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라 도플갱어’로 불리는 개그맨 박종욱이 타인의 이름을 빌려 사는 삶에 대한 깊은 고뇌를 털어놓았다.
25일 방송되는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366회에서는 ‘김그라’라는 부캐릭터로 대중에게 각인된 개그맨 박종욱이 출연해, 캐릭터 뒤에 가려진 인간 박종욱으로서의 진지한 고민을 쏟아낸다.
이날 방송에서 서장훈은 과거 장례식장에서 박종욱을 처음 대면했던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서장훈은 “뒤에서 갑자기 ‘어야 장훈아’라고 부르는 익숙한 목소리에 돌아보니 김구라 성대모사를 하는 박종욱이 서 있었다”고 회상했다. 박종욱은 당시 서장훈의 반응에 대해 “너무 좋아하시면서 지갑에 있던 돈을 다 꺼내 주셨는데, 그 금액이 무려 60만 원이었다”고 밝혀 스튜디오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이수근이 “개그계에 박종욱 재벌설이 돌았다”고 운을 떼자, 박종욱은 풍족했던 어린 시절 뒤에 숨겨진 잔혹한 가정사를 담담하게 고백했다. 한때 부모님의 사업 성공으로 넉넉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예기치 못한 가스 폭발 사고와 연이은 사업 실패로 집안 형편은 순식간에 몰락했다.
박종욱은 “차압 딱지가 붙고 야반도주를 하는 과정에서 가난을 뼈저리게 체감했다”라며 “반드시 개그맨으로 성공해 이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벗어나야겠다고 다짐했다”고 절박했던 당시 심경을 토로했다. 이후 30만 원 한 장 들고 무작정 상경했으나, SBS 공채 합격 이후 찾아온 ‘웃찾사’ 폐지라는 현실의 벽 앞에서 그는 다시 한번 좌절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포기 대신 인터넷 방송으로 눈을 돌린 그는 ‘김그라의 블랙박스’라는 독창적인 콘텐츠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현재의 인기를 가져다준 ‘김그라’ 캐릭터는 박종욱에게 양날의 검이었다. 박종욱은 “어딜 가도 다들 김그라라고 부른다. 화장실에서 볼일을 볼 때조차 성대모사를 시킨다”라며 유명세 뒤에 숨겨진 고충을 고백했다. 그는 “대체 언제까지 남의 이름으로 살아야 하는지 고민이 깊다”며 정체성 혼란에 대한 속내를 전했다.
두 보살의 조언은 날카롭고 현실적이었다. 이수근은 “남을 따라 하는 캐릭터에는 분명히 유통기한이 존재한다”며 “이제는 개그맨 박종욱이라는 본연의 모습을 보여줘야 오래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서장훈 역시 “김그라 캐릭터는 버리기엔 너무 아까운 능력”이라면서도 “변화를 갈망한다면 결국 스스로가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날 박종욱은 현재 이수근과 새로운 콘텐츠를 공동 기획 중임을 알리며, 선배 이수근을 향한 깊은 신뢰와 감사를 표했다. 이수근은 “김원훈, 조진세, 엄지윤처럼 맨땅에 헤딩하며 자기만의 캐릭터로 스타가 된 친구들처럼, 아이디어 싸움이 관건”이라며 박종욱의 앞날을 진심으로 응원했다.
박종욱의 눈물겨운 과거사와 캐릭터 고민이 담긴 ‘무엇이든 물어보살’ 366회는 오늘(25일) 밤 8시 KBS Joy를 통해 방송된다.
[진주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