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마음을 보여줘’, 야구선수들 정서표현 부족하다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승민 기자] 야구선수들과 일반 학생들의 성격 특성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고 표현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고, 이는 치열한 경쟁이라는 스트레스 상황 속에서 돌발 행동이라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6KBO윈터미팅 발전포럼에서는 야구발전위원인 서울대 심리학과 김수안 박사가 ‘유소년 야구선수의 멘탈 강화’를 주제로 야구선수들의 멘탈 특성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국내 고교 야구선수들을 대상으로 ‘일탈예방 및 경기력 향상을 위한 심리진단’을 실시한 김 박사는 고교 야구선수들의 심리를 종합 진단하면서 이들과 같은 학교에서 수학하고 있는 일반 학생들의 심리 진단을 함께 실시해 두 집단의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선수들은 성실성, 몰입, 통제, 자기조절, 대인관계 등 거의 모든 일반성격 특성 항목에서 일반 학생들과 비슷한 수치를 보여 뚜렷한 차이점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예의와 책임감은 오히려 일반 학생들보다 높았다. 단체생활, 선후배간 위계 속에서 선수들이 ‘순응’을 학습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일반 학생들과 구분되는 선수들의 멘탈적 특성은 자극에 대한 반응, 대처에서 나타났다. 선수들은 정서표현이 일반 학생들에 비해 크게 부족했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역경이 발생했을 때 일반 학생들에 비해 스스로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고 꾹 참는다는 의미다.

김 박사는 “경쟁적이고 성취지향적인 운동 상황에서 계속적으로 감정을 억제할 경우, 스트레스 상황에서의 갑작스러운 돌발행동이라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진단하면서 야구선수들이 “효과적인 감정표현 훈련을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포럼에 참가한 야구인들은 “어렸을 때부터 합숙과 팀 훈련 등 단체생활을 하는 야구선수들은 집단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데에 더 익숙하다. 대체로 (표현하지 않고) 참는 것이 더 안전하고 유리할 때가 많다”며 안타까워했다.



학생선수 시절부터 학습된 정서표현의 억제가 성인선수가 된 이후 충동적인 일탈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심리학적 분석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리그가 선수들의 잇단 일탈 사고로 끊임없는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선수들의 멘탈 육성이 야구계의 가장 중대한 과제 중 하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김 박사는 프로야구 선수들 중 직업에 대한 자긍심 및 야구에 대한 내적 동기가 부족하거나 상황판단능력, 책임감, 도덕심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사례가 적지 않다고 현재의 위기를 진단하면서 야구선수들의 멘탈 강화와 일탈 행위 예방을 위해 ‘멘토링 시스템’을 통한 자기관리, 긍정성을 높이는 멘탈 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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