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답답하면 ‘카페 갈래?’하고 그날 되는 사람끼리 가는 거예요. 그런데 주변에서 ‘너희끼리 갔다고?’ 하면서 신기해하더라고요. 저희한테는 자연스러운 일인데.”
12년, 다섯 멤버가 한 팀으로 함께한 시간이다. 데뷔 이후 지금까지 다 한 번의 멤버 이탈이나 교체 없이 ‘원위’라는 이름을 지켜온 다섯 멤버들은 어느덧 가족보다 더 끈끈하게 서로를 잘 아는 사이가 된 지 이미 오래다.
작업이 끝난 늦은 밤 함께 카페를 찾고, 찜질방에 가서 시간을 보내는 일도 이들에게는 자연스럽다. 그렇게 쌓인 단단한 원위의 팀워크는 이번 정규 3집 ‘面 : Unknown Atlas’에도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面 : Unknown Atlas’에는 타이틀곡 ‘시나리오’를 필두로, 지난 앨범에 실렸던 ‘좌표’(Coordinates) ‘나침반’(Compass) ‘ICARUS’(이카루스), ‘FLY’(플라이), ‘우리들은 행방불명’(Neverland)’과 함께 ‘피크요정’(Tinker Bell) ‘동화’(Fairy Tale) ‘소인국’(Lilliput) ‘Laputa’(라퓨타) ‘피투성이 피노키오’(Pinocchio) ‘Imposter’(임포스터), ‘STAND UP’(스탠드 업), ‘아름다운 날이야’(Beautiful Runaway) ‘바로 너야’(Just You) ‘흘러간 시간에 그대로 멈춰 있지 않기를’(Beyond the Night) ‘다음에 계속’(The End.)까지 신곡 12곡을 더해 총 17곡으로 채워졌다. 점에서 선으로, 선에서 면으로 이어진 여정은 마침내 하나의 지도가 돼 원위만의 세계를 완성했다.
많은 좋은 곡들 사이에서 ‘시나리오’가 타이틀곡으로 선정됐다. 타이틀곡 선정 기준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다.
용훈 : 타이틀로 어떤 곡을 할지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멤버와 회산은 물론이고, 각자의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많이 들려줬어요. 흔히 ‘대중의 귀’라는 표현을 하잖아요. 그런 분들(대중)에게 들려드렸을 때, 가장 많은 이들이 익숙하게 들을 수 있는 곡이 ‘시나리오’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 곡에 조금 더 힘을 실어보자는 의견이 모였고, 타이틀곡으로 정하게 됐습니다.
동명 : 저희가 다 같이 활동한 지 12년이 됐어요. 돌이켜보면 생각했던 계획대로 모든 일이 순탄하게 흘러온 것 같지는 않아요. 그런가 하면 오히려 계획하지 않았는데 잘 풀린 부분도 있었고요. 그래서 정해진 계획이나 시나리오대로 움직이기보다는, 흘러가는 대로 저희만의 결과를 써 내려가자는 의미로 받아들였어요. 처음 가사를 봤을 때 지금 저희가 처한 상황과도 닮아 있다고 생각했어요.
요즘 가요계에서 ‘월간 탈퇴’라는 ‘웃픈’ 이야기 나올 정도로, 원 멤버 그대로 한 팀을 이끌어 나가는 일이 쉽지 않다. 12년 동안 모든 멤버가 한 팀을 유지하는 것이 놀라운데, 이러한 원위의 팀워크의 비결이 있는지 궁금하다.
하린 : 아마 우리 리더 형(용훈)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저희가 생각보다 나이 터울이 있거든요.(웃음) 맏형과 나이 차이가 있다 보니 형이 아무래도 가장 어른으로서 저희가 모르는 부분을 알려주고 이끌어준 부분이 컸어요. 저희가 형을 보면서 배우는 부분도 많았기에, 그래서 항상 그런 부분에 대해 고마움과 확신을 느끼는 것 같아요.
동명 : 저희 모두가 미성년자였을 때 용운이 형은 팀의 유일한 성인이자 큰형이었어요. 그때부터 저희를 이끌어줬던 것도 큰 것 같아요.
용훈 : 앞으로 어떤 일이 펼쳐질지 아직 저희는 모르지만, 그럼에도 12년 동안 다섯 명이 함께해왔다는 것 자체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어요. 아무래도 저희 팀워크의 비결은 저희 다섯 명끼리 있을 때 서로 바보가 되는 거 아닐까 싶어요. 그게 저희 팀의 장점이자 원동력이기도 하고요. 멤버 모두 머리를 굴리거나 계산하지 않고, 우리끼리 있으면 그냥 바보가 돼서 장난도 치고 이상한 행동 많이 해요 그런 편안함이 저희를 오래 함께하게 만든 원동력이 됐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 같아요.
무엇보다 저희 사이에는 딱히 선을 긋는 게 없는 것 같아요. 굳이 안 궁금한 것까지 서로 수다를 많이 떨다 보니 자연스럽게 서로에 대해 많이 알게 됐어요. ‘이것까지 알려줬다고?’ 싶을 정도로 서로의 사정을 다 알고 있는 편이에요.
강현 : 저희는 모든 것을 서로에게 공유하는 편이에요. 집안에 무슨 일이 있거나 개인적인 일이 생겨도 멤버들에게 다 털어놓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서로 비밀이 없어요. 그런 점도 팀워크를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기욱 : 가족들끼리도 다 친해요. 서로 가족사까지 알고 있고, 어머니들끼리 여행을 가시기도 해요.
