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설에 사망설까지 나더니”...체류비까지 자비 부담해 내한한 中 국민여배우 판빙빙 [MK★이슈]

지난 7월 2일 개막한 제3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레드카펫에서 대중의 시선을 가장 강렬하게 빼앗은 인물은 단연 중국의 톱배우 판빙빙(范冰冰)이었다.

블랙 드레스 위에 화이트 구조의 오버드레스를 겹치고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블랙 롱 글러브를 매치해 ‘여왕’의 아우라를 뽐낸 그녀의 드레스는 가격만 1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 놀라운 점은 판빙빙이 이번 영화제 참석을 위해 의상 비용은 물론 스태프들의 체류 비용까지 아낌없이 자비로 직접 지불하며 한국 팬들과의 만남에 각별한 정성을 기울였다는 사실이다.

판빙빙. 사진=천정환 기자

명동 떡볶이와 새벽 간장게장, 가십을 넘어선 반전의 소탈함

이처럼 범접할 수 없는 화려함 뒤에는 한국 대중이 사랑하는 판빙빙 특유의 ‘인간미’와 구수한 식성이 숨어 있다. 일찍이 2011년 영화 ‘마이웨이’ 홍보차 내한했을 때 명동 거리에서 칼국수를 먹기 위해 직접 줄을 서고 떡볶이와 고구마튀김을 즐기던 소탈한 모습으로 반전 매력을 선사했던 그녀다.

최근 한국 체류 중에는 개인 SNS를 통해 새벽 4시까지 헤맨 끝에 찾아낸 식당에서 간장게장과 오징어 젓갈을 야무지게 비벼 먹는 ‘폭풍 먹방’ 영상을 게재하며 ‘진실의 미간’을 보여주어 큰 화제를 모았다.

예능 프로그램 ‘톡파원 25시’에 깜짝 출연해서는 “오빠 사랑해요”라는 애교 섞인 한국어와 함께 가장 호흡을 맞추고 싶은 한국 배우로 고(故) 안성기를 꼽아 소탈하면서도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대중은 1억 원대의 럭셔리 드레스를 입은 여신과 양손에 게장을 들고 행복해하는 먹방 요정의 엄청난 온도차에 열광하고 있다.

판빙빙. 사진=천정환 기자

실종설과 1800억 벌금의 그늘

하지만 판빙빙을 단순한 ‘친한 스타’ 혹은 ‘화려한 가십의 주인공’으로만 평가하기에는 그녀가 걸어온 지난 몇 년간의 궤적이 너무나 치열하다. 2018년 전 세계를 뒤흔든 탈세 논란으로 무려 8억 위안(약 1,840억 원) 상당의 벌금을 부과받았던 그녀는 사형설, 망명설, 실종설 등 잔혹한 가십의 한가운데서 숨죽여야 했다. 중국 본토 메인스트림 시장의 문이 굳게 닫힌 상황에서 그녀가 선택한 돌파구는 뜻밖에도 화려한 복귀작이 아닌 독립 영화와 예술을 향한 투신이었다.

2023년 그녀는 한국의 이주영 배우에게 “연애편지를 쓰듯” 진심 어린 손편지를 보내 함께 저예산 독립 퀴어 영화 ‘녹야(그린 나이트)’의 주연으로 호흡을 맞추었다. “여성이 여성을 구제하는 영화에 큰 감동을 받았다”던 그녀는 당시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해 “연기자는 때로 자신을 침착하게 가라앉힐 시간이 필요하다. 삶의 기복 속에서 인생의 콘텐츠를 더 쌓아갈 수 있는 아주 좋은 경험이었다”라며 단단해진 예술가적 성찰을 고백했다.

판빙빙. 사진=천정환 기자

이러한 치열한 투쟁은 결국 눈부신 결실을 맺었다. 말레이시아의 총 킷 옹(Chong Keat Aun) 감독이 연출한 다국적 독립 합작 영화 ‘지모(地母·Mother Bhumi)’에서 남편과 사별 후 홀로 자녀를 양육하는 강인하고 복합적인 농촌 여성을 연기한 판빙빙은, 2025년 11월 제62회 대만 금마장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2016년 이후 무려 9년 만에 거머쥔 최고의 영예였다.

중국 당국의 엄격한 통제로 인해 그녀가 웨이보에 올린 수상 소감과 언론 보도가 실시간으로 삭제당하는 보이지 않는 압박 속에서도, 판빙빙은 국경과 검열을 정면으로 뚫고 오직 ‘연기력’ 하나로 글로벌 무대에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 냈다. 이는 과거 국가적 제재를 극복하고 한국 영화 ‘만추’를 통해 글로벌 아이콘으로 부활했던 배우 탕웨이의 행보와 평행이론을 이룬다. 중국 본토라는 거대한 온실을 벗어나 아시아와 유럽의 독립 예술영화계를 영리하게 개척해 나가는 한 여배우의 위대한 생존 전략인 셈이다.

판빙빙. 사진=천정환 기자

30주년 부천과 판빙빙의 평행이론

제30회 BIFAN은 이러한 판빙빙의 대담한 예술적 행보와 국제적 영향력을 기리며 그녀에게 ‘글로벌 아이콘상’을 수여했다. 공교롭게도 시상대 위에 선 판빙빙은 “저 역시 1997년 첫 작품으로 데뷔해 올해로 약 데뷔 30주년을 맞이했는데, 마찬가지로 30주년을 맞은 BIFAN과 만나 깊은 특별함을 느낀다”며 남다른 감회를 전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1억 원의 드레스를 입고 레드카펫을 지배하는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 한국의 시장 바닥과 밥상을 사랑하는 구수한 서민적 친근함, 그리고 검열의 장벽마저 연기력으로 부수고 일어선 강인함까지. 이번 부천에서 판빙빙이 우리에게 직접 보여준 모습은 단순히 가십으로 소비되는 스타가 아닌, 어떠한 시련 앞에서도 꺾이지 않고 끊임없이 전진하는 ‘진짜 예술가’의 위대한 가치였다.

[MK스포츠 홍동희 선임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검찰 공소장 “한지상 성범죄 및 처벌 없었다”
장윤정 친어머니, 딸과 화해했다며 3천만원 사기
티아라 류화영 과감한 사진 포함 웨딩 화보 공개
남지현, 시선 집중 레깅스 & 스포츠 브라 자태
송성문 미국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첫 홈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