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기 홈런 때리고도 인터뷰 거부? 이정후 동료에게는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다 [MK현장]

생애 첫 끝내기 홈런의 짜릿함, 그러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빅터 베리코토에게는 더 중요한 문제가 있었다.

베리코토는 2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애슬레틱스와 홈경기 7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1홈런) 1득점 1타점 1삼진 기록했다.

공수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5회초 수비에서는 2루수 케이시 슈미트의 악송구를 받아 바로 홈에 송구, 득점을 노리던 2루 주자를 잡았다.

베리코토가 끝내기 홈런을 때린 뒤 홈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 Getty Images/AFP= 연합뉴스 제공

토니 바이텔로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훌륭한 송구였다. 유망주를 지도하는 코치들이라면 누구나 강조하는 부분인 잔디 특성을 잘 활용한 송구였다. 애매한 타이밍에 튀어 오르지도 않게 했고, 무작정 강하게 던지지도 않고 깔끔하게 원바운드로 송구했다”며 그의 송구를 칭찬했다.

선발 타일러 말리는 “필요한 위치에 있었다. 홈으로 멋지게 송구해 아웃을 잡았다. 정신없는 플레이였지만, 모두가 자기 위치를 지키고 있었다”며 당시 상황에 대해 말했다.

타석에서는 9회말 솔로 홈런으로 경기를 끝냈다. 자신의 커리어 첫 홈런을 끝내기 홈런으로 장식했다. 많지 않은 출전 기회에도 중요한 순간에 해냈다.

바이텔로는 “동료들이 축하해주며 한마디 하라고 할 때도 완벽하고 간결하게 여섯 마디 정도를 말했다. 그게 그 선수다운 모습이다. 코치 입장에서 지도하기 까다롭지 않으면서도 매일 성실하게 훈련에 임하는 선수다. 마이애미 원정 때는 가족들과 친구들이 그곳에 많이 살고 있음에도 경기장에 일찍 나와 준비했다. 항상 준비된 상태를 유지하는 게 그의 임무인데, 선수로서 그 책임을 다하고 있다. 자신감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 ‘감각을 찾으려면 타석에 좀 더 들어서 봐야 해’라고 핑계 대기 쉽지만, 그는 그렇지 않다는 걸 보여줬다”며 칭찬을 이어갔다.

베리코토는 9회말 홈런으로 경기를 끝냈다. 사진= AP= 연합뉴스 제공
베리코토가 방송 인터뷰 도중 물 세례를 받고 있다. 사진= AP= 연합뉴스 제공

이어 “농구에서도 슈터를 원한다. 많은 농구 감독이 ‘슈터만 한 게 없다’고 말하고는 한다. 야구에서도 다들 유격수나 강속구 투수를 데려오고 싶어 한다. 하지만 확실하게 타격해낼 수 있는 선수를 찾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윌 클락이나 제프리 레너드같은 전직 선수들이 그를 두고 ‘천생 타자’ 기질이 있다고 말하는 것을 자주 들었는데 그는 정말 그런 유형의 선수다. 타석에 섰을 때 브라이스 엘드리지같은 위압감이 느껴진다. 상대 투수에게도 그런 존재감은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극찬했다.

오늘 경기의 영웅이었지만, 베리코토는 경기 후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할 수 없는 상태였다.

베네수엘라에는 강진이 발생, 많은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사진= REUTERS= 연합뉴스 제공

경기가 열리고 있던 이날, 그의 고향인 베네수엘라에는 규모 7.2와 7.5의 강진이 연달아 발생했다. 수도 카라카스에서 서쪽으로 약 16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이 지진으로 카라카스 시내 건물이 크게 흔들렸다. 아직 공식적인 인명 피해 상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사망자가 최소 1만명, 최대 10만명에 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베리코토는 클럽하우스에서 불안한 표정으로 계속해서 지인들에게 전화를 돌리며 안전을 확인하는 모습이었다. 지금 그에게는 홈런의 기쁨보다는 걱정이 더 커 보였다. 그와 인터뷰를 기다리던 기자들은 조용히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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