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강인한 회복력, 끈기를 가진 나라, 선수들이다. 절대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
약 52만명의 작은 섬나라 카보베르데는 이번 2026 북중미월드컵의 또 다른 주인공이다. 역사상 첫 월드컵, 그리고 첫 토너먼트라는 대업을 이룬 그들은 대회 내내 많은 주목을 받았다.
‘무적함대’ 스페인, 그리고 막강한 우루과이, 아시아 강호 사우디 아라비아를 상대로 단 한 번의 패배가 없었던 카보베르데. 여기에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보여준 난타전은 대회 하이라이트였다.
그 중심에는 1986년생 노장 골키퍼 보지냐가 있었다. 그는 스페인, 우루과이, 사우디의 공세를 온몸으로 막아냈고 그렇게 조국을 월드컵 토너먼트로 이끌었다. 리오넬 메시가 버틴 아르헨티나와의 32강전에선 신들린 선방을 펼치며 연장 혈전을 치를 수 있도록 힘냈다.
이번 월드컵 최고의 스타는 메시를 시작으로 킬리안 음바페, 엘링 홀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이다. 그러나 가장 큰 폭의 변화, 인기 상승을 보인 건 바로 보지냐다.
보지냐는 월드컵 전, SNS 팔로워가 약 5만명이었다. 그러나 대회 내내 이어진 슈퍼 세이브에 이제는 200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2022 카타르월드컵 최고의 골키퍼, 과거 야신상에서 지금은 골든글러브로 불리는 이 자리에 섰던 아르헨티나의 ‘에밀신’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 역시 보지냐에 대한 찬사를 이어갔다.
마르티네스는 ‘ESPN 아르헨티나’와의 인터뷰에서 “정말 훌륭했다. 보지냐는 모든 찬사를 받을 자격이 있다”며 “카보베르데도 우리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우리는 그들에게 충분한 존중과 공을 돌려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보지냐는 “당연히 슬프다. 우리는 승리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잘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축구란 이런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지금껏 걸어온 여정이 정말 자랑스럽고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디펜딩 챔피언을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했다. 실제로 이길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 여기서 멈추고 싶지 않았지만 지금까지의 모든 것에 정말 감사하다”며 “나와 함께 해준 동료들, 협회, 그리고 우리를 응원하기 위해 많은 희생을 감수한 팬들에게 감사하다. 앞으로 좋은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어쩌면 우리 선수들이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뛰는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40대의 보지냐는 미래의 카보베르데에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젊은 세대가 우리를 롤모델로 삼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자신의 꿈을 위해 끝까지 싸우고 절대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는 매우 작은 나라고 가난하며 많은 자원을 가진 곳이 아니다. 하지만 강인한 회복력, 끈기를 가졌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