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이벤트에서 기분 좋은 승리, 그러나 논란의 판정이 있었다. UFC 라이트급 파이터 톰 놀란(26)은 이에 관한 생각을 전했다.
놀란은 지난 1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가스의 메타 APEX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모이카노 vs 놀란’에서 레나토 모이카노와 메인 이벤트에서 격돌했다.
경기 결과는 3라운드 TKO승. 이 승리로 종합격투기 전적 12승 1패를 기록했다. 통산 여섯 번째 KO 승리.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모이카노같은 전설적인 선수와 맞붙는 것은 어릴 적부터 꿈꿔온 일이다. 꿈을 꾸는 것만 같다. 믿기지 않는다”며 소감을 전했다.
기분 좋은 승리였지만, 논란도 있었다. 1라운드 상대 그라운드 기술에 고전했던 놀란은 2라운드에도 테이크다운을 허용했다. 이후 백을 내주면서 바디 트라이앵글에 갇혔다. 놀란은 리어 네이키드 초크를 허용하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맞섰고, 모이카노도 계속해서 초크를 시도하며 타격을 넣었다.
그런데 여기서 댄 미라글리오타 심판이 논란이 될 만한 판단을 했다. 교착 상태로 판단해 두 사람을 일으켜 세운 것. 이후 놀란은 스탠딩 상황에서 타격으로 상대를 압도했고, 결국 TKO로 끌고 갔다.
경기 후에는 온통 이 판정에 관한 얘기뿐이었다. ‘파라마운트 플러스’에서 경기를 중계한 다니엘 코미어는 이를 “심판의 실수”라 표현하며 “놀란이 보여준 멋진 경기력에 그림자를 드리운 것이 너무 싫다”고 일갈했다.
놀란은 이 장면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을까? 그는 “확실히 말하자면, 내가 스탠드업을 요청한 것이 아니었다”며 당시 상황에 관해 설명했다. “상대가 내 뒤통수를 계속 때렸다. 내 머리를 앞쪽으로 밀어 고정해 둔 상태에서 왼손으로 계속 뒤통수를 가격했다. 그래서 심판에게 ‘규정상 뒤통수를 때리면 안 되는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런 규정이 없다면 상관없겠지만, 엄연히 규정이 있으니 조치를 취해달라는 뜻이었다”며 말을 이었다.
이어 “뒤통수를 때리는 것은 안 된다. 다 이유가 있는 것 아니겠는가? 위험한 부위다.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다. 그 점을 지적했다. 스탠딩 상황으로 돌려달라고 한 것이 아니었다”며 재차 자신의 의도가 아니었음을 강조했다.
‘생각보다 빨리 중단된 것이 놀랍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에는 “한창 경기중이었다. 그냥 지시받은 대로 했을 뿐이다. 심판이 일어나라고 해서 일어났다. ‘아 안 되는데, 계속 바닥에서 싸워야 하는데’같은 생각은 안 했다. 개인적인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냥 시키는 대로 일어나라고 해서 일어난 것”이라고 답했다.
논란의 판정으로 논란이 쏠린 것에 대해서는 “딱히 신경 쓰지는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내가 신경 쓴다고 한들 달라질 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질문한 기자에게 “그가 계속 내 등 뒤에 붙어 있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까?”라고 되묻기도 했다. 그는 “경기 흐름은 확실히 (내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며 “내 생각에 그가 몸통을 향한 킥을 제외하면, 타격 상황에서 유효타를 하나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상대 글러브가 몸에 닿은 적이 거의 없었다. 전부 빗나갔다고 확신한다. 그래플링 상황에서도 강했고, 방어도 튼튼했다. 상대가 초크를 성공시킬 기미조차 없었다. 나는 내 역할을 다했다”며 판정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이길 경기였다고 주장했다.
