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롯 돋보기] “시청률은 12.7% 찍었는데”…‘현역가왕3’ 화려한 왕관 뒤 씁쓸함

지난 22일과 23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현역가왕3 with 패밀리 페스티벌’을 끝으로, 약 6개월간 전국을 달구었던 ‘현역가왕3’ 전국투어 콘서트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피날레 무대는 전 시즌을 빛낸 주역들과 제3대 가왕 홍지윤을 비롯한 핵심 멤버들이 총출동해 트로트 축제의 장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하지만 기자의 눈에 비친 이번 시즌의 마침표는, 화려한 성공 이면에 오디션 예능 산업이 앞으로 풀어가야 할 뼈아픈 구조적 과제들을 동시에 던져주고 있다.

홍지윤. 사진=MK스포츠 DB

12.7%의 빛… 장르 파괴와 ‘10대 천재’들의 돌풍

물론 이번 ‘현역가왕3’가 남긴 성과는 분명 유의미하다. 최고 시청률 12.7%를 기록하며 화요일 밤의 최강 예능 자리를 굳건히 지켰고, 홍지윤이라는 대형 스타의 서사를 성공적으로 완성해 냈다.

특히 프로그램이 내세운 ‘장르 불문 보컬 대전’의 시도는 트로트의 대중적 영역을 한 단계 확장하는 영리한 기획이었다. 정통 뮤지컬 여제 차지연의 약진은 대중음악과 극예술의 조화를 이끌어냈고, 걸그룹 출신 보컬 강자 솔지의 합류는 음악적 다양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했다.

여기에 김태연, 빈예서, 이수연으로 이어지는 ‘10대 천재 3인방’은 성인 가수 못지않은 폭발적인 성량과 무대 장악력으로 차세대 스타의 탄생을 강렬하게 각인시켰다.

빈예서, 김태연, 이수연. 사진=로드쇼엔터테인먼트

씁쓸한 오프라인 성적표와 파열음

그러나 화려한 방송 화제성이 오프라인 공연계의 실질적인 매출로 이어지는 과정에서는 차가운 시장의 벽에 부딪혔다.

과거 ‘현역가왕’ 시즌 1 서울 콘서트가 12,536장, 시즌 2가 2만 장 이상이라는 경이로운 흥행을 기록했던 것과 대조적으로, 이번 ‘현역가왕3’ 서울 공연은 5,879장 판매에 그치며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이는 휘발성 강한 방송 시청률이, 기꺼이 지갑을 여는 코어 팬덤의 탄탄한 결집으로는 완벽히 이어지지 못했음을 방증하는 냉정한 지표다.

이러한 흥행 실패의 배경에는 불안정한 투어 운영이 자리하고 있다. 당초 5월 공지되었던 원주 콘서트가 내부 사정으로 전격 취소되며 찬물을 끼얹었고, 제작사인 크레아 스튜디오와 파트너사 간에 얽힌 법적 분쟁과 자금 흐름 악화 소식이 외부로 새어 나오며 팬들의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사진=로드쇼엔터테인먼트

상식 밖 심사 점수와 라인업 꼼수… 잃어버린 ‘공정성’

무엇보다 시청자들의 짙은 불신을 자아낸 오디션 운영의 불투명함은 뼈아픈 대목이다. 경연 내내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던 빈예서가 준결승에서 “나이에 비해 기술 중심적이고 순수함이 부족하다”는 모호한 잣대로 탈락하며 대중 정서와 정면충돌했다.

결승전의 심사 기준은 더욱 의아했다. 국민 판정단 투표 1위를 기록한 이수연에게 연예인 마스터들이 571점(8위)이라는 극단적인 최하점을 부여하고, 상위권을 유지하던 프로 가수 솔지에게 상식 밖의 ‘30점’이라는 최저점이 떨어졌다. “미리 정해둔 최종 순위를 맞추기 위한 노골적인 점수 조율이 아니냐”는 시청자들의 합리적 의심과 분노가 폭발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여기에 콘서트 예매가 시작된 이후, 금잔디와 홍자를 아무런 사전 공지 없이 공식 라인업에서 제외하고 탈락자인 김주이와 소유미를 은근슬쩍 투입한 라인업 조정은 치명타였다. 유료 관객과의 신뢰를 최우선으로 삼아야 할 공연 비즈니스의 기본조차 망각한 소통 방식이었다.

현역가왕3 방송화면. 사진=MBN

무대 위 왕관의 무게를 증명해야 할 때

가왕 홍지윤의 탄생과 함께 6개월간의 대장정은 끝이 났다. 프로그램이 거둔 장르 개척의 공로와 높은 시청률은 분명 박수받을 만하다. 하지만 이번 시즌이 낱낱이 노출한 공정성의 훼손, 제작사 간의 갈등, 관객을 기만하는 미숙한 소통 방식은 뼈를 깎는 반성 없이는 결코 해결될 수 없는 무거운 숙제다.

가수의 정직한 땀방울과 팬들의 진심 어린 투표가 흔들림 없는 공정함 속에서 투명하게 빛을 발할 때, 비로소 무대 위의 왕관도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법이다. 다가올 한일가왕전과 차기 시즌을 준비하는 제작진이 이번 ‘현역가왕3’의 씁쓸한 이면을 뼈아픈 반면교사로 삼기를 바란다.

현역가왕3 톱7. 사진=MK스포츠 DB

[MK스포츠 홍동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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