하린 : 저희끼리 작업을 끝내고 늦은 시간에 마음도 허하고 그러면 “카페나 갈까?” 하고 남양주처럼 탁 트인 곳에 가서 수다를 떨다 오기도 해요. 주변에서 신기하게 보더라고요.
용훈 : 밤에 답답하면 “카페 갈래?” 하고 그날 되는 사람끼리 가는 거예요. 그런데 주변에서 “너희끼리 갔다고?” 하면서 신기해하더라고요. 저희한테는 자연스러운 일인데 그걸 더 신기하게 보는 것 같아요.
동명: 사실 저희끼리 사우나나 찜질방에도 진짜 많이 가요. 하하.
12년 동안 호흡을 맞춰온 만큼, 팀으로서의 강점도 있을 것 같다.
기욱 : 오래 함께하다 보니 작업할 때 호흡이 잘 맞는다는 게 장점인 것 같아요. 저희는 컴퓨터로 작업하는 것도 익숙해서 디지털 방식으로 메일을 주고받으면서 작업하거든요.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면 좋지만, 메신저로 대부분의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작업하니 일처리가 빠른 편이에요. 조금 낭만은 없을 수 있지만요. (웃음)
이번 앨범 작업을 하면서 새롭게 발견한 멤버의 모습도 있었는지 궁금하다.
강현 :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다기보다는, 이번 앨범을 들으면서 멤버마다 가진 색깔이 더욱 선명해졌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럼에도 하나를 꼽자면 하린이의 곡에서 기존에 원위가 추구해온 저희만의 사운드와는 조금 다른 음악적 색깔이 느껴졌다는 점일까요. 그런데 오히려 그 점이 신선하고 좋았어요. 새로운 장르에 도전할 때마다 하린이가 기존과는 다른 음악적 시도를 가져오는 것도 인상적이었고요.
이번 앨범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
강현 : 이번 앨범을 통해 저희가 17곡을 준비했다는 것 자체에서 성의와 정성을 느껴주셨으면 좋겠어요. ‘17곡이나 내는 밴드가 있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감동을 받으셨으면 하는 마음도 있고요. 물론 음악방송 1위도 해보고 싶어요. (웃음)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번 정규 앨범을 통해 콘서트가 잘됐으면 좋겠어요. ‘이 곡을 콘서트에서 직접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거든요.
밴드는 결국 라이브라고 생각해요. 라이브에서 느낄 수 있는 생생함을 음원으로 전달하는 데는 한계가 있잖아요. 그래서 최대한 음원에서도 그런 느낌을 느끼실 수 있도록 작업했지만, 콘서트에 오셔서 제대로 느껴주셨으면 좋겠어요.
동명 : 저도 이번 앨범을 통해 9월 콘서트가 잘됐으면 좋겠어요. 많은 분이 찾아와 주시고 매진됐으면 합니다. 밴드다 보니 공연이 잘되는 게 저희에게는 가장 큰 목표인 것 같아요. 더 욕심을 내자면 페스티벌 헤드라이너도 헤드라이너도 해보고 싶고요. 내년에 기회가 된다면 해외 공연도 많이 다녀보고 싶다는 목표가 있습니다.
이번 앨범을 통해 처음 선보인 ‘동화’라는 세계관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는가?
기욱 : 이번 앨범이 한 번 소비되고 끝나는 앨범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희도 이 세계관을 계속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앞으로도 동화라는 콘셉트의 앨범을 만들 기회가 있다면 계속 확장해보고 싶어요.
강현 : 개인적으로도 더 풀어내고 싶은 주제가 많았어요. 시간적인 부분도 있었고 여러 가지 현실적인 이유로 이번 앨범에 담지 못한 곡들도 있어서 아쉬움이 남아요. 다음 앨범에서 기회가 된다면 동화라는 콘셉트를 다시 다룰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열린 결말로 남겨두고 싶습니다.
원위의 음악을 처음 듣는 사람에게 이번 앨범에서 딱 한 곡만 들려준다면 어떤 곡을 고르고 싶은가?
용훈: 이번 앨범을 들으시면서 많은 분이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특히 자신만의 의미를 찾으셨으면 하는 마음이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너야’라는 곡을 추천하고 싶어요. 이 곡에는 팬분들의 목소리가 들어갔거든요. 팬분들께 직접 목소리를 녹음해서 보내달라고 부탁드렸는데, 솔직히 처음에는 그렇게 많은 분이 참여해주실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약 500~600명 정도가 참여해주셔서 감사했고, 보내주신 모든 목소리를 곡에 담고자 노력했어요. 그래서 이 앨범을 위브분들도 함께 참여해서 만든 앨범이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원위가 만든 앨범’이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나도 이 앨범을 만드는 데 참여했구나’라는 느낌을 받으셨으면 합니다.
동명: 이번 앨범에는 정말 좋은 곡이 많아요. 더블 타이틀로 활동해도 좋을 정도로 타이틀곡 같은 곡들이 많았고, 나눠서 발매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그럼에도 ‘시나리오’에 힘을 실어주고 싶었습니다. 특히 라이브로 들었을 때 정말 좋은 곡이라고 생각해요. 일단 한 번 들어보시고, 좋으셨다면 콘서트에도 놀러 와주셨으면 좋겠어요.
[금빛나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