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게 개인 통산 첫 패전을 떠안았으나, 그래도 박수받을 만한 투구였다.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엿볼 수 있었다. 김백산(삼성 라이온즈)의 이야기다.
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22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설종진 감독의 키움 히어로즈에 1-3으로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삼성은 34패(54승 2무)째를 떠안았다.
비록 결과는 패전이었지만, 소득이 없던 것은 아니었다. 특히 선발투수로 나선 김백산은 씩씩한 투구를 펼치며 삼성 팬들에게 위안을 안겼다.
시작부터 좋았다. 1회말 서건창을 좌익수 플라이로 잠재웠다. 추재현에게는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맷 데이비슨을 중견수 플라이로 이끌었다. 이어 포수 김도환의 도움을 받아 추재현을 견제사로 잡아냈다. 2회말에는 케스턴 히우라에게 볼넷을 범했으나, 김웅빈을 삼진으로 솎아내며 급한 불을 껐다. 이후 히우라의 2루 도루로 1사 2루에 몰렸지만, 박찬혁, 김건희를 3루수 땅볼, 삼진으로 요리했다.
3회말에도 안정감은 지속됐다. 권혁빈(유격수 직선타), 여동욱(2루수 땅볼), 서건창(좌익수 플라이)을 물리치며 이날 자신의 첫 삼자범퇴 이닝을 완성했다. 4회말에는 추재현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으나, 데이비슨, 히우라를 유격수 병살타, 우익수 플라이로 정리했다.
하지만 5회말이 아쉬웠다. 선두타자 김웅빈에게 비거리 125m의 우중월 솔로포(시즌 5호)를 헌납했다. 박찬혁의 좌중월 2루타와 김건희의 삼진으로 이어진 1사 2루에서는 권혁빈에게도 1타점 좌전 적시 2루타를 맞았다. 이어 9구 승부 끝에 여동욱에게 볼넷을 범하자 삼성은 좌완 배찬승으로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배찬승이 권혁빈에게 홈을 내주며 김백산의 총 자책점은 3점이 됐다.
최종 성적은 4.1이닝 5피안타 1피홈런 2사사구 3탈삼진 3실점. 총 투구 수는 78구였으며,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9km까지 측정됐다. 팀이 뒤진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으며, 이후 삼성이 동점을 만들지 못하고 패함에 따라 개인 통산 첫 패전도 따라왔다.
아쉽게 패하긴 했지만, 그래도 김백산의 잠재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던 일전이었다. 경험이 많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무난한 투구 내용을 선보인 까닭이다. 강릉고, 부산과기대 출신 김백산은 육성선수의 신화를 써내려 가고 있는 우완투수다. 신인드래프트에서 프로 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했으나, 포기하지 않았다. 육성선수 시스템을 통해 지난해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프로에서도 곧 큰 존재감을 드러냈다. 올해 퓨처스(2군)리그 20경기(35.2이닝)에서 3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2.78을 찍었다. 1군 데뷔전이었던 지난 2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는 5.2이닝 2피안타 4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역대 37번째로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챙긴 투수가 됐다. 육성선수 출신으로는 지난 5월 박준영(한화 이글스·등번호 68번)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이후 김백산은 이날도 씩씩하게 공을 뿌렸다. 물론 체력, 경기 운영 등 보완해야 할 점들도 확인했지만, 그래도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되는 투구였다. 과연 김백산은 추후에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삼성의 핵심 선발 자원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까.
[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