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의 준비, 2분의 사과…두 번째 월드컵, 두 번째 퇴진 [김영훈의 슈퍼스타K]

“이변을 일으킬 좋은 기회”라고 했지만, 오히려 희생양만 됐다. 홍명보 감독은 2년의 준비 끝에 또다시 월드컵에서 자신을 증명하지 못했다.

홍 감독이 이끌던 한국 축구 대표팀은 28일(한국시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을 확정했다.

체코전 짜릿한 역전승으로 32강 진출이 꽃길처럼 열릴 것만 같았지만,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연패를 당하고 말았다. 특히, 같은 조 최약체로 평가받은 남아공에 졸전 끝에 무릎 꿇었다. 비기기만 해도 조 2위로 32강 진출을 확정할 수 있었는데, 찾아온 기회를 그대로 뻥 차버렸다.

2014년 홍명보 감독(오른쪽)과 2026년 홍명보 감독(왼쪽). 사진=AFPBBNews=News1. 편집=김영훈 기자

한국은 조 3위로 내려앉은 가운데, 와일드카드(12개 조 중 3위 상위 8팀) 진출 희망만 바라보게 됐다. 결국 월드컵 단골손님인 ‘경우의 수’가 다시 튀어나오고 말았다. 팀의 운명을 다른 팀에게 걸었으나 스페인을 제외한 모두가 이를 외면했다.

2024년 7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 감독은 사령탑으로서 두 번째 월드컵도 실패로 돌아갔다. 그는 부임을 앞두고 “2014 브라질 대회는 내 축구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시기다. 대표팀에 돌아가고 싶지 않았지만, 제 축구 인생에 마지막 도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도전하고 싶다. 저는 저를 버리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2014 브라질 대회 당시 소방수로 투입됐던 홍 감독은 러시아, 알제리, 벨기에에 1무 2패(승점 1)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이는 한국이 21세기 들어 치른 월드컵에서 거둔 최악의 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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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제공

팬들의 비판과 차가운 시선에도 홍 감독은 실패를 딛고 10년 만에 대표팀 사령탑 자리에 복귀했다. 자신을 버렸다는 말과 함께 실패를 통한 경험, 그 이후 쌓은 경험을 토대로 대표팀의 반등을 다시 한번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그를 기다리는 결과는 이번에도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수모였다.

홍 감독은 29일 대표팀의 월드컵 베이스캠프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열린 대회 결산 기자회견에서 “대표팀을 응원해준 국민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 저는 오늘 감독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 내 모든 판단의 기준은 언제나 한국축구였다. 기대하는 결과를 보여드리지 못했다. 모든 책임은 감독인 내게 있다”라며 “대표팀 감독 자리를 내려놓지만, 한국축구를 위한 마음까지 내려놓는 건 아니다. 대표팀이 국민의 신뢰, 사랑을 받는 팀으로 성장하길 바란다”라며 떠났다.

월드컵을 위한 2년 동안의 준비, 11회 연속 월드컵 진출, 부임 후 26경기 16승 5무 6패(승률 61.5%)에도 홍 감독은 자신을 향한 따가운 눈초리를 뒤바꾸지 못했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홍 감독은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 월드컵에 두 번 나선 한국인 지도자이자 두 번 모두 조별리그 탈락을 이끈 지도자로 남게 됐다.

사진 원본=대한축구협회. 편집=이근승 기자

[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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