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토랑에서 먹는 떡볶이’ 같은 매력으로 돌아왔다. 그룹 엔하이픈(ENHYPEN)이 6인 체제로 재정비한 뒤 첫 앨범을 선보인다. 멤버들은 미니 8집 ‘THE SIN : BLISS’에 대해 “커리어 최고의 앨범”이라고 자신하며, 한층 단단해진 음악과 퍼포먼스로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에서 엔하이픈(정원, 제이, 제이크, 성훈, 선우, 니키) 미니 8집 ‘THE SIN : BLISS’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엔하이픈이 미니 8집 ‘THE SIN : BLISS’는 죄악을 모티브로 한 ‘THE SIN’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으로, 금기를 깨고 도피를 선택한 연인이 마주하게 되는 여정의 결말을 다룬 앨범이다. 전작인 ‘THE SIN : VANISH’ 이후 7개월 만의 컴백이다.
“엔진(엔하이픈 팬덤명)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기쁘고 영광스럽다”고 말한 엔하이픈은 “멋있고 에너지 넘치는 곡들로 컴백했다. 엔진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었던 앨범을 들고 돌아왔다. ‘Bloody Paradise’를 처음 들었을 때 강렬한 베이스와 중독성이 맴도는 곡이어서 많이 들어주셨으면 한다”고 컴백 소감을 전했다. 특히 멤버 제이는 월드투어와 다양한 일정을 소화하는 가운데 바쁘게 준비한 앨범이라고 밝히며 “이번 앨범을 엔하이픈 커리어 최고의 앨범이라고 자부한다”고 강한 자신을 드러냈다.
전작(‘THE SIN : VANISH’)에서 은신처로 몸을 숨겼던 뱀파이어와 그의 연인은 ‘THE SIN : BLISS’에서 다시 위기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반복되는 위협과 갈등, 그 틈에서 잠시 만끽하는 작은 행복을 지나 두 사람은 마침내 ‘함께하는 것 자체가 축복(Bliss)’임을 깨닫게 된다. 시련 속에서 더욱 깊어지는 사랑의 감정이 앨범 전반을 관통한다.
‘THE SIN : BLISS’는 모든 트랙의 서사와 가사, 사운드가 유기적으로 맞물려 하나의 서사를 완성하는 ‘콘셉트 앨범’이다. 단순히 일련의 사건들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극한 상황에 놓인 인물들이 겪는 복합적인 감정의 결을 밀도 있게 따라간다.
앞서 이번 앨범에 대해 큰 자신을 드러낸 제이는 “음악과 퍼포먼스를 하는 사람으로서 앨범을 준비할 때마다 음악이라든지 퍼포먼스라든지 뮤직비디오, 콘텐츠 모니터링을 많이 한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다음에 이런 부분이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피드백을 주고 받는데, 이번 앨범에서는 모두가 굉장히 이례적으로 똑같은 의견으로 모든 퀄리티가 좋다고 입을 모았다. 모든 부분에 있어서 아쉬움이 제일 없이 준비했던 앨범”이라며 “저희 커리어에서 가장 만족하는 앨범인 만큼 가장 빛날 앨범이라고 확신하고 활동에 임할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THE SIN : BLISS’는 엔하이픈에게 있어 그 의미가 남다르다. 전 멤버 희승이 탈퇴한 이후 7인에서 6인 체제로 선보이는 첫 앨범이자, 리브랜딩 이후 이들이 앞으로 펼칠 방향성을 알릴 전망이다. 어떤 마음으로 ‘THE SIN : BLISS’을 준비했는지에 대해 정원은 “전에도 이번에도 어떤 상황에서든 무대와 퍼포먼스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면서, 같은 마음으로 앨범을 준비했다. 5월 서울 콘을 시작으로 남북미 부산까지, 엔진에게 많은 에너지를 얻었다. 투어를 통해 엔진도 같은 마음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컴백까지 열심히 준비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리브랜딩 이후 엔하이픈이 나아갈 방향성에 대해 “이전에도 엔하이픈에 ‘연결’이라는 키워드가 있었다. 세계와 세계, 사랑과 사랑 등 다양한 연결을 이야기해 왔다. 이번 리브랜딩을 통해서 음악과 무대 외에도 헌혈을 통해서 다양한 분들과 ‘연결’된 활동을 했다. 엔하이픈으로서 선한 영향력이나 좋은 영향력을 드릴 수 있는 활동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맹목적인 사랑을 노래한 첫 트랙 ‘Two Fools’의 온기가 가시기도 전에, 뉴스 형식의 인터루드 ‘속보’가 이어지며 연인은 또다시 추격전의 한복판으로 내몰린다. ‘Stuck’과 ‘Bad For You’는 거듭되는 위기와 갈등 속에서도 서로 뿐임을 재확인하는 곡이다. 도피의 끝에 가까워질수록 두 사람은 서로에게 더 강렬하게 몰입하고, 마지막 축제처럼 타오르는 열기는 ‘사랑의 잔해’와 타이틀곡 ‘Bloody Paradise’에서 절정에 이른다. 그리고 마침내 벼랑 끝에 몰린 이들은 ‘최후의 순간’을 지나 ‘Checkmate’에서 한층 단단한 결속을 이뤄낸다.
