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으로 ‘두 번째 월드컵’ [김영훈의 슈퍼스타K]

“우리가 이변을 일으킬 좋은 기회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사령탑으로서 생애 두 번째 월드컵에 나선다. 뼈아팠던 첫 번째 기억을 극복하고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까.

홍 감독은 명실상부 한국축구 레전드다. 선수 시절 A매치 136경기(역대 최다 출전 공동 3위)에 출전했고, 4번의 월드컵(1990 이탈리아, 1994 미국, 1998 프랑스, 2002 한·일)을 뛰었다. 2002 월드컵에서는 주장 완장을 차고 한국의 월드컵 최고 성적(4강)을 이끌었다. 당시 스페인과 8강에서 승부차기 마지막 키커로 나서 골문 우측 상단에 슈팅을 정확히 꽂은 뒤 밝은 미소로 승리를 만끽한 모습은 지금도 회자되기도 한다.

홍명보 감독. 사진=AFPBBNews=News1

홍 감독은 2004년 선수 은퇴 후 곧바로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A대표팀 수석코치를 시작으로 U-20, U-23 대표팀을 거쳤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는 남자축구 동메달이란 업적도 세웠다.

탄탄대로를 걷는 듯했지만, 홍 감독은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큰 실패를 겪고 말았다. 조별리그 1무 2패(승점 1)로 마감. 기대 이하의 성적과 함께 1998 프랑스 월드컵 이후 현재까지 대표팀의 유일한 무승(無勝) 월드컵 흑역사가 됐다.

이후 홍 감독은 항저우 뤼청(중국)에서 첫 프로축구 무대에 도전했으나 팀의 강등을 막지 못해 1년 만에 떠나야 했다. 이어 곧바로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행정 총괄 책임자)직을 맡아 3년 동안 행정가로 활동했다.

홍명보 감독. 사진=AFPBBNews=News1

홍 감독은 2022년 울산현대(현 울산HD)의 지휘봉을 잡으며 재기에 성공했다. 17년 만에 울산의 세 번째 K리그1 우승을 이끌었다. 그 다음해 2연패까지 성공하며 K리그의 새로운 왕조를 세워갔다.

그리고 2024년, 홍 감독은 시즌 도중 대표팀 사령탑으로 10년 만에 복귀했다. 당시 홍 감독은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표팀 감독 경질 후 후임 감독 유력 후보로 거론됐으나 거듭 거절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의 설득과 고심 끝에 대표팀 사령탑 복귀를 결정했다. 선임 과정 속 이어진 논란이 들끓었으나 홍 감독은 그해 9월 정식 출항을 알렸다. 이후 월드컵 11회 연속 본선 진출 쾌거를 일구며 감독으로서 또 한 번의 월드컵 기회를 잡게 됐다.

사진=김영구 기자

홍 감독은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 웨스트빌딩 온마당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에 나설 26인 최종 명단을 발표했다. 감독으로서도 성장했다고 자신한 홍 감독은 “이제 본격적인 월드컵 준비다. 저는 감독으로서 마지막까지 팀을 지키겠다. 우리 선수들이 더 좋은 기운을 받고 대회를 치렀으면 좋겠다. 많은 팬의 큰 성원이 필요하다”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번 월드컵은 역대 대회와 비교해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있다. 참가국도 늘어났고 이동거리, 기후, 시차를 비롯해 대회 운영 방식도 달라졌다. 변수가 많을 것”이라며 “한국은 항상 월드컵에서 도전자로 싸웠다. 다만 이렇게 변수가 많은 만큼, 우리가 이변을 일으킬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 마지막까지 선수들과 잘 준비하겠다”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두 번째 대표팀 사령탑 자리에 오르며 홍 감독은 첫 대표팀 감독에 올랐을 때를 언급한 바 있다. 그는 “2014 월드컵 이후 축구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시기를 걸었다. 솔직히 대표팀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라고.

그럼에도 그는 “제 축구 인생에서 마지막 도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 번의 실패 경험과 과정을 생각하면 끔찍하지만, 반대로 다시 도전하고 싶다는 강한 승부욕이 생겼다. 저는 저를 버리기로 했다. 한국축구밖에 없다”라며 부임 이유를 밝혔다.

레전드라 불리는 홍 감독은 월드컵 최고 성적의 주역이자, 월드컵 최악의 성적을 쓴 감독이기도 하다. 팬들의 차가운 반응과 따가운 시선을 견디고, 12년 만에 자신이 써내린 오명을 씻어낼 기회를 잡았다. 남미의 뼈아픈 기억을 북중미의 환호로 뒤바꿀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광화문(서울)=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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