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일” 유망주 신분 조작 위해 가짜 묘비까지 만들었다

메이저리그에서 치밀한 수법을 동원해 조작된 신분으로 팀과 계약한 사례가 적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ESPN’은 29일(한국시간) 소식통을 인용, 클리블랜드 가디언즈와 지난 12월 계약금 280만 달러 계약에 사전 합의한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스위치 히터 내야수 데이빗 세베리노가 사무국으로부터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계약 당시 가디언즈 구단은 2011년 12월 20일생인 세베리노가 2029년 정식 계약을 맺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실제 나이는 2010년 4월 2일생으로 16세인 것으로 밝혀졌다.

유망주 신분 조작을 위해 가짜 묘비까지 동원한 사례가 적발됐다. 사진= MK스포츠 DB

실제 나이대로라면 2027년에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해야 하고 16~17세 선수들이 뛰는 도미니카 여름리그에서 뛰었어야했다. 대신 더 어린 나이대 경쟁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ESPN은 한 스카우트의 말을 빌려 실제 나이대에서 뛰었다면 “겨우 버티는 수준이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리그 사무국의 조사 결과, 해당 선수의 관리자가 실제 나이보다 두 살 어려 보이게 하기 위해 신분을 조작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 조작 과정은 생각보다 치밀했다. 새로운 신분을 만들기 위한 출생증명서 위조, 의료 및 학적 기록 조작, 허위 사망진단서 제출, 심지어 가짜 묘비까지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실제 정체는 다우리 데이빗 세베리노 다마소. 2023년 당시 프란시스코 니에베스라는 이름의 트레이너가 선수 부모의 동의를 얻어 그의 남동생인 ‘데이빗 세베리노 다마소’라는 위장 신분을 만들어냈다.

이 이름으로 2011년 12월 20생으로 허위 출생 신고가 이뤄졌으며, 의료 및 학적 기록도 위조했다. 그 이후 다우리 세베리노 다마소는 데이빗 세베리노 다마소가 되어 위장 신분으로 살아왔다.

그의 원래 정체인 다우리는 사망자로 처리했다. 위조된 사망진단서에는 다우리가 태어난 지 2년 만인 2012년 5월 5일 호흡기 질환으로 사망했다고 기재됐다. 여기에 도미니카공화국 수도 산토도밍고에서 75마일 떨어진 남동부 도시 라 로마나에 묘비까지 세웠다.

세베리노를 지도했던 트레이너 존 페레이라는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출생 증명서 위조는 들어봤지만, 이 친구가 꾸민 일은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다. 이런 일은 처음본다”며 혀를 내둘렀다. 가디언즈 구단과 계약하기 전까지 2년간 그를 훈련시켰던 페레이라는 신분 위조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밝혔다.

ESPN은 어떤 계기로 신분 위조가 들통났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리그 사무국의 조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이미 여러 구단이 “딱 봐도 나이가 더 많아 보인다”는 이유로 의구심을 품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번 징계로 그는 구단과 계약하기 위해서는 1년을 더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 그는 현재 페레이라가 운영하는 아카데미에서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레이라는 그와 그의 부모를 비난할 생각이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 ESPN은 도미니카공화국의 빈곤한 사람들이 거액의 계약을 따내기 위해 느끼는 절박함이 종종 이런 선택으로 내몰곤 한다고 전했다.

도미니카공화국과 베네수엘라에서는 구단들이 인재를 선점하려는 노력을 하면서 선을 넘는 행위들이 벌어지고 있다. 10~11세의 어린 나이의 선수들과 불법적이고 법적 구속력이 없는 사전 합의를 맺기도 하고, 어린 나이 선수들을 장래성 있는 선수로 보이게 하기 위해 스테로이드를 복용하거나 이번 사례처럼 나이를 속이기 위해 서류 위조를 하기도 한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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