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까지 2회 남은 ‘아파트’ 최종 관전 포인트은 ‘이것’ [MK드라마톡]

방영 중인 12부작 JTBC 드라마 ‘아파트’가 마침내 ‘마의 6%대’ 시청률 장벽을 넘어서며 화려한 피날레를 향한 질주를 시작했다.

지난 10회 방송은 닐슨코리아 전국 평균 시청률 6.1%(수도권 5.7%, 분당 최고 6.7%)를 기록,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방영 초기 4회 만에 6.0%를 돌파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탔던 이 작품은, 5회에서 자체 최저 시청률인 4.1%로 가라앉은 후 한동안 주말 4~5%대의 길고 지난한 정체기에 갇혀 있었다.

사진=JTBC ‘아파트’

주말 안방극장에서의 입지가 다소 주춤하는 듯 보였으나, 종영을 단 2회 남겨둔 결정적인 순간에 반등을 이뤄내며 안방극장과 OTT(넷플릭스 글로벌 비영어 TOP 10 4주 연속 진입)를 아우르는 뜨거운 화제성을 완벽히 증명해 냈다.

이러한 극적인 시청률 반등을 이끈 동력은 단연 서사의 클라이맥스에서 폭발한 배우들의 열연과, 거침없이 폭주하는 피비린내 나는 대립 구도에 있다.

‘178억 한탕 코미디’에서 ‘핏빛 복수 누아르’로의 과감한 변주

‘아파트’는 기획 단계부터 매우 독특한 정체성을 띠었다. 대한민국 국민의 가장 보편적인 주거 공간인 대단지 아파트(트루밸류 스테이트)를 배경으로, 관리비 통장에 잠들어 있는 장기수선충당금 178억 원을 빼돌려 아버지 같은 보스 박용만(정진영 분)을 구하려는 전직 조폭 보스 박해강(지성 분)의 기상천외한 출사표가 극의 뼈대였다.

초반부는 신분을 세탁하고 동대표 선거를 치르기 위해 강하리(하윤경 분)와 거짓 혼인 계약을 맺는 유쾌한 소동극이자, 아파트 내부의 생활 밀착형 비리를 척결해 나가는 케이퍼 코믹 휴먼극에 가까웠다.

그러나 후반부에 들어서며 ‘아파트’는 단순한 공동체 갈등을 넘어 인간의 내밀한 욕망과 건설사 카르텔, 나아가 핏빛 가득한 복수 누아르로 급격한 장르적 변주를 꾀했다. 특히 10회에서 보여준 연출과 극적 반전은 그동안 켜켜이 쌓아 올린 억눌린 감정들을 단숨에 폭발시켰다.

사진=JTBC ‘아파트’

“니 프레임에 니가 갇혀서 뒤질 차례”

긴급 체포라는 덫에 걸렸던 박해강은 석방되자마자 이충원(박병은 분)의 위선적인 사과 쇼 현장에 거대한 해머를 끌고 등장했다. 회의실 벽면을 무자비하게 내리꽂아 부수고, 그 균열 사이로 쏟아져 내리는 건축 폐기물의 참상을 생중계하며 태산건설의 부실공사 실체를 천하에 까발렸다. “9800세대 다 무너뜨리고 다시 지어줄 겁니까?”라는 그의 분노에 찬 질타는 시청자들에게 압도적인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벼랑 끝에 몰린 빌런 이충원은 마침내 소름 끼치는 사이코패스적 본색을 완전히 드러냈다. 자신을 손절하려는 권력 카르텔 ‘원클럽’ 앞에서도 폭주하던 그는, 결국 산소호흡기에 의지해 누워있던 박용만의 응급벨 줄을 칼로 끊어 죽음으로 내몰았다.

형님의 싸늘한 시신을 부둥켜안고 목 놓아 우는 박해강의 오열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이어 장례식장 상주 자리에 넋을 잃고 앉은 해강의 귀에 이충원이 다가와 “형님이 박해강 씨 인생에 거스러미 같아 제가 직접 잘라버렸어요. 이제 좀 시원하시죠?”라고 속삭이는 장면은 악의 정점을 보여주었다. 절규하는 박해강의 ‘피눈물 포효’ 엔딩은 그 자체로 극의 몰입도를 극한으로 끌어올렸다.

장르적 불일치를 메운 압도적 ‘연기 앙상블’

이처럼 유쾌했던 코미디 소동극이 한순간에 잔혹한 누아르 스릴러로 전환되는 과정은 자칫 불협화음으로 다가올 위험이 컸다. 한 작품 안에서 코미디와 스릴러의 균형을 잡는 것은 대단히 까다로운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위태로운 외줄타기를 설득력 있게 이끈 것은 오직 배우들의 미친 연기 내공 덕분이었다.

코믹하고 어리숙한 ‘가짜 남편’의 일상부터 형님의 시신 앞에서 절규하는 처절한 감정선까지, 스펙트럼 넓은 소화력을 보여준 지성은 왜 그가 ‘믿고 보는 배우’인지를 여실히 증명했다. 사익을 좇던 조폭이 점차 이웃을 지키는 ‘생활 히어로’로 거듭나는 궤적에 완벽한 당위성을 부여했다.

사진=JTBC ‘아파트’

젠틀한 명품 수트 뒤에 감춰진 결핍과 광기를 표현해 낸 박병은의 활약도 놀라웠다. 살인 직전 박용만이 던진 “참 가엽네”라는 한마디에 억눌린 피해의식을 폭발시키는 그의 완급 조절은 극의 긴장감을 홀로 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가짜 아내 역할을 완벽히 소화하며 해강의 든든한 지지대가 되어준 하윤경과, 파격적인 파인애플 헤어스타일만큼이나 아파트에 대한 애착과 오지랖으로 극의 활력을 더한 문소리의 탄탄한 앙상블은 ‘아파트’가 휴먼극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게 꽉 잡아주었다.

사진=JTBC ‘아파트’

최종회 예측: 사라진 178억 원, 그리고 ‘가짜’가 ‘진짜’가 되는 기적

이제 단 2회(11, 12회)만을 남겨둔 ‘아파트’의 최종 관전 포인트는 박해강과 강하리가 이끄는 ‘간헐적 가족’과 주민들의 마지막 연대다.

과연 박해강은 권력 카르텔을 완전히 와해시키고, 아파트의 공동 재산 178억 원을 온전히 되찾을 수 있을까? 사익으로 뭉쳤던 이 수상한 ‘가짜 가족’이 모든 위기를 극복하고 ‘진짜 가족’으로 거듭나는 기적을 완성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사진=JTBC ‘아파트’

익숙한 일상의 공간에 투영된 인간의 물질적 욕망을 예리하게 꼬집으면서도, 결국 이웃 간의 진정한 온기와 신뢰만이 상처받은 이들을 구원할 수 있다는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는 ‘아파트’. 비록 방영 과정에서 시청률의 부침도 있었지만, 배우들의 눈부신 열연으로 주말 밤 최고의 웰메이드 사회적 휴먼극으로 자리 잡았다.

[MK스포츠 홍동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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