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강 레알 마드리드를 울린 골키퍼의 헤더 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역대 7번째 골키퍼의 골이었다.
29일(한국시간) 2025-26 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최종전(8차전) 18경기가 열렸다. 36팀이 참가하는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는 1~8위가 16강으로 직행, 9~24위가 16강 플레이오프, 25~36위가 탈락의 고배를 마신다.
치열한 순위 경쟁이 펼쳐지는 리그 페이즈 최종전에서 최후의 미소를 지은 팀은 벤피카였다. 벤피카는 홈구장 에스타디우 다 루스에서 챔피언스리그 최다 우승팀 레알 마드리드를 4-2로 꺾고 24위로 16강 플레이오프 막차 탑승에 성공했다.
벤피카의 16강 플레이오프행을 이끈 인물은 우크라이나 출신 2001년생 골키퍼 아나톨리 트루빈이었다.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3-2 리드를 잡은 벤피카는 1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서 승점 3과 함께 다득점이 필요했다.
경기 막판 주제 무리뉴 벤피카 감독은 1골 차 리드 속 과감한 선택을 내렸다. 종료 직전 얻은 프리킥 상황에서 트루빈 골키퍼에게 공격 가담을 지시했다. 키커로 나선 프레드릭 아우르스네스가 올린 크로스는 정확히 상대 페널티 박스로 향했고, 트루빈이 헤더로 돌려놓으며 골망을 흔들었다.
벤피카는 트루빈의 헤더 골로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승점 3을 더해 3승 5패(승점 9)가 됐다. 보되/글림트(노르웨이), 올랭피크 마르세유(프랑스), 파포스(키프로스), 위니옹 생질루아스(벨기에)가 승점 9로 동률이었으나 벤피카는 득실차(-2)에서 마르세유, 파포스(이상 -3), 생질루아스(-9)를 제치고 24위에 안착했다.
축구 통계 매체 ‘옵타’는 트루빈의 활약을 두고 “벤피카의 골키퍼(트루빈)가 역사를 만들었다”라며 “그 누구도 트루빈이 크로스를 받아낼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는 가장 높이 뛰어올라 티보 쿠르투아(레알 마드리드) 골키퍼의 선방을 뚫는 강력한 헤더를 선보였다. 그는 40경기 만에 챔피언스리그 데뷔골을 터뜨렸다”라고 전했다.
트루빈의 골은 챔피언스리그에서 골키퍼가 기록한 7호 골이다. 독일 출신 한스외르크 부트가 챔피언스리그 골키퍼 1, 2, 3호 골의 주인공이다. 페널티킥 키커로 활약했던 골키퍼로 유명하다. 그는 함부르크 소속으로 2000년 9월 13일, 바이어 레버쿠젠 소속으로 2002년 3월 12일, 바이에른 뮌헨 소속으로 2009년 12월 8일 골망을 흔들었다. 공교롭게도 세 경기 모두 상대는 유벤투스(이탈리아)였다.
부트의 뒤를 이어 튀르키예 출신 시난 볼라트가 스탕다르 리에주 소속으로 2009년 12월 9일 AZ 알크마르를 상대로 프리킥 헤더 골로 4호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5호 골은 나이지리아 출신 빈센트 에니에마가 하포엘 텔 아비브 소속으로 2010년 9월 29일 올랭피크 리옹에 페널티킥 골, 6호 골은 이탈리아 출신 이반 프로베델이 라치오 소속으로 2023년 9월 19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상대로 넣은 코너킥 헤더 골이다.
[김영훈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