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승기가 고등학생 시절 故 신해철의 지하 작업실에서 직접 노래를 부른 뒤 데뷔 앨범 마지막 곡 ‘앵콜’을 받았던 22년 전 기억을 꺼냈다.
4일 이승기의 유튜브 채널 ‘이승기2’에는 ‘이승기 편의점 통화’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이날 이승기는 데뷔 앨범을 프로듀싱했던 싸이와 통화하던 중 고등학생 시절 밤에 신해철의 지하 작업실을 찾아갔던 일을 회상했다.
당시 싸이는 신해철에게 이승기를 소개하며 “얘 록을 좀 시켜보려고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신해철은 고등학생 이승기에게 “너 한번 불러봐”라고 했고, 이승기는 그 자리에서 노래를 불렀다.
이승기는 “내 1집 앨범 마지막 수록곡이 ‘앵콜’이었는데, 그게 지금 돌아가신 고 신해철 선배님께서 주신 곡”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해철 앞에서 직접 노래를 불렀던 기억을 떠올리며 “그래서 곡을 주셨다”고 설명했다. 싸이를 따라 밤에 찾아간 지하 작업실에서의 만남이 실제 데뷔 앨범 수록곡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승기는 2004년 정규 1집 ‘나방의 꿈’을 발표하며 가요계에 데뷔했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그는 ‘내 여자라니까’로 큰 사랑을 받았지만, 데뷔 앨범에는 신해철의 손길도 남아 있었다.
신해철은 2014년 10월 27일 향년 46세로 세상을 떠났다. 지난 10월 27일은 고인의 12주기였으며, 이승기는 그로부터 8일 뒤 공개된 영상에서 22년 전 만남을 다시 떠올렸다.
이날 이승기가 신해철과의 기억을 꺼낸 계기는 싸이의 록밴드 제안이었다.
싸이는 이승기에게 예전부터 록밴드 결성을 권했다며 “나는 지금도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어 밴드의 보컬을 맡아 실제 연주가 가능한 멤버들과 함께 음악을 해보라고 제안했다.
싸이는 “지금 록이 오고 있다. 밴드의 시대도 오고 있고”라며 이승기가 록 음악을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승기는 싸이가 자신을 처음 프로듀싱할 때부터 록 음악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바로 그 과정에서 싸이가 자신을 신해철의 작업실로 데려갔다는 것이다.
이어 “형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서로 장르는 다르지만 록에 대한 애정이 있다”며 싸이의 새로운 제안을 받아들여 록밴드 결성을 고민해보겠다는 뜻을 전했다.
신해철이 이승기의 데뷔 앨범에 남긴 곡은 ‘앵콜’ 하나만이 아니었다.
2004년 발표된 이승기의 정규 1집 ‘나방의 꿈’은 첫 번째 트랙 ‘시작’부터 신해철의 작품이었다. ‘시작’은 신해철이 작곡·편곡했으며, 마지막 12번 트랙 ‘앵콜’ 역시 신해철이 작곡·편곡하고 싸이가 작사했다.
고등학생 이승기에게 직접 노래를 불러보라고 했던 신해철은 그의 첫 앨범에서 ‘시작’과 ‘앵콜’, 처음과 마지막을 모두 맡은 작곡가였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