확실히 상대의 초크 시도를 잘 막아낸 것은 그의 노력이었다. 그는 “모이카노가 등 뒤에 달라붙어 있을 때는 침착해야 한다. 경기장에 들어올 때 전광판에 UFC 역사상 세 번째로 리어 네이키드 초크를 많이 성공시킨 선수라는 기록이 뜨더라. 그가 뒤에 붙었을 때 첫 번째 계획은 바디 트라이앵글에서 빠져나오는 것이었고, 두 번째 계획은 25분이라는 긴 시간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영리하게 대처하는 것이었다. 상대는 실수를 정확히 파고드는 베테랑이다. 무리하게 탈출하려다 잡히거나, 엘보우를 날리려다 걸려드는 식이다. 나는 25분의 시간이 있고, 매 라운드 다시 타격전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언젠가는 결정적인 한 방을 제대로 꽂아 넣을 수 있을 거라 확신했다. 인내심을 갖고 안전하게 경기하면서, 너무 많은 타격을 허용하지 않으려고 했다”며 이날 경기 계획에 대해 말했다.
경기 양상이 바뀐 두 가지 장면에 대해서도 말했다. “하나는 상대가 나를 메치려고 했을 때 내가 상대 머리 위로 떨어진 상황이 있었다. 충격이 제대로 전달된 느낌이었다. 상대가 타격을 입었음을 직감했다. 두 번째는 잽을 던진 뒤 하이킥을 날렸을 때다. 상대 머리 위를 살짝 스쳤으나 계획된 전략이었다. 상대가 내 왼쪽으로 빠졌다가 다시 오른쪽 골반으로 파고들 것을 예상하고 준비했다. 그래서 왼쪽으로 페이크를 주고 하이킥을 날려 머리를 맞혔다. 상대 눈이 풀리는 것을 보고 ‘경기를 끝낼 수 있는 결정타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중앙으로 니킥을 넣었는데 잽을 맞힌 뒤 상대가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이 보였다. ‘테이크다운을 시도하겠구나’ 싶어 타이밍을 맞춰 중앙으로 니킥을 꽂아 넣었다. 두 번 정도 성공시켰을 것”이라며 경기 내용을 복기했다.
논란의 판정이 있었지만, 두 선수는 결과를 깔끔하게 받아들였다. 모이카노는 경기 후 자신의 X에 “축하한다 놀란, 너는 짐승이야!”라는 글을 남겼다.
놀란은 “모이카노를 정말 좋아한다. 어릴 때 유튜브에서 그의 하이라이트 영상이나 인터뷰를 자주 찾아봤다. 내게는 롤모델같은 존재였다. 그를 진심으로 존중한다. 그가 나를 존중하지 않았더라도 나는 변함없이 내 모습 그대로일 것”이라며 모이카노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케이지 안에서 그를 마주했을 때 그를 ‘그 사람’으로 보지 않았다. 그저 앞에 있는 하나의 실루엣, 이겨내야 할 상대였다. 경기가 끝난 지금, 영웅을 꺾었다는 사실에 스스로가 자랑스럽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 선수에게 존경심을 느낀다. 부디 잘 추스르고 회복해서 다음 경기에 나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메타 랭킹 기준 라이트급 14위에 올라 있는 그는 다음 목표와 관련해 “대결이 재미있을 거 같다”며 랭킹 10위 마테우스 감롯을 원하는 상대로 지목했다. “그와 싸우게 된다면 훈련 캠프 기간 내 최고의 기량을 끌어낼 수 있을 거 같다. 스타일 면에서도 흥미로운 대결이 될 것이다. UFC가 알아서 알려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경기를 앞두고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겠다’거나 ‘이런저런 행동을 보여줘야겠다’는 식의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내게 이번 경기는 그저 내가 보여주고 싶었던 싸움이었고, 과거의 나 자신에게 ”나도 이곳에 나와 거구의 상대를 이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싶었던 무대였다. 결국 해냈다. 지금은 이 순간을 온전히 즐기려고 한다. 그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지켜볼 것“이라며 다음 행보에 관한 생각을 전했다.
한편, 놀란은 이 경기로 이번 대회 ‘퍼포먼스 오브 더 나잇’에 선정돼 상금 10만 달러를 추가로 받았다.
상금으로 무엇을 할지를 묻자 “보너스가 당장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 받으려면 시간이 좀 걸린다. 현명하게 대처할 생각이다. 이달 안에 집을 비워줘야 해서 제대로 자리를 잡으려고 한다”며 현실적인 답변을 내놨다.
[라스베가스(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