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카드 결정전 승리에 이어 13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팀 영봉승으로 압승하면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 LG. 그에 맞선 2차전 넥센 선발 밴헤켄에게는 초반부터 철저하게 LG 타자들의 기세를 봉쇄할 단단한 경기가 필수였다.
그 절박했던 ‘철벽방어’ 임무를 넥센의 에이스가 해결한 방법은 적극적인 공격 피칭이었다. 밴헤켄은 3회까지 상대한 11타자 중 8타자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던졌다. 고작 34구로 3이닝을 막아낼 만큼 빠른 템포로 승부했다. LG 타자들은 밴헤켄의 강점인 포크볼에 대해서도 많은 대비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초중반의 밴헤켄은 언뜻 포크볼 등장 순서로 생각됐던 타이밍에서도 (투수에게 유리한 볼카운트에서도) 빠른 속구를 거침없이 찔러 넣으면서 LG 타자들을 압박했다.
당당했던 에이스 넥센 밴헤켄은 공격적인 피칭으로 준PO 2차전의 LG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사진(고척돔)=김재현 기자
반면 LG 우규민의 모습은 대조적이었다. 사실 1승을 먼저 따낸 LG 양상문감독이 경기 전 “우규민은 편하게 던지면 된다”고 여유를 기대했던 투수다. ‘밑질 것 없다’고 당당하게 달려들기에 오히려 유리한 입장이었던 우규민이었지만, 호기로운 피칭은 밴헤켄에게 양보한 채 우규민은 수비적인 피칭으로 자꾸 어려운 승부를 했다. 1회 1사후 넥센 고종욱에게 안타를 맞은 뒤 2번 김하성을 상대했을 때 우규민은 먼저 2스트라이크를 잡고도 승부구를 던지지 못하고 풀카운트 8구째까지 몰렸다. 그 결과 배트에 걸렸던 8구째가 LG 2루수 손주인을 살짝 넘기면서 선취점을 내주고 말았다. 타격보다 먼저 스타트를 끊었던 1루주자 고종욱 때문에 베이스 쪽으로 움직였던 손주인의 위치가 불행했고, 이후 타구 처리가 매끄럽지 못했던 사이 고종욱이 홈까지 내달렸던 장면이다. LG에게 불운했던 선제 실점이었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 먼저 김하성과 승부했던 우규민이 적어도 볼카운트 2B2S 이전에 승부구를 던졌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
우규민이 1회 (결국 결승득점 주자가 됐던) 고종욱에게 안타를 맞았던 공과 3회 임병욱에게 1점홈런을 허용했던 공은 두 개 모두 포수가 바깥쪽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몸 쪽으로 들어갔던 ‘반대투구’다. 몸쪽 승부는 지난해 포스트시즌의 ‘챔피언배터리’ 니퍼트-양의지(두산)가 가을을 지배했던 무기다. 치밀한 계산과 준비가 뒷받침된 후 의도된 몸쪽 공은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지만, 바깥쪽을 조준하다가 애매하게 밀려들어가면 오히려 타자들이 힘차게 받아칠 공이 되기도 쉽다.
1-1로 균형을 맞추면서 16일부터의 3,4차전이 더욱 흥미로워졌다. 톱타자 김용의가 펄펄 날았던 1차전과 그가 침묵했던 2차전, LG 타선은 딴판이었다. ‘기세의 전장’ 잠실벌로 되돌아간 LG에겐 ‘분위기’를 이끌 테이블세터진의 활약이 중요하다.
넥센은 2경기 연속 두 자리 수 안타를 때렸지만, 1차전에선 영패했고 2차전에서는 7회 무사만루에서 5,6번의 중심타선이 단 1점을 불러들이지 못했다. 페넌트레이스의 기적을 이끌었던 착실한 득점력을 되살리기 위해선 중심타선의 화력 회복이 간절하다. (SBS스포츠 프로야구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