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오늘의 목표는 일단 5이닝이다.” 22일 고척 삼성전 등판을 앞둔 신재영(넥센)의 각오였다. 다승왕 경쟁 속 프로 첫 10승을 올릴 기회. 그러나 신재영은 기본과 설욕에 충실하고자 했다.
의아할지 모른다. 신재영은 ‘이닝이터’다. 13경기에서 79⅓이닝을 소화했다. 팀 내 1위 피어밴드가 14경기 81이닝이란 걸 고려하면, 경기당 평균 이닝은 신재영의 우위.
그는 지난 5월 28일 수원 kt전 이후 4경기에서 26이닝을 책임졌다. 최소 6이닝은 기본 옵션이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유력한 신인왕 후보. 다승 및 평균자책점 타이틀 경쟁까지 치를 정도로 빼어난 실력을 뽐내고 있다. 9승의 신재영은 22일 경기서 승리투수가 될 경우,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한다. 그에 따른 동기부여가 강할 터. 하지만 신재영은 다른 곳을 바라봤다. 아쉬웠던 한 가지를 털어낼 기회라고.
신재영은 13경기 중 5이닝을 버티지 못한 게 딱 1번이다. 지난 5월 5일 대구 삼성전이다. 호되게 당했다. 박해민의 빠른 발을 의식하다 보크로 실점하는 실수를 범했다. 장타도 많았다. 피안타 6개 중 장타가 4개였다. 5회 1사 2루서 구자욱에게 3루타를 맞은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4⅓이닝 6피안타 4탈삼진 5실점. 최소 이닝 및 최다 실점. 갚아야 할 빚이 있는 셈이다. 신재영을 가장 잘 공략했던 삼성은 좌타자 라인업으로 맞섰다. 1번 박해민부터 6번 최선호까지 좌타자 일색이다. 부득이한 변화다. 배영섭, 김상수가 발목 통증으로 선발에서 빠지면서 좌타자를 전면 배치했다.
삼성은 공격적이었다. 79⅓이닝 동안 볼넷 6개만 내줬던 신재영을 상대로 볼카운트를 끌고 가는 건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 빠르고 적극적으로 신재영의 공을 쳤다.
그러나 삼성의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신재영의 기막힌 제구와 묵직한 구위에 당했다. 신재영의 투구수만 줄여준 꼴. 신재영은 5회까지 64개의 공으로 2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이번에는 보크와 연타도 없었다. 장타도 4회 2사 후 최형우에게 맞은 게 유일했다.
신재영의 목표였던 5이닝까지 거침없이 달려갔다. 경기 시작 1시간여 만에 목표 달성. 5회에는 공 4개만으로 3타자를 모두 내야 땅볼로 유도했다.
짠물 피칭까지 더해졌다. 신재영은 6회 2루타(박해민), 볼넷(이승엽)을 내주며 가장 큰 위기를 초래했으나 최형우를 내야 땅볼로 처리했다. 이어 7회에는 탈삼진 2개를 솎아 삼자범퇴. 자신의 임무를 120% 수행했다. 7이닝 3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 ‘판타스틱.’ 신재영의 시즌 베스트 피칭이었다.
지난 2012년 프로에 입문해 트레이드까지 경험했던 그는 ‘늦깎이’다. 오랜 무명의 시간을 지낸 뒤에야 빛을 보기 시작했다. 신인왕 후보 1순위, 나눔 올스타 선발투수 팬 투표 중간 1위 등으로 올라서더니 데뷔 첫 해 14경기 만에 두 자릿수 승리까지 기록했다. 넥센 국내 선수의 선발 10승은 2009년 이현승(현 두산) 이후 7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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