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투수는 올해만 하고 그만하겠습니다.”
진땀 세이브로 LG 트윈스 승리를 지킨 손주영이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LG는 5월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이범호 감독의 KIA 타이거즈를 5-3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3연전 스윕승에 성공한 LG는 33승 20패를 기록, 단독 선두를 굳게 지켰다.
손주영의 존재감이 큰 경기였다. 흔들리기도 했지만, 무너지지 않으며 LG의 승리를 지켜냈다.
LG가 5-2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오른 손주영은 김민규를 3루수 땅볼로 유도, 순조롭게 출발했다. 하지만 이후 나성범에게 중전 안타를 내준 데 이어 김규성에게도 우전 안타를 맞아 1사 1, 3루에 몰렸다. 다행히 박재현을 삼구 삼진으로 물리치며 급한 불을 끄는 듯 했다.
그러나 위기는 계속됐다. 김규성의 2루 도루와 김선빈의 볼넷으로 2사 만루에 봉착했다. 이후 김도영에게 사구를 범하며 결국 밀어내기로 이날 자신의 첫 실점과 마주했다.
천만다행으로 최악은 피했다. 아데를린 로드리게스를 유격수 땅볼로 이끌며 추가 실점 없이 경기를 매조지었다. 최종 성적은 1이닝 2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 1실점. 총 투구 수는 23구였으며, 세이브가 주어졌다.
경기 후 손주영은 “자신은 있었는데 공이 제대로 가지 않았다”며 “힘이 좀 들어갔고, 전날에 이어 연투를 하다 보니까 몸도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2017년 2차 1라운드 전체 2번으로 LG에 지명된 손주영은 통산 90경기(374.2이닝)에서 23승 22패 8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4.13을 작성한 좌완투수다. 특히 최근 활약이 좋았다. 2024시즌 28경기(144.2이닝)에 나서 9승 10패 평균자책점 3.79를 마크했다. 지난해에는 30경기(153이닝)에 출전해 11승 6패 평균자책점 3.41을 기록, 데뷔 첫 두 자릿수 승리를 따냄과 동시에 LG의 V4를 견인했다.
이 같은 활약을 발판삼이 지난 3월 펼쳐진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태극마크를 달기도 했다. 당당히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의 일원이 된 손주영은 지난 2009년 대회 이후 17년 만의 8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좋은 일만 있지는 않았다. 대회 기간 좌측 팔꿈치 회내근 염증 및 부종 부상과 마주했다. 이후 시즌을 앞두고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과정에서는 오른쪽 내복사근 미세 손상 부상을 당해 9일에야 1군에 복귀했다.
염경엽 감독은 기존 클로저 유영찬이 우측 팔꿈치 주두골 피로골절로 수술대에 오르고, 고우석(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산하 마이너리그)의 복귀도 무산되자 이런 손주영을 마무리 투수로 낙점했다. 가장 믿었기에 내린 결정이었다.
이는 신의 한 수가 됐다. 이번 KIA전 포함 10경기(11.1이닝)에 출전한 손주영은 1승 8세이브 평균자책점 1.59를 올리며 LG의 뒷문을 단단히 잠그고 있다. 이날에는 다소 고전하긴 했지만, 그래도 LG의 승리를 지켜냈다.
그는 “위기 때는 긴장이 된다. 선발투수일 땐 만루 위기가 와도 다음이 있지만 마무리 투수는 끝”이라며 “(마무리 전환 이후) 팀이 상승세를 타고 있어 만족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단 내년에는 다시 선발로 돌아올 거라고. 손주영은 “마무리 투수는 올해만 하고 그만하겠다”며 “힘이 있을 때 선발 투수로서 100승을 하고 싶다는 꿈이 있다. 내년엔 다시 선발로 돌아갈 것”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