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선발 복귀 데드라인은 7월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언제까지 남의 나라 귀한 선수에게 이상한 역할을 맡길 생각일까? 류현진의 첫 변신은 성공적이었지만, 지금부터가 문제다.

다저스는 지난 26일(이하 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상대로 내셔널리그에서 흔히 보기 어려운 투수 기용을 했다. 선발 마에다 켄타가 5이닝을 맡고, 또 다른 선발 투수 류현진이 두번째 투수로 나와 4이닝을 다 막으며 세이브를 기록했다.

로버츠는 "이기는 방법은 한 가지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자위했지만, 어제같은 방식은 마이너리그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변태같은 투수 기용 방식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지명타자가 있는 아메리칸리그에서 선발진이 약한 하위권 팀에서나 가끔 나올 마운드 운영이었다.

류현진은 이 낯설고 기괴한 역할에 성공적으로 적응했다. 그러나 과정은 쉽지 않았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몸푸는 타이밍을 맞추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6회부터 등판하기로 약속된 상황이었음에도 그랬다. 그에게 롱 릴리버 역할은 허리 둘레는 맞는데 다리 길이가 짧은 옷같이 어색했다. 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자리는 결국 선발이다. 류현진도 "선발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그만큼 선발 복귀 의지가 강했다.



류현진은 언제쯤 로테이션에 복귀할 수 있을까? 그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올 수도 있다. 다저스는 6월 14일 클리블랜드 원정을 시작으로 메이저리그 노사가 허락한 최장 기간 연전인 20연전에 돌입한다. 이 기간 기존 선발들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 로버츠는 류현진이 "상반기중 다시 선발로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외부 환경도 그에게 불리하지 않다. 현재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에는 불안 요소가 많다. 리치 힐은 손가락 물집에 시달린데 이어 지난 등판에서는 제구 난조를 드러냈다. 마에다도 전날 등판에서 확인할 수 있었듯 안정적이지 못하다. 현재 로테이션에서 제외된 다른 선발들도 마찬가지. 훌리오 우리아스는 아직 성장이 더 필요하고, 스캇 카즈미어는 애리조나로 재활 훈련을 떠난 뒤 ’함흥차사’가 됐다.

류현진이 이들과 경쟁에서 밀릴 이유는 없다. 아니, 이런 선수들에게 밀린다면 다저스에서 선발의 꿈은 접어야 한다.

그러나 반대로 기다림이 생각보다 더 길어질 수도 있다. 이번 변경을 주도한 것은 프런트 오피스다. 이들은 의료진과 코칭스태프의 반대 의견에도 자신들의 생각을 불도저처럼 밀어붙였다. 이번 변화가 단순히 ’한 차례 거르기’ 수준의 변경이 아니라는 얘기다. 류현진이 전날 경기처럼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를 보여줬을 때 다저스 구단 운영진이 ’마운드 운영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착각만은 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이들은 이 결정이 가져올 변화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

류현진의 보직 변경은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을 필두로 하는 프런트 오피스에서 밀어붙인 결정이다. 이들은 이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사진= MK스포츠 DB
선발 복귀를 위한 데드라인은 논 웨이버 트레이드가 마감되는 7월이다. ’MLB.com’ 칼럼니스트 존 모로시는 다저스가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서 커쇼말고 다른 선발을 내도 괜찮을 정도로 선발진이 풍부한가?’라는 질문에 어떤 답을 찾느냐에 따라 여름 이적시장 접근법이 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지금같은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월드시리즈 우승에 눈이 멀어 사치세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이들이 택할 답은 "아니오"가 될 가능성이 높다. 구단이 새로운 얼굴을 찾아나서기 전에 선발 로테이션 안착에 성공한다면, 그때는 그가 그토록 원하는 선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반대의 경우라면? 그때는 새로운 역할을 받아들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기회를 찾아나설 것인가를 놓고 고민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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