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포커스] 스토브리그…그리고 추운 겨울 나는 위기의 남자들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누구에게는 따뜻한 겨울이지만, 누구에게는 몹시 추운 겨울이다. 세월 앞에서 찬란했던 과거도 아무 소용없다.

매해 볼 수 있는 프로야구 스토브리그 풍경이다. 대박을 노리는 선수와 추운 겨울을 나아야 하는 선수들, 야구의 겨울은 양극화가 뚜렷하다.

올해도 프로야구 FA시장은 대어급 선수들이 대거 나왔다. 고액 계약도 나왔다. 지난해 FA자격을 얻어 미국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했던 황재균이 1년 만에 국내로 유턴, kt위즈와 4년 총액 88억원에 계약했다. 이 밖에 손아섭 민병헌, 그리고 국내 유턴과 미국 재도전을 저울질 중인 김현수까지 겨울을 뜨겁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초라해진 채 거취를 걱정해야 하는 위기의 남자들이 있다. 올해는 FA뿐만 아니라 2차 드래프트도 있고, 오는 25일에는 보류선수명단이 제출된다. 이 명단 안에 들지 못하면 방출이다. 특히 입지가 좁아진 노장 선수들은 겨울이 더욱 춥고 불안할 수밖에 없다. 화려했던 과거에 비교하면 더욱 초라해진다. 과거 FA신청을 했다가 결국 현역 생활을 마감한 이들도 다수 있다. 2007년 투수 노장진과 차명주, 2011년 투수 최영필과 포수 이도형 등이 FA선언 후 계약을 하지 못해 옷을 벗었다. 이 중 최영필은 1년 만에 복귀하며 올해 중순 은퇴할 때까지 현역 생활은 연장했지만, 고난의 겨울을 보낸 건 마찬가지다. 지난해는 용덕한이 FA를 신청했다, 계약하지 못해 결국 은퇴 후 원소속팀 NC와 코치 계약을 맺었다.



베테랑 FA들은 보통 원소속팀에 남는다. 보상선수 규정 때문에 베테랑 FA선수들에 대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올해도 베테랑들이 FA신청을 했지만, 계약 소식은 1호 계약을 성사시킨 롯데 문규현 뿐이다. 문규현은 FA시장이 개장한 지난 8일 가장 먼저 2+1년 총액 10억원에 계약 소식을 전했다. 올해 18명의 FA 중 한국나이로 35세(1983년생) 이상은 12명이나 되는데, 그 중 문규현만 계약한 것이다. 물론 아직 FA 중 계약이 완료된 이는 문규현 뿐이다. 황재균은 해외파라 18명 명단에서는 제외하고 따져야 한다. FA시장이 장기전 양상을 띠면서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겠지만, 협상상황은 녹록치 않다. 이 중 FA권리를 처음 행사한 이는 사이드암투수 권오준과 외야수 이우민이다. 이들이 생애 첫 FA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을 지도 이번 겨울야구의 관심 이슈 중 하나다. 원소속팀인 삼성과 롯데과의 협상에 따라 현역 생활 연장 여부가 갈릴 수 있다.

지난해 FA신청을 했지만, 코치로 계약하고 은퇴한 용덕한. 사진=MK스포츠 DB
FA는 아니지만 입지가 좁아진 채 거취에 관심이 쏠린 선수들도 있다. 조원우 감독 시즌 2를 맞은 롯데 자이언츠의 베테랑 투수 정대현과 내야수 박종윤이 대표적이다. 여왕벌로 불리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정대현은 올해 1군 등판기록이 없다. 지난 2011년 FA가 돼 롯데로 온 지도 6년이 됐지만, FA 재취득을 하지 못했다. 이제 불혹인 나이와 팀 내에서의 입지를 감안하면 롯데를 떠나는 건 기정사실처럼 보인다. 관건은 정대현이 현역생활을 연장할 수 있는지 여부다. 박종윤도 같은 이유다. 올해 2군에만 머물렀다. 이대호의 해외진출 이후 거인군단의 1루수 자리를 꿰찼지만, 이대호가 복귀한 올해 박종윤의 자리는 없었다. 베테랑들은 2차 드래프트 시장에서도 찬밥신세다. 보호선수명단에서 제외되기 일쑤지만, 2차 드래프트는 젊고,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선택된다. 결국 강제 은퇴의 길로 내몰리는 경우가 많다. 화려한 과거가 잊혀지듯, 올 겨울 프로야구 스토브리그에도 위기의 남자들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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