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승민 기자] 얼굴만 보고 맡기기에는 너무 무거운 자리. 한국 야구-소프트볼의 미래가 걸린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회장 선거(30일)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두 후보가 모두 10대 공약을 발표했지만, 출마의 진정성과 공약의 현실성을 세세하게 검증하기에는 시간과 기회가 많이 부족한 선거전 중에 MK스포츠가 두 후보를 릴레이 인터뷰했다.
기호 2번은 한국프로야구 최다승의 명장, 출마 의사를 밝힌 지 딱 사흘 만에 선거전 판도를 뒤엎은 ‘거물’ 카드, 위기의 야구계를 야구인의 힘으로 해결하겠다는 김응용 야구학교 총감독(75)이다.
▶ ‘스타군단’과 ‘부자구단’, 그리고 ‘관리단체’ ‘명장 김응용’은 한국 프로야구사의 대체 불가능한 인물이다. 감독 통산 1567승, 한국시리즈 10차례 우승을 일궈냈고 프런트 최고 수장인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그 화려한 시절의 대부분을 김 감독은 최선의 능력을 뽐낼 수 있는 최고의 자산들과 함께 했다. 그에게는 줄곧 축복받은 재능의 선수들이 있었고 KBO 최고 수준의 지원과 시스템을 갖췄던 ‘명가’ 구단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 그가 도전하는 자리는 대한체육회 관리단체 처지의 대한야구협회와 전국야구연합회, 대한소프트볼협회 등 3개 단체의 통합 야구협회 초대 회장이다. 난제가 산적한 험한 자리인데다 ‘한평생 야구인’인 그로서는 믿음직하게 내세울 확실한 재정 대책도 어렵다. ‘정부 지원을 유도하고 기업계, KBO 등으로 부터 모든 능력을 집중해 필요 예산을 책임지고 확보하겠다’는 다소 막연한 공약이 최선이었다.
어쩔 수 없는 의문, 위기의 야구협회를 이끄는데 필요한 ‘검증된 행정 경험이 부족하다’는 비판에 김 후보는 강하게 반박했다. “삼성 사장으로 6년을 지내는 동안 풍부한 세일즈와 적극적인 마케팅, 대외 협력 업무를 경험했다”고 강조한 김 후보는 “포항야구장 신축을 위해 노력하고 중고교 야구팀 확대에 애쓰면서 힘든 일이 많았다”고 밝혔다. 보기보다 궂은 과정들을 통해 쌓은 행정 능력을 자부하는 모습이었다. 그동안 야구계가 중구난방의 분열 문제를 앓고 있었던 데다 3개 단체의 통합으로 더욱 혼란도 예견되고 있는 만큼 ‘김응용 카드’가 발휘할 수 있는 강력한 구심점 역할에 대한 자신감도 숨기지 않았다.
“2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야구계 선후배들의 끊임없는 권고를 받아왔다”는 김 후보는 “출마 의사를 공개한 것이 선거 일주일 전일뿐이지 야구협회 수장의 역할과 과제에 대해서는 오랜 고민과 관찰을 했다”며 그 역시 ‘준비된 후보’임을 어필했다.
▶ ‘학생답게’, ‘아마추어답게’, 기본에 대한 의지 김 후보는 현행 고교야구의 전국대회 방식을 전면 재조정하고 주말리그 진행방식을 철저하게 뜯어고쳐야 한다는 데 의지를 보이고 있다. 선수의 학습권을 보장하고 공부하는 학생선수를 키워내야 한다는 원칙에 동감하지만, 비현실적인 ‘좋은 소리’만 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주중에는 공부하고 주말에만 운동하라며 주말리그를 운영해봤자 현실은 주중에도 운동하고 주말에도 운동하는 선수들이 있을 뿐이다. 의미 없는 주말리그의 구획정리를 버리고 현실적으로 선수들의 효율적인 운동과 최소한의 학습 방법을 찾겠다”는 김 후보는 기본적으로 주말리그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중고교 야구팀들이 운영비의 상당부분을 학부모 후원에 의존하면서 여러 부작용과 사고의 불씨를 키워온 문제는 당장 해법이 쉽지 않다. 김 후보는 숙제의 해결에 앞서 숙제의 크기를 줄이는 데 관심을 보였다. “지금 학교 야구팀들은 운영비 예산 자체가 너무 커진데 문제의 원점이 있다. 공을 프로선수들 만큼 쓰고 해외 전지훈련을 다니는 등 훈련이 너무 럭셔리하다. 아마추어다운 예산과 경비로 적당한 훈련을 해야 경비 문제, 학습 문제 등을 복합적으로 해결해나갈 수 있고 보다 많은 고교 팀들을 수월하게 만들 수 있다.” 그동안 중고교 야구팀들이 벌여온 엘리트 야구의 성과 경쟁을 비판하면서 건강하게 야구의 저변을 넓히는 ‘양적확대’에 시선을 두는 모습이었다.
▶ 프로의 인맥, 아마의 일꾼 야구계에서 잔뼈가 굵은 이력만큼 김 후보 역시 주변의 ‘인맥’에 대한 의혹을 받고 있다. 프로 출신 인사들의 무분별한 협회 진출 가능성이 걱정을 사기도 하고, 순수하지 않은 ‘자리욕심’으로 그를 집요하게 추대했다는 인물들의 이름이 뚜렷한 근거 없이 떠돌기도 한다.
김 후보는 “우리 아마야구가 이래선 안 된다는 위기감과 야구계에 대한 사명감 하나로 입후보했다”는 의지를 강조하면서 “회장 당선 후 함께 할 집행부에 대한 밑그림이 전혀 없다”며 ‘섀도 집행부’의 존재를 단호하게 부인했다. 다만 통합 야구협회의 미래를 건설할 초대 집행부인 만큼 “절대 어떤 사람들은 안 된다는 ‘금기 리스트’는 갖고 있다”고. 프로에서 오래 일했을 뿐 아마야구계와 관련이 없는 사람들, 아마야구계에 문제를 일으킨 사람들은 철저하게 배제하고 아마야구를 위해 헌신할 사람들을 가려 쓰겠다는 깨끗한 인사원칙을 분명히 했다.
김응용 후보는 불과 일주일전에 통합 야구협회장 회장 선거에 뛰어들었다. 지나치게 짧은 준비기간이 걱정을 사지만, 지난 2년간의 깊은 고민 끝에 출마를 선언한 진정성을 어필하고 있다.
▶ 김응용 후보의 10대 공약 야구계 대화합 / 협회 연간운영비와 지원기금 등 총 20억원 책임조성(정부유도, 기업협찬, KBSA 메인 스폰서 유치 등) / 고교 100개팀-대학 40개팀 확대 목표 / 야구정책 개선(전국대회 개최방식 전면 재검토, 주말리그 개선, 프로팀 신인지명 10월 이후로 조정) / 미디어프렌들리(아마야구 TV중계 확대) / 교육지원 서비스 개선(일구회-백구회-한은회 등과 협의해 순회교육 프로그램 활성화) / 2020도쿄올림픽 금메달 목표-스포츠외교 및 국제적 위상 강화(국가대표 상비군 제도 활성화) / 심판 처우개선 및 위상 제고 / 야구계 대통합 속 특화(생활체육 대회 확충 및 구장 확보, 소프트볼 전용구장 확보 및 지원강화, 여자야구 인프라 확대 및 대회 경기 활성화) / 일자리 확보(실업팀 창단 유도, 지도자 및 심판들의 중국을 비롯한 해외 진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