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新좀비의 세계로…‘군체’ 연상호 감독의 진화한 세계관(종합)[MK★현장]

‘좀비 마스터’ 연상호 감독이 영화 ‘군체’로 새로운 좀비와 새로운 종(種)의 탄생으로 K-좀비의 새로운 장르를 연다.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군체’(감독 연상호) 언론시사회가 열린 가운데 연상호 감독과 배우 전지현, 구교환, 지창욱, 신현빈, 김신록이 참석했다.

‘군체’는 정체불명의 감염사태로 봉쇄된 건물 안, 고립된 생존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진화하는 감염자들에 맞서는 영화로 영화 ‘부산행’부터 ‘얼굴’ 시리즈 ‘지옥’ 등을 통해 독창적인 이야기를 선보여온 크리에이터이자 감독으로서 영화 팬들의 탄탄한 지지를 얻고 있는 연상호 감독의 신작이다.

사진=김영구 기자
사진=김영구 기자

좀비를 통해 시대의 불안과 결핍을 들여다보는 장르를 한국화했던 연상호 감독은 ‘군체’를 통해서는 좀비 그 자체의 새로운 개념에 집중했다. 그 출발지점은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였다.

연상호 감독은 “항상 휴머니즘에 관심이 있었다.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오랫동안 작업하면서 생각해왔던 거다. 그렇게 처음 시작은 AI(인공지능)이었다. AI가 구동되는 원리 같은 게 재밌어서 그걸 파다보니, AI라는 게 아주 보편적인 사고의 총합 같은 느낌이더라. 보편적인 사고의 총합이 너무 강해지다 보니 인간의 개별성이 무력해진다는 생각을 했따. 그러면서 가장 인간다움이라고 하는 건 개별성이 아닌가 싶었고, 인공지능의 세상, 집단지성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세상에서 소수의견을 낼 줄 아는 권세정이라는 인물을 내세워서 이야기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제79회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군체’는 뤼미에르 대극장의 2300여 석을 가득 메운 전 세계 관객과 영화인들은 상영 중 쏟아진 환호, 상영 후 이어진 7분의 기립박수와 호평을 받았다. 연상호 감독은 “칸영화제에 가면 길거리에 사람들이 엄청 많다. 칸에서 저희 영화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는데, 오늘 IMAX관에서 영화를 함께 봤는데 오늘 보는 게 더 좋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사실 (칸영화제에서) ‘군체’를 재밌는 좀비영화로 봐주시는 게 1번이었는데 현재 사회의 AI에 관한 이야기들이 잘 전달될까에 대한 걱정과 고민이 있었다. 다행히 외신 기자들이 그런 메시지를 잘 읽어주셔서 인상 깊었다. 어떤 경우에는 영화가 나라의 특색, 자국민이 느끼는 게 있을 법도 한데 ‘얼굴’ 같은 게 그런 영화라고 생각하는데, ‘군체’는 아주 보편적인 주제와 서스펜스를 다룬다는 점에서 제가 의도한 걸 그대로 질문해주시더라. 그래서 신기하고 기뻤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전지현을 비롯해 구교환, 지창욱, 신현빈, 김신록은 ‘군체’가 첫 번째 칸영화제 공식 초청의 경험이라 더욱 특별했다. 전지현은 “이번에 칸영화제 일정 후 돌아왔는데 저희 영화를 소개하고 온 자리였는데, 에너지를 거기에서 오히려 받고 온 기분이랄까. 감사한 자리였는데, 오히려 배우로서 ‘군체’를 소개하는데 있어서 큰 용기와 힘을 얻은 자리였다”고 말했다. 구교환은 ”프리미어 상영이 긑나고 새벽 3시쯤 걸어서 숙소로 들어가고 있었는데 한 외국인이 ‘군체’ 서영철이냐고 인사해주셨다. 행복한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군체’에는 11년 만에 스크린 컴백하는 전지현을 비롯해 배우 구교환, 지창욱, 신현빈, 김신록, 고수 등이 출연했다. 이들은 진화하는 감염자들과 맞서 싸우며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 속에서 극을 이끈다. 특히 전지현, 지창욱 등은 좀비들과 싸우며 거친 액션 연기도 선보인다.

극의 중심에서 활약하는 전지현은 “권세정 역할은 교수이기 때문에 갑자기 액션을 잘해도 되나 고민들을 했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절제하면서 했던 기억이 난다. 적절한 수준을 지키면서 했다”라고 밝혔다. 지창욱은 “처음 현장에서 좀비를 만났을 때 경이로웠다. 그분들의 분장, 움직임이나 연기, 이런 것들이 감탄스러웠다. 그분들 앞에서 연기를 하는 게 편할 수가 없었다. 많이 도움 받았던 것 같고 좀비의 눈을 유심히 바라봤던 적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너무 훌륭하셨던 것 같다. 덕분에 좋은 리액션이 나올 수 있지 않았나”라고 좀비와의 작업 소감을 전했다.

극의 빌런으로 활약하는 구교환은 자신의 피조물인 감염자들이 새로운 인류라 믿고 그들을 앞세워 생존자들을 막아서는 인물을 그려내며 통념을 넘어서는 새로운 빌런의 탄생을 알린다. 그는 “서영철을 연기하면서 얼굴 근육을 거칠게 사용하려고 했다. 좀비와 통신이 완만해진다고 싶을 때는 잠깐의 깜박임으로 표현하고, 통제가 안되는 상황에서는 손짓발짓을 다 사용해보이기도 했다. 이런 연기는 연상호 감독님이 먼저 시범을 잘 보여주셔서..”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런 연기에 대해 연상호 감독은 “마그네슘이 부족한 연기”라고 칭했다.

무엇보다 ‘군체’의 주인공이기도 한 좀비는 기존의 좀비물에서 보던 좀비와는 다른 결의 종(種)임을 보여준다. ‘진화하는 좀비’라는 설정 아래에서 탄생한 ‘군체’는 ‘새로운 종(種)’의 탄생을 통해 장르 자체의 진화를 알린다.

연상호 감독은 “애초에 기획할 때는 좀비영화를 만들어야지하고 구상한 건 아니다. 당대 사회에 공포는 무엇일까에 대한 걸 고민했다. 집단적 사고, 거기에서 느껴지는 개별성의 무력감에서 시작했던 것 같다. 이걸 좀비물이 될 수 있겠다 싶었다. 잘못된 방향이든, 옳은 방향이든 좀비들을 생각하게 되고 전에 좀비들과는 다르게 브레이커댄서, 스턴트맨들과 작업을 했는데 그들의 기괴한 움직임이 필요했는데 이번에는 브레이커댄서나 스턴트맨들도 필요했지만 집단적으로 움직인다는 개념으로 필요로 했기 때문에 그전에 했던 분들 외에도 더 아방가르드한 현대 무용팀을 섭외해서 함께 작업했다. 그런 걸 만들어내고 표현하는데 거침 없으시고 시나리오에서 느끼지 못했던 완성되어가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자신했다.

이어 “집단지성을 가진 좀비와 인간과의 대결, 아주 원시적인 상태의 좀비로 시작해서 급격하게 진화하는 좀비의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 반대편 인간쪽 그룹은 집단지성을 사용하려고 하는데 순식간의 퇴화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 과정을 통해 인간이 퇴화해서 결국에 남는 것이 무엇일까. 그게 인간성의 핵심적인 것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두 집단의 그림을 그려냈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군체’는 오는 21일 개봉된다.

[용산(서울)=손진아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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