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하라고.”
대한항공 세터 한선수가 정규리그 MVP를 거머쥐며 후배들을 향한 뼈 있는 조언을 남겼다.
한선수는 13일 서울 광진구의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진에어 2025-26 V-리그 시상식에서 남자부 정규리그 MVP의 주인공이 됐다. 2022-23시즌 이후 개인 통산 2번째 수상이다. 당시 대한항공의 트레블(KOVO컵+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을 이끌었고, 이번 시즌에도 트레블을 차지하며 MVP 영예를 안았다.
이번 정규리그 MVP는 집안싸움이었다. 한선수는 함께 후보에 오른 팀 동료 정지석(아웃사이드 히터)을 제치고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를 두고 “만약에 (정)지석이가 부상 없이 정규리그를 다 뛰었다면, 내가 못 받았을 것이다. 다만, 지석이가 챔피언결정전 MVP를 받았기 때문에, 정규리그 MVP는 개인적으로 욕심이 났다”라며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끝에는 우승하고 상도 받아서 행복한 시즌이 됐다”라고 전했다.
한선수는 2007년부터 줄곧 대한항공에서만 뛴 원클럽맨이다. 대한항공의 챔피언결정전 우승 6회, 정규리그 우승 8회, KOVO컵 우승 6회를 모두 경험한 인물이다. 꾸준한 활약을 이어간 한선수는 40세인 지금도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한선수는 “이제는 한 경기 한 경기를 위해 몸을 만들고 운동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다른 선수보다 (기량이) 떨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젊은 선수들과 함께하고 있으나 과거보다 더 희열을 느끼면서 배구를 하고 있다. 첫 MVP(2022-23시즌)를 차지했던 때보다 더 값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롱런’ 비결에 “오랜 시간 함께한 선수들이 이제 경험과 경력이 쌓인 베테랑이 됐다. 젊었을 때 몸은 좋았으나 경험이 부족했다. 우승하면서 경험이 쌓였다. 챔피언결정전은 결과를 떠나 선수에게 큰 자산이 된다. 챔피언결정전에 가지 못하고 은퇴하는 선수도 있다. 그렇기에 모든 경기가 성장으로 이어진다. 젊은 선수들이 실패와 좌절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안된다고 멈추지 말고 끝까지 하다 보면 자신의 것을 얻는 날이 올 것이다. 팀 동생들에도 말한다. 멈추지 말고 직진하라고. 그냥 하면 된다”라고 강조했다.
한선수는 불혹의 나이에도 프로 커리어를 계속 이어간다. 아직 대한항공과 계약이 1년 남았다. 그는 “향후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다. 나는 나이가 많은 선수다. 우선, 팀과 내년까지 계약되어 있다. 지금은 한 해 한 해 올인할 뿐이다. 먼 미래보다는 그저 내년을 바라보면서 달리는 스타일이다. 지금은 다음 시즌을 바라보겠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한선수는 태극마크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말했다. 그는 “(대표팀에 대해) 변함없이 이야기할 수 있다. 대표팀이 날 필요하다면 가겠다. 다만 지금은 대표팀에 젊고 좋은 세터가 많다. 제가 도움이 되고, 만약 발탁된다면 상황에 맞게 최선을 다하겠다. 대표팀은 항상 자긍심을 갖고 임해야 한다. 어린 시절부터 욕심이 있던 자리기도 하다. 국가대표란 뽑히고 싶은 자리가 돼야 한다. 저 역시 대표팀에서 큰 성장을 이룬 선수”라고 답했다.
[광진구(서울)=김영훈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