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승리,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아 주셨으면” 대표팀 주장 손흥민의 당부 [현장인터뷰]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이날의 승리를 당연하게 여기지 말아 달라는 부탁을 남겼다.

손흥민은 31일(한국시간) 미국 유타주 프로보에 있는 브리검영대학교(BYU) 내 위치한 스미스 필드하우스 사우스필드에서 열린 트리니다드 토바고와 평가전 5-0으로 이긴 뒤 가진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잘해줬다”며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이날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전반에만 두 골을 기록했다. 후반 16분 교체로 물러날 때까지 위력적인 공격을 보여줬다. 이번 시즌 LAFC에서 골이 없었던 답답함을 한 번에 날려버리는 활약이었다.

한국 손흥민이 첫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제공
한국 손흥민이 첫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제공

그는 “경기에서 이기는 것은 절대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좋은 부분들은 좋은 부분 대로, 고쳐야 할 부분들은 고쳐서 월드컵을 잘 준비하는 게 중요한 거 같다”며 생각을 전했다.

“지금이 다가 아니다”라며 말을 이은 그는 “기분은 골 넣었을 때랑 넣지 못했을 때랑 비슷하다. 항상 차분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게 내가 해오던 축구 방식이다. 들뜨거나 그런 것은 전혀 없다. 그저 월드컵을 어떻게 하면 더 최선의 상태로 치를 수 있을까를 더 생각하게 되는 하루인 거 같다”며 차분함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항상 겸손하게 축구를 하려고 하고 있다. 우리가 5-0으로 이겼지만, 우리를 5-0으로 이긴 팀도 있다. 항상 겸손하게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이것보다 더 큰 무대가 기다리고 있기에 이겨도 너무 들뜨지도 않고 져도 다운되지 않는 모습으로 준비하고 싶다. 선수들과도 얘기를 많이 나눌 예정”이라며 말을 이었다.

손흥민이 후반전 교체되며 홍명보 감독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제공
손흥민이 후반전 교체되며 홍명보 감독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제공

주장으로서 만족스러운 점을 묻자 “선수들이 이런 결과를 얻는 것 자체가 자신감을 끌어내는 데 있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능력 차이를 많이 얘기하지만 자신감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능력이 좋은 만큼, 자신감을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지난 3월 두 차례 평가전에서 떨어진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됐을 거라 생각한다. 이 분위기를 계속 이어 나갈 수 있도록 선수들과 이야기하고 플레이도 자신 있게 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의 말대로 대표팀은 지난 3월 유럽에서 치른 A매치 결과가 좋지 못했다. 코트디부아르에 0-4, 오스트리아에 0-1로 졌다.

손흥민은 ‘3월에 비하면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가?’라는 질문에 잠시 생각에 잠긴 모습을 보이더니 “항상 결과로 얘기하는 거 같아 조금 안타깝기는 하지만, 3월에는 득점도 없었고 안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기에 많은 얘기가 오간 거 같다”며 생각을 전했다.

이어 “우리는 단단하게 선수끼리 뭉치며 무너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그런 모습이 어떻게 보면 충분히 칭찬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느 팀과 상대해도 5-0으로 이기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것이다. 기자 여러분들도 절대로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아 주셨으면 좋겠다”며 이날 승리를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아 달라는 부탁을 남겼다.

그는 “선수들이 칭찬받아야 할 때는 칭찬을 받고, 안 좋은 경기를 할 때는 나쁜 소리를 당연히 들어야 하지만, 우리가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얘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좋게 봐달라’는 말까지는 못하겠다. 솔직하게 봐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한국 손흥민이 두번째 골을 넣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제공
한국 손흥민이 두번째 골을 넣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제공

한편, 이날 경기는 대표팀의 고지대 적응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자리이기도 했다. 손흥민은 이와 관련해 “더 높은 곳도 갔다 와서 그런지 나쁘지 않은 거 같다. 다른 선수들은 물어보지 않아서 어떤지 모르겠다. 일단은 우리가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있으니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오늘 경기도 괜찮았던 거 같다. 앞으로 남은 시간 더 잘 적응해 좋은 경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고지대 적응에 문제가 없음을 알렸다.

이날 경기로 대표팀 통산 56득점을 기록, 1위 차범근(58개)에 2개 차로 다가선 그는 이 기록에 관해서는 “별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기록으로만 그 자리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기록을 깨더라도 그분은 언제나 내게 위대한 선수로 남을 것이기에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무조건 골이 아니라 선수로서 좋은 플레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초점을 두고 항상 팀을 위해서, 팀이 필요로 하는 것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말했다.

대표팀 캠프 기간 나온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의 사퇴 소식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서 얘기하는 것 자체가 조심스럽고, 내가 얘기할 위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협회에는 중요한 일이지만, 선수에게는 월드컵이라는 꿈의 무대가 바로 앞에 있기에 흔들리지 않고 팀을 하나로 뭉쳐 거기에만 집중하도록 힘을 쏟고 있다. (사퇴 소식은) 선수들도 놀랐을 것이고 나도 놀랐지만, 차분하게 해나갈 것들을 하나하나 해나가고 있다”며 해야 할 일에 집중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프로보(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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