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화나고 아쉽다.”
맹활약에도 고개를 숙여야 했던 김도영(KIA 타이거즈)이 미소를 되찾을 수 있을까.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데이브 닐슨 감독의 호주와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조별리그) C조 최종전을 치른다.
현재 대표팀의 분위기는 다소 좋지 않다. 지난 5일 체코를 11-4로 대파했으나, 7일 일본에 6-8로 분패한 데 이어 전날(8일) 대만에게도 연장 접전 끝 4-5로 무릎을 꿇었기 때문이다. 이로써 2패(1승)째를 떠안은 한국은 2013, 2017, 2023년 대회에 이어 4연속 1라운드 탈락 위기에 몰렸다. 한국은 이번 호주전 승전고로 기적의 2라운드(8강) 진출을 겨냥한다.
김도영의 활약 여부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이 쏠린다. 대만전에서 워낙 큰 존재감을 드러낸 까닭이다.
해당 경기에서 1번타자 겸 3루수로 출격해 1회말 2루수 플라이, 4회말 우익수 플라이를 기록한 김도영은 한국이 1-2로 뒤지던 6회말 매섭게 배트를 돌렸다. 1사 1루에서 상대 좌완투수 린웨이언의 초구를 통타해 비거리 120m의 좌월 2점 아치를 그렸다.
기세가 오른 김도영은 한국이 3-4로 끌려가던 8회말에도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2사 1루에서 대만 우완투수 쑨이레이의 4구를 받아쳐 중견수 키를 넘기는 1타점 적시 2루타를 작렬시켰다. 이후 연장 10회말 2사 1루에서 찾아온 마지막 타석에서는 우익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나며 이날 김도영의 성적은 5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이 됐다.
하지만 한국의 패배로 웃을 수 없던 김도영이다. 경기 후 그는 “너무 화나고 아쉽다”며 “마지막 타석을 조금 더 디테일하게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어 홈런 상황에 대해서는 “전 타석 패스트볼에 타이밍이 안 맞았다. 이번 대회 전체적으로도 패스트볼 타이밍이 안 맞았다”며 “높은 공에 손이 나가기도 해서 낮은 공을 더 신경 써서 보려했다. 과감하게 초구부터 나간 것이 좋은 결과가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2년 1차 지명으로 KIA의 부름을 받은 김도영은 통산 358경기에서 타율 0.311(1218타수 379안타) 55홈런 202타점 81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915를 올린 우투우타 내야 자원이다. 2024시즌에는 141경기에 나서 타율 0.347(544타수 189안타) 38홈런 40도루 109타점 143득점 OPS 1.067을 기록, KIA의 V12를 이끌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에는 좋지 못했다. 무려 세 차례나 햄스트링 부상에 발목이 잡히며 30경기에만 모습을 드러냈다.
절치부심한 김도영은 겨울 동안 구슬땀을 흘렸다. 이번 대회 들어서는 체코전과 일본전에서 각각 3타수 무안타, 5타수 1안타로 다소 주춤했으나, 대만전 맹활약으로 자신의 진가를 드러냈다. 특히 이날에는 앞서 지명타자로 나섰던 2경기와는 달리 3루수로 나서 안정적인 수비까지 선보였다.
그는 “오늘 지명타자가 아니어서 홈런 이후에도 수비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 혼잣말을 계속했다”며 “앞으로도 수비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이 8강에 나서기 위해서는 호주전에서 ‘5점 차 이상, 2실점 이하’ 승전보를 적어내야 한다. 호주가 이번 대회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기에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김도영은 포기하지 않을 태세다. 그는 “(대만전 패배는) 이미 지나간 일이기 때문에 다음 경기에 집중하겠다”며 “타자가 점수를 뽑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내일(9일) 더 힘을 내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과연 호주전에서는 김도영의 미소를 볼 수 있을까.
[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