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수(33·FC 서울)는 주장답게 흔들리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동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면서 원정에서 ‘역전 드라마’를 다짐했다.
서울은 3월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16강 1차전 비셀 고베(일본)와의 맞대결에서 0-1로 졌다.
서울은 전반 23분 코너킥에서 마테우스 툴레르에게 결승골을 허용했다. 서울은 전반 25분 송민규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때리고, 후반 21분엔 교체 투입된 레오나르도 후이즈가 페널티킥을 실축하는 등 득점 운이 따르지 않았다.
서울은 11일 일본 효고현 고베의 노에비어 스타디움 고베에서 ACLE 16강 2차전을 치른다.
서울이 8강에 진출하려면 정규 시간(90분) 내 2골 차 이상으로 이겨야 한다. 서울이 고베 원정에서 정규 시간을 1골 차 우위로 마치면, 연장전, 승부차기 순으로 승자를 가리게 된다.
김진수가 ACLE 16강 1차전을 마친 뒤 취재진과 나눈 이야기다.
Q. 홈에서 고베에 0-1로 패했다.
경기 보셔서 아시겠지만,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정말 열심히 해줬다.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충분히 이길 수 있었다. 경기력도 좋았는데 득점하지 못한 게 아쉽다. 후이즈가 페널티킥을 실축하긴 했지만, 우린 가족이다. 후이즈에게 “실수한 거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 원정 가서 이기면 된다. 크게 개의치 않는다.
Q. 전반전 상대 전방 압박에 고전한 듯했는데.
전반전에도 우리가 준비한 대로 풀어갔다. 우리가 평소와 다른 전술을 준비해서 나왔다. 우린 그걸 시도했다. 우리가 잘 풀어 나오면서 기회도 만들었기에 나는 괜찮았다고 본다.
Q. 0-1로 뒤진 상태에서 원정에 나서야 한다.
경험을 많이 해봤다. 1차전에서 1-0으로 이기고 2차전을 맞이한다는 게 압박으로 다가올 수 있다. 1-0은 상당히 위험한 스코어다. 다른 경기이긴 하지만,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와의 홈 경기에서 2-0으로 앞서다가 2-2로 따라잡혔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선 고베가 좀 더 조급할 거라고 본다. 2차전에서 중요한 건 실점하지 않는 거다. 오늘처럼 자신 있게 우리 것을 해낸다면, 좋은 결과가 따를 것이라고 본다.
Q. 오늘 경기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올해 첫 경기였다.
김기동 감독께서 인터뷰하셨던 거로 안다. 어제(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최종 훈련을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좋았을 것 같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 않았나 싶다.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를 한 번쯤 밟아봤으면 좋았겠지만, 축구하는 데 크게 나쁘진 않았던 것 같다.
Q. 고베와 올해만 두 번 붙어봤다. 보완점이 있을까.
득점이다. 마무리에서 보완이 필요하다. 모든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하는 게 가장 좋겠지만, 그건 쉬운 일이 아니다. 오늘도 보셨겠지만, 세트피스 실점 장면 외엔 큰 위기가 없었다. 한 번 정도 기회를 내준 게 다였다. 원정에선 우리가 득점을 어떻게 해내느냐도 중요하다.
Q. 김기동 감독이 오늘과 같은 경기 템포였다면, K리그1에선 후반부로 갈수록 상대 간격이 벌어지는 등의 약점이 보였을 거라고 했다. J1리그 팀들은 확실히 경기 템포나 간격 조절 등이 좋다고 평가했는데.
내가 J1리그나 일본 선수들을 완벽하게 판단할 순 없을 거다. 다만, 히로시마전이나 고베전을 돌아봤을 때 일본 팀들의 공·수 밸런스가 인상적이었다. 롱 볼이 왔을 때도 선수들의 반응 속도가 굉장히 빨랐다. 상대지만 여러 부분에서 배울 점이 있는 것 같다. 나부터 배워야 할 건 배우면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이도록 준비하겠다.
Q. 서울 포백 중 김진수, 최준 양쪽 풀백을 빼고, 중앙 수비 조합이 매 경기 바뀌고 있다. 어려움은 없나.
최적의 조합을 찾기 위한 과정이다. 경쟁은 개인과 팀을 더 강하게 만들기도 한다. 서울 유니폼을 입은 선수라면, 누가 경기에 나서던 자기 역할을 해줘야 한다. 그게 서울 선수의 자격이다. 김기동 감독께서 고민이 많으실 것 같다. 좋은 컨디션과 흐름을 가진 선수가 경기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Q. ACLE다 보니 외국인 선수가 5명이나 선발 명단에 포함됐다.
야잔은 작년에도 쭉 함께 해온 선수다. 후이즈, 로스, 바베츠 등은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합류했다. 다들 능력이 출중하다. 우린 ACLE 리그 스테이지로 한 해를 빨리 시작했다. K리그1 개막전도 치렀다. 경기를 치를수록 조직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새로 합류한 외국인 선수들이 우리가 어떤 축구를 하고, 수비는 어떻게 하며, 공격할 땐 어떤 포지션을 잡아야 하는지 이해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 간의 믿음이 커지는 것 같다.
[상암=이근승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