 안 나오더라. 새 시즌은 더욱 잘 준비하고자 한다. 팀의 목표는 ‘6강 진입’이다. 승격, 잔류를 이어왔다. 안양은 매년 성장했다. 올해도 계속해서 성장하는 팀이 되고 싶다. 감독 개인으로서는 ‘결과보다는 시도를 먼저 꺼내는 감독’이 되고 싶다. 지난 시즌 우리는 파이널 라운드를 앞두고 승점 2점 차이로 파이널 B로 가게 됐다. 이 과정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파악하고 보완하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지난해 우리는 좀비 같은 모습을 강조했다. 올해도 좀비지만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버티는 좀비가 아닌 공격하고 돌파구를 찾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분석관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계속해서 연구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세분화해서 준비해 갈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안양=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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