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떠난 지 어느덧 시간이 흘렀지만, 그가 남긴 멜로디와 미완의 흔적은 여전히 생생했다.
고(故) 아이언의 생전 미공개 작업 영상이 깜짝 공개되면서, 잊혀졌던 음악가로서의 자취가 팬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고 있다.
9일 고 아이언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아이언 정헌철 - 에피소드 01’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영상과 함께 ‘투. 온리팬스’라는 문구가 적혀 눈길을 끌었으며, 특히 이날은 그가 2016년에 발표했던 첫 정규앨범 ‘록 보텀’의 발매 10주년이 되는 날이어서 의미를 더했다.
현재 고인의 친누나가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해당 채널을 통해, 생전 작업실에서 진지하게 음악에 몰두하던 고인의 모습이 세상에 빛을 보게 됐다.
공개된 영상 속 아이언은 책상 앞에 앉아 흘러나오는 비트에 맞춰 감탄을 자아내는 랩을 이어가고 있다.
옆에서 이를 촬영하던 여성이 미소를 짓자, 랩에 집중하던 그는 뒤늦게 카메라를 발견한 듯 “아 찍지 마”라며 멋쩍은 듯 촬영을 의식하는 소탈한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생전 무대 위에서 강렬하고 거친 에너지를 뿜어내던 모습과는 또 다른, 평범한 청년이자 음악가로서의 진솔한 일상이 고스란히 담겼다.
아이언은 지난 2014년 Mnet ‘쇼미더머니3’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대중에게 강렬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당시 준결승 무대에서 선보인 자작곡 ‘독기’는 음원 차트 상위권을 휩쓸며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이후 2015년 싱글 ‘블루’와 2016년 정규앨범 ‘록 보텀’을 발표하며 독보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해 나갔다.
하지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로 대마 흡연 혐의를 비롯해 전 여자친구 폭행 사건, 후배 소년 폭행 혐의 등 잇따른 구설수와 법적 처벌로 대중의 거센 비판을 받으며 가시밭길을 걸었다. 결국 음악적 재능을 온전히 꽃피우지 못한 채, 지난 2021년 1월 서울 중구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되며 향년 29세의 나이로 파란만장한 생을 마감했다.
비록 생전 씻을 수 없는 과오와 논란으로 불명예스러운 낙인이 찍혔지만, 그가 남긴 음악적 족적과 생전의 자연스러운 일상이 담긴 이번 미공개 영상은 팬들에게 복잡미묘한 감정을 안기고 있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재능은 정말 아까운 뮤지션이었는데 씁쓸하다”, “비록 떠났지만 음악 할 때만큼은 진심이었던 모습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10주년에 이런 영상을 보니 복잡 미묘하네요”, “하늘나라에서는 아무런 구설수 없이 편히 음악하길 바란다” 등 안타까움과 그리움이 섞인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진주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