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이후 적으로 만난 이정후 옛 동료 “그냥 똑같은 경기일 뿐” [현장인터뷰]

지난 8월초 자신을 트레이드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상대한 좌완 로비 레이, 그는 어떤 생각으로 이날 경기를 준비했을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레이는 1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 원정경기를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그냥 똑같은 경기 중 하나일 뿐”이라며 이날 경기를 치른 소감을 전했다.

지난 2022시즌을 앞두고 시애틀 매리너스와 합의한 5년 1억 1500만 달러 계약의 마지막 해를 뛰고 있는 레이는 샌프란시스코가 하위권으로 떨어지자 트레이드 마감을 앞두고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중인 샌디에이고로 이적했다.

로비 레이는 이날 자신을 트레이드한 샌프란시스코를 상대했다. 사진= AP= 연합뉴스 제공

이날 경기는 이번 시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자신을 트레이드한 팀을 상대하는 자리였다. 이정후를 비롯해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들을 적으로 만났다.

이와 관련해 레이는 “딱히 더 동기부여를 느끼거나 그런 생각은 없었다. 그저 내가 세운 계획대로 타자들을 공략하려고 했다”며 특별히 의욕을 갖고 이날 경기를 준비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날 5이닝 4피안타 1피홈런 4볼넷 5탈삼진 5실점으로 주춤했던 그는 “한 장면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좋았다. 공의 궤적이나 움직임이 가장 안정적이었다. 포심 패스트볼은 떠오르는 움직임이 좋았고, 투심은 횡으로 잘 움직였다. ‘그 공’ 하나를 빼면 모든 것이 안정적이었다. 상대가 워낙 훌륭한 선수라 힘든 상황이었다”며 자신의 등판을 돌아봤다.

그가 언급한 ‘한 장면’은 5회말 상황을 말한다. 무사 만루에서 라파엘 데버스를 상대로 0-1 카운트에서 2구째 너클 커브를 낮게 던졌는데 데버스가 이를 퍼올려 우중간 담장을 넘겨 만루홈런을 만들었다.

“공들이 조금씩 빗나갔다”며 말을 이은 레이는 “코스에게 볼넷을 허용할 때도 그랬다. 꽤 잘 던졌다고 생각했는데 약간씩 벗어났다. 패스트볼이 안쪽으로 살짝 빠지거나 투심을 바깥으로 던지려다 빗나가고 그랬다. 그런 상황에서 집중력을 발휘해 볼넷을 내주지 말았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레이는 라파엘 데버스에게 만루홈런을 허용했다. 사진= Getty Images/AFP= 연합뉴스 제공

홈런을 허용한 공에 대해서는 “스트라이크존보다 1피트 정도 낮았고, 아마 땅에 꽂혔을 것이다. 상대가 타격감이 워낙 좋은 타자라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 내가 의도한 대로 던졌다고 생각한다”며 아쉬움을 삼켰다.

그는 “엘드리지는 몸쪽 공을 잘 받아쳐 밀어칠 수 있고, 데버스는 나쁜 공도 홈런으로 만들 수 있다. 두 선수가 함께 타선에 있다는 것은 야구계에서 가장 상대하기 힘든 조합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브라이스 엘드리지와 데버스 두 명의 타자를 상대하는 것에 대해 말했다.

크레이그 스탐멘 샌디에이고 감독은 “경기 내용이 조금 엇갈렸다. 5회 볼넷이 화근이 됐다”며 선발 레이의 투구를 평가했다. “데버스는 우리가 가장 경계할 타자였다. 7-1로 앞서고 있었기에 정면 승부를 피할 이유는 없었다. 본인도 몇몇 공은 되돌리고 싶을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몇몇 타자와의 승부에서 스트라이크 존을 더 적극적으로 공략해 그런 위기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을 것”이라며 평을 이었다.

5회 만루 위기에서도 불펜을 가동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유키(마쓰이 유키)를 준비시키고 있었다. 만루가 된 이후 몸을 풀게했다. 데버스를 상대할 계획은 아니었다. 로비가 상대하게 뒀는데 홈런을 맞았다. 홈런은 때로 상대 공격 흐름을 끊기도 한다. 그에게 다음 타자를 맡겼고 아웃을 잡았다. 그 다음 타자도 아웃시켰다. 마지막 타자까지 처리했으니 상황이 그렇게 흘러간 셈이다. 유키는 준비되어 있었고 언제든 투입할 수 있었지만, 만루 홈런이 터진 후에는 상황이 좀 달라졌었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레이는 이날 득점 지원을 받으며 통산 100승을 달성했다. 사진= Bob Kupbens-Imagn Images= 연합뉴스 제공

레이는 이날 5실점을 허용했지만, 타선이 7점을 뽑아주며 승리투수가 됐고 통산 100승을 달성했다. 그는 “100승을 달성했다는 것은 내게 있어 아주 중요한 이정표다. 특히 이곳에서 기록을 세울 수 있어 뜻깊다”며 기록 달성에 대한 소감도 전했다.

포스트시즌을 바라보고 있는 그는 “기대감이 크다. 우리 팀은 정말 훌륭하다. 불펜진도 믿을 수 없을 정도다. 내가 흔들릴 때 불펜이 팀을 지탱해줬다. 타선도 초반부터 터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전반적으로 아주 탄탄한 팀이고, 딱 좋은 시점에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팀 상황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스탐멘은 “상대가 먼저 점수를 냈지만, 우리가 바로 반격에 나섰다. 대량 득점에 성공했고 계속해서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다. 공격 면에서 아주 출발이 좋았다. 아쉬운 점을 굳이 꼽자면 후반에 점수를 더 내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경기 내용을 돌아봤다.

9회 만루 위기를 극복한 마무리 메이슨 밀러에 대해서는 “투구 내용을 완벽하게 통제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일 때도 금세 감각을 되찾고 제구를 잡아내곤 한다”며 최상의 상태가 아님에도 역할을 해낸 것을 높이 평가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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