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할 말을 (이)정현이가 하고 있더라(웃음).”
고양 소노는 4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부산 KCC와의 2025-26 LG전자 프로농구 5라운드 홈 경기에서 대혈전 끝 95-89로 승리했다.
소노 입장에서 KCC전은 대단히 중요한 경기였다. 창단 첫 봄 농구 희망을 이어가는 그들에게 있어 사실상 2승짜리 게임이었다.
최근 KCC의 화력은 대단했다. 무려 51점을 기록, KBL 새 역사를 쓴 허웅은 물론 허훈까지 살아나면서 그 누구도 막기 힘든 파워를 자랑했다. 소노는 그런 그들을 상대로 화력전을 통해 승리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에이스 이정현이 있었다.
이정현은 34분 17초 출전, 30점 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허웅(25점 2리바운드)과의 자존심 대결에서 판정승했다.
물론 소노는 KCC를 상대로 쉽게 승리하지 못했다.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패배에 더 가까워졌다. 3쿼터부터 시작된 KCC의 압박 수비에 크게 흔들렸다. 특히 케빈 켐바오를 시작으로 이정현, 이재도가 7개의 실책을 범하며 자멸하는 듯했다.
올 시즌 소노의 최대 약점은 한 번 꺾인 상황에서 다시 일어서지 못했다는 것. 이 부분이 그들을 하위권으로 내려오게 했다. KCC전도 비슷한 흐름이었다. 무려 0-17 스코어 런을 허용하면서 무너지는 듯했다. 이때 폭발한 이정현의 사자후는 소노를 다시 일으켰다.
3쿼터 비디오 판독이 진행된 그때, 손창환 감독은 자멸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전하고자 다가섰다. 그 순간, 이정현의 사자후가 폭발했다.
“이대로 포기할 거야!”
손창환 감독은 깜짝 놀랐다. 자신이 하려고 했던 말을 이정현이 선수들에게 먼저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때를 돌아본 손창환 감독은 “내가 해야 할 말을 정현이가 하고 있더라(웃음). 솔직히 말하면 그 순간, 정현이가 참 예뻤다. 감독의 마음을 선수, 그것도 에이스가 먼저 알고 있었다는 것에 또 예뻤다”고 이야기했다.
이정현의 사자후는 소노 선수들의 전투 의지를 살렸다. 그리고 경기 흐름은 달라졌다. 3쿼터 종료 1분 11초 전, 70-79로 밀린 소노는 이정현의 앤드원을 시작으로 강지훈, 네이선 나이트의 연속 득점이 폭발했다. 결국 77-79, 턱밑까지 추격한 채 4쿼터를 맞이할 수 있었다.
4쿼터에는 흔들렸던 켐바오가 살아났고 그동안 주춤했던 이재도의 결정적인 3점슛이 림을 갈랐다. 소노는 그렇게 승리했고 KCC, KT와의 격차를 3게임차로 줄일 수 있었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그러나 팀을 위대하게 만드는 선수는 존재한다. 소노는 아직 갈 길이 먼 팀. 그럼에도 진정한 리더로 올라선 이정현과 같은 선수가 있기에 미래가 밝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