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지난 13일 잠실 한화-LG전이 끝난 뒤 관심은 데뷔 첫 승을 올린 김재영(24)에게 쏠렸다. 112구 6⅔이닝 무실점의 역투가 눈을 즐겁게 했지만, 잠실구장에서 LG를 상대로 1년 전과 180도 달랐던 사연도 귀를 열게 했다.
혼자 공을 던진 것은 아니었다. 2명의 투수가 더 있었다. 김범수(22)는 시즌 첫 등판에서 1이닝 1피안타 무실점과 함께 승리의 하이파이브를 했다.
2번째 투수의 역투도 인상적이었다. 7회 2사 1,2루서 등판한 안영명(33)은 두 차례나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지만 실점 없이 막았다. 김재영의 무실점도 안영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모처럼 깔끔했다. 그 전까지 안영명이 실점 없이 경기를 마친 적은 1번(4월 22일 수원 kt전 1이닝 무실점) 밖에 없었다. 마운드에서 마음 편하게 내려간 게 적었다.
8회 2사 후 이형종(28)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으나 오히려 좋은 계기가 됐다. 그 동안 흔들렸던 피칭 밸런스가 잡혔다. 안영명은 133km 슬라이더로 최재원(27)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서 임무를 끝마쳤다.
안영명은 “(김)재영이가 어려운 시기에 잘 던져줬다. 그래서 내가 잘 던져서 (승계주자 실점 없이)잘 마고 싶었다. 볼넷 이후 피칭 밸런스를 되찾으며 타자와 승부에만 집중했다”라고 말했다.
안영명은 예비 FA다. 1년 전 어깨 수술로 미뤄졌다. 건강을 회복한 만큼 올해 그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4월 행보는 썩 긍정적이지 않았다. 7경기 2패 평균자책점 6.92를 기록했다. 64타자를 상대해 피안타를 20개나 허용했다. 두 차례 선발 등판 기회가 주어졌지만 모두 조기 강판했다.
그 점에서 지난 13일 LG전 호투는 의미가 있다. 5월 들어 달라진 안영명을 엿볼 수 있다. 지난 4일 문학 SK전에도 5회 강판했지만 4⅓이닝 2실점으로 3번의 선발 등판 경기 중 가장 나았다. 4회까지는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2경기뿐이나 안영명의 5월 평균자책점은 3.18이다. 무엇보다 안정감을 더하며 깔끔해지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안영명은 “몸 상태는 매우 좋은 편이다. 하지만 스스로 욕심이 많아 심리적으로 흔들렸다. 피칭 밸런스도 좋지 않아 감독님께서 지도를 해주시기도 했다. (LG전 등판도)10점차가 되자 나를 부르셔서 준비하라고 하셨다. 점수차가 크더라도 (내게는)깔끔하게 막는 게 중요했다”라고 말했다.
LG전은 시즌 2번째 등판이었다. 첫 선발 등판이었던 지난 4월 20일 대전 경기에서는 LG 타선에 호되게 당하며 2회(1⅔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다.
안영명은 “특별히 LG를 의식한 것은 아니다. 그저 지난 경기가 좋지 않았다면, ‘이전보다 더 잘 하자’라는 바람밖에 없다. 앞으로 계속 좋은 경기를 펼쳐야 한다. 다음에는 볼넷도 없이 더 깔끔하게 던지겠다”라고 전했다.
안영명(왼쪽)은 지난 13일 잠실 LG전에서 7회 2사 1,2루서 등판해 두 차례 실점 위기를 막았다. 사진=김영구 기자
안영명은 최근 시즌 초반 성적이 우수하지 않았다. 특히 5월은 고비였다. 2014년과 2015년의 평균자책점은 각각 7.08과 7.71이었다. 그는 2017년 5월은 다른 5월을 꿈꾸고 있다.
안영명은 “내가 시즌 초반 잘 했던 해가 있었나. ‘차차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내 경력도 적지 않다. (어느 때보다)훈련도 많이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안영명은 올해 스윙맨이다. 선발진과 불펜을 오가고 있다. 9경기 중 3경기는 선발 등판이었다. 그는 “특별히 보직에 대한 욕심은 없다. 오히려 둘 다 맡을 수 있는 게 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주어진 역할마다 잘 해내고 싶다. 뭐랄까, 책임감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3패 평균자책점 5.79로 아직은 제대로 활약한 게 없다. 더 잘 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안영명은 “지난 경기에 대해 아쉬워하기보다 앞으로 뛸 경기를 생각하며 준비하고 있다. 어느 위치에서든 보탬이 돼 팀 승리에 이바지하고 싶다. 그러려면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라며 의지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