가슴 벅찬 여정을 함께한 두 사람은 도피의 결말이 어떠한 모습이든, 지금 이 순간 자체가 인생의 ‘Highlight’임을 깨닫고, 불안과 상처를 찬란한 기억으로 바꿔낸다. 마지막 트랙 ‘가려진 진실’은 끝내 세상의 금기가 된 이들의 이야기를 성급히 닫지 않은 채 길고 짙은 잔향을 남긴다.
이번 앨범은 뱀파이어 도피 사건을 보도하는 ‘미스터리 쇼’ 형식으로 구성됐다. 배우 박정민이 이 프로그램의 호스트를 맡아 묵직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속보’에는 MBC 뉴스데스크의 김수지 아나운서가 직접 리포팅 원고를 작성하고 내레이터로 나서 생생한 현실감을 부여했다.
타이틀곡 ‘Bloody Paradise’는 역설적인 제목처럼 절박한 상황과 대비되는 연인의 내면을 선명하게 포착한다. 도망친 뱀파이어를 쫓는 추격대와 최후의 전투를 앞둔 순간, 이들이 마주한 감정은 공포가 아닌 해방감이다. 마지막일지 모르는 ‘핏빛’(Bloody) 위기에도 서로만을 바라보는 ‘낙원’(Paradise) 같은 둘만의 세계가 어느 때보다 로맨틱하게 그려진다.
해당 곡은 지난 8~9일 열린 월드투어 ‘ENHYPEN WORLD TOUR ‘BLOOD SAGA’’ 부산 공연에서 선공개돼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오직 ‘너’만을 향한 뱀파이어의 사랑을 직관적으로 표현한 안무, 엔하이픈의 유연한 완급 조절과 리드미컬한 춤선이 절묘한 조화를 이뤄 매혹적인 분위기를 완성했다.
부산 공연 당시 공개되지 않았던 노래였음에도 같이 응원하고 따라 불러준 팬들에 굉장히 놀랐다고 밝힌 제이크는 “컴백 전이지만, 많은 응원과 힘을 얻고 컴백을 맞이할 수 있어서 기쁘다. 엔진들이 많이 응원해준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활동할 것”이라고 전했다.
브라질리언 펑크(Brazilian Funk)라는 과감하고 의외성 있는 장르가 곡의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킥 드럼에 의도적으로 더해진 거친 파열음은 청각적 쾌감을 자극하고, 귓가를 맴도는 후렴구 멜로디는 리드미컬하면서도 중독적인 그루브를 완성한다. 배드 버니(Bad Bunny)의 그래미 어워드 수상 앨범 수록곡 ‘DtMF’를 프로듀싱한 줄리아 루이스(JULiA LEWiS)가 곡 작업에 참여해 음악적 완성도를 높였다.
‘Bloody Paradise’에 “레스토랑에서 먹는 떡볶이”라고 비유한 성훈은 “‘Bloody Paradise’를 처음 들었을 때 지금까지 해왔던 곡들과 많이 다르다고 느꼈다. 미니7집의 타이틀이었던 ‘Knife’ 의 성훈 버전을 리믹스로 냈는데, 그때 브라질 펑크 장르를 시도했다. 평소에도 재밌게 듣던 장르였다. 타이틀이 돼서 처음에 굉장히 신선하고 재밌게 다가왔다”며 “처음 느꼈던 것은 레스토랑에서 먹는 떡볶이였다. 떡볶이라는 음식은 주변에서 쉽게 구해서 먹을 수 있고 자극적이면서도 달고 짭짤하다. 고급스럽게 차려졌지만 익숙한 맛”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멤버별 ‘Knife’ 리믹스를 선보인 엔하이픈은 이번에도 ‘Bloody Paradise’로 다양한 리믹스 버전을 발표할 예정이다. 선우는 “이번에도 리믹스가 있다. 각기 멤버마다 열심히 준비했다. 이번 리믹스도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고 당부했으며, 성훈 또한 “‘훈이프’라고 불리는 ‘Knife’(성훈)을 엔진분들도 좋아해주셨지만, 사실 자신을 위해 만든 곡. 제가 챌린지를 하고 싶어서 만든 곡인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엔하이픈은 2020년 데뷔 이래 가파른 상승 가도를 달리며 ‘글로벌 최정상 그룹’의 입지를 굳혔다. 이들은 지난 1월 발매한 미니 7집 ‘THE SIN : VANISH’로 팀 통산 네 번째 더블 밀리언셀러를 달성했다. 22개 도시, 총 35회 공연에 달하는 팀 자체 최대 규모의 월드투어 ‘ENHYPEN WORLD TOUR ‘BLOOD SAGA’’도 순항 중이다. 엔하이픈은 특히 브라질상파울루의 4만 1천 석 규모 스타디움 티켓을 매진시킨 데 이어, 일본 4대 돔 입성을 앞두며 전 세계 엔진(ENGENE.팬덤명)과 교감하고 있다.
제이크는 이번 활동의 목표에 대해 “지난 몇 달간 좋은 성과를 내다보니 내일 있을 컴백도 기대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했다. 올해를 잘 마무리 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라고 했으며, 니키는 “이를 갈고 준비했기에 자신있다”고 자신했다.
한편 엔하이픈의 미니 8집 ‘THE SIN : BLISS’는 오는 21일 오후 1시 전 세계 동시 발매된다.
[용산(서울)=금빛나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