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임찬규(24·LG)는 올 시즌 잠재됐던 기량이 만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성적도 나쁘지 않다. 9일 현재 4승3패 평균자책점 1.98. 리그 평균자책점 순위로만 따지면 4위에 해당한다. 다만 실제 순위표에 임찬규의 이름은 없다. 아직 규정이닝을 소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7일 경기가 아쉬울 법했다. 임찬규는 수원에서 열렸던 kt전에 선발로 등판해 4⅓이닝 동안 3실점했다. 당시 결과를 보면 임찬규는 규정이닝에 ⅓이닝이 부족했다. 어떤 이들이 보더라도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팀 사정상 부득이했다. 연패에 빠진 상황이었고 그날 경기 승부처였다. 주자는 두 명이나 있었다. 결과적으로 구원투수가 실점을 막지 못했기에 적중하지는 못했지만 사령탑 입장에서 감정이 아닌 이성으로 다가설 수밖에 없던 이해가 되는 측면이었다.
임찬규의 심정이 궁금했다. 8일 수원 위즈파크에서 만난 임찬규는 표정부터 전혀 개의치 않는다고 말하는 듯했다. 임찬규는 규정이닝 관련 질문에 손사래를 치며 “(규정이닝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전혀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전혀 아쉽지 않다. 애초에 생각도 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한 임찬규는 “결과적으로 최소실점을 했고 팀은 역전승을 해냈다”며 그 부분에 의미를 찾겠다고 밝혔다. 임찬규는 거듭, 다시 규정이닝에 대해 아쉬움이 없다며 코칭스태프 의견에 전적으로 따르고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성장하는 선수이기에 아쉬운 감정을 드러내기보다는 패기로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났다. 다만 스스로 느낀 피칭내용에 대해서는 불만족스러웠다고 전했다. 분명 그럴 만 했다. 임찬규는 4월21일 KIA전부터 5월27일 SK전까지 6경기 동안 눈부신 피칭을 펼쳤다. 이 기간 실질적 LG의 에이스라는 소리도 들었다. 그러나 6월2일 NC전 4이닝 2실점, 6월7일 kt전 4⅓이닝 3실점으로 주춤했다. 선발투수로서 이닝도 줄어들었고 사사구도 도합 9개로 많아졌다. 기대치가 올라가서 인듯하지만 경험이 적은 투수이기에 우려요소도 눈에 띄었다.
임찬규 스스로도 잘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개인적으로 정말 불만족스러웠다. 투구 수도 많았고…원하는대로 공이 들어가지 않아 화가 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임찬규는 특히 “5이닝을 다 마치지 못한 부분에 있어 너무 아쉽다”고 반복했다. 규정이닝 미달보다 선발투수로서 제 몫을 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고 또 아쉽다고 말했다. 분명 스스로 최근 두 경기 피칭이 좋지 않다는데 공감하고 인식하며 바꾸고자 하는 의지가 느껴졌다.
임찬규(사진)에게 향후 등판내용은 특별할 듯하다. 그는 최근 두 경기 부진이 스스로를 다잡는 계기가 됐음을 강조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스스로 느끼는 것을 가까이서 지켜보는 사령탑이 모를 리 없다. 때마침 양상문 감독은 8일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임찬규에 대해 “이제 두 달을 던졌다. 처음으로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기에 힘들 시기도 됐다”며 “다음 등판서 구속이나 컨디션을 살펴보고 떨어졌으면 한 박자 쉬어가게 해줘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체력관리에 대한 계획을 언급했다. 무더운 날씨가 시작된데다가 최근 KBO리그 트렌드 중 하나인 선발투수 횟수 및 이닝관리를 임찬규에게 적용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부분이다. 임찬규처럼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선발투수에게는 어쩌면 크게 무리가 가지 않는 조치일 수도 있다. 물론 전제조건이 있다. 다음 등판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사령탑의 생각이 바뀔 수도 있다.
선수 입장에서는 더 잘하고 싶다. 휴식도 좋지만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는 게 더 중요하다. 임찬규는 “매 경기 좋을 수는 없지만…”라면서도 “(결과 때문에) 힘이 떨어졌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조금 더 보고 싶다”고도 했다. 보고 싶다는 것은 다음 등판서 나아지고 만회하겠다는 의미일 터. 여러모로 임찬규의 다음 등판이 기대가 되기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