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대어급 아닌 노장 FA자원들이 맞이하는 이번 겨울은 쌀쌀하다. 한파가 몰아닥친 수준인데 보상선수 포기 공식화라는 방법이 의외의 해결책으로 고개를 들고 있다. KBO구단들의 육성기조가 낳은 아이러니한 현상이다.
5일 kt 관계자는 내부 FA 이대형(34)에 대해 타 팀 계약 시 보상선수를 받지 않고 보내는 방향 또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물론 1차 목표는 이대형과 함께 가는 것이고 그간 그의 팀 기여와 공로를 인정하겠다는 의사를 전제했지만 협상 간 입장차가 분명히 존재하고 그 간극이 적지 않기 때문에 어느 정도 향후 노선에 대한 방향을 숨기지는 않았다.
전날(4일)에는 롯데가 내부 FA 최준석(34)과 이우민(35)에 대해 이와 같이 보상선수를 받지 않을 수 있음을 아예 공식화했다. 협상중단은 아니지만 선수가 이적을 원할 경우 장애물이 되는 요소를 제거해 주겠다는 의도. kt, 롯데와는 다소 상황이 다르지만 넥센 역시 내부 FA 채태인(35)에 대해 보상선수를 받지 않겠다고 전했다.
보상선수를 받지 않는 기조가 마치 유행처럼 KBO리그 FA시장을 파고들고 있는 것. 이대형, 최준석 등 베테랑 FA 대상자들은 검증된 실력을 자랑하지만 적지 않은 나이와 노쇠화가 걸림돌로 꼽힌다. 여기에 보상선수까지 내줘야하니 관심 있는 구단이 생겼다가도 마음을 접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상황 속 원소속팀이 선수가 아닌 현금으로만 보상을 받겠다고 하니 한결 부담이 덜어질 전망. 자금사정이 여유 있고 베테랑자원이 필요한 구단들에게는 메리트 있는 소식이 분명하다. 베테랑 FA들에게는 희소식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러한 새로운 흐름 탄생의 배경에도 구단별 육성기조가 깔려있다는 분석. 원소속팀들 입장에서는 무엇인가 선수의 앞길을 막지 않는 대승적인 차원에서의 행동을 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팀 체질개선을 자연스럽게 이룰 수 있다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kt와 롯데 모두 팀 내 유망주들이 부쩍 늘어났고 전력도 한층 단단해졌기에 더 냉정해졌다. 이는 비시즌 운영기조에서 명확히 드러나고 있는데 이들을 중용 할 의사가 많기에 과감히 기존 전력들을 포기하거나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협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비시즌 동안 대다수 KBO리그 구단들은 육성과 리빌딩을 화두로 제시했다. NC는 물론 새 사령탑을 선임한 한화와 LG까지. 그 외 다른 구단들도 공공연히 리빌딩을 주창하며 젊은 선수 키우기에 더 집중할 의사를 내비쳤다. 자연스럽게 베테랑들 입지는 축소됐고 협상은 지지부진하다. 그러자 오히려 FA선수의 이적 시 운신의 폭을 좁히던 보상선수 규정마저 자체적으로 혁파하는 분위기. 육성과 리빌딩 분위기가 아이러니하게도 베테랑들 운신의 폭을 넓혀줬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 베테랑 FA들에게 장밋빛 미래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유행이 전파되 듯 대부분 구단들의 시선은 베테랑이 아닌 육성에 맞춰져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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