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나영 기자] 신원호 PD가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원석을 발견했다. 데뷔 19년차이지만 아직 대중들에게 낯설었던 배우 정민성, 그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인생 터닝포인트를 찍었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tvN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정민성은 배임과 횡령 혐의로 수감 생활을 하게 된 고박사를 연기했다. 그는 극중 이감되기 전인 10회까지 존재감을 꽉꽉 채우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영화 ‘박하사탕’으로 연예계에 데뷔한 정민성은 20대 직장 생활을 하다 20대 후반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했다고. 그는 “연기를 전공하는 친구들은 공감할 것 같다. 졸업 후 백수가 되고 다른 길로 넘어가는 친구들이 꽤 있다. 저 같은 경우도 친구가 제안을 해서 회사일을 도와주다, 20대 후반 ‘여태까지 무엇을 했나’ 돌아보게 됐다. 그 때 가장 행복했던 연기가 떠올랐고, 배우를 결심하고 회사를 그만뒀다”고 설명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 정민성 인터뷰 사진=김재현 기자
회사를 그만둔 후 우연한 기회로 단편 영화를 알게 되고, 여러 편의 단편 영화에 출연했다. 정민성은 “회사를 그만두고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하고 싶은 것이기 때문에 열심히 했다. 그러다 30대 중반 집사람을 만났다. 배우를 응원해주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인 아내를 만나 격려받으면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민성의 아내는 ‘슬기로운 감빵생활’ 출연을 특히 좋아했다고. 아내를 비롯 아이들에게도 힘찬 응원을 받고 있어 기쁘다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우리 애들이 초등학교에서 아빠 배우라고 했더니 애들이 ‘누구야?’라고 했다더라. 그때 조금 속상했다. 저는 괜찮은데 혹시나 애들이 이야기를 저 때문에 피해보지 않을까 생각해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근데 ‘슬기로운 감빵생활’ 후에는 아들 친구가 놀러와 ‘고박사’라고 외치더라. 아들 선생님들도 잘보고 있다고 말씀해주시고, 그래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기뻐했다.
‘터닝포인트’라고 말할 수 있는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만난 정민성. 그는 총 3차 오디션을 통해 고박사에 캐스팅 캐스팅됐다. 그는 “신원호 PD님은 로또같은 분이다. 오디션 때 긴정을 많이 했는데 딱딱하지 않고 편안하게 해주셨다. 오디션이라는 느낌보다 저에 대한 인간사에 대해 궁금해해주시면서 오디션을 진행하셨다. 작가님이 특히 추천을 많이 하셨다고 들었다. 좋은 분들과 함께 하게 돼서 더 많이 준비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정민성이 맡은 고박사는 자로 잰 듯한 일자 앞머리에, 뿔테 안경을 고수하는 단정한 스타일이었다. 그는 단정함을 살리기 위해 볼륨 매직을 2차례 했다. 정민성은 “캐릭터가 다들 독특했다. 조금 더 느낌을 살리기 위해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은 옷들은 단정하게 입는 거였다. 지퍼를 끝까지 올리고, 단추를 다 채워서 입는 부분을 세심하게 체크한 것 같다”며 “귀마개를 고집한 부분도 있다. 왠지 고박사라면 겨울에 귀마개를 착용했을 것 같았다. 겨울 촬영은 여름에 했는데 땀이 나도 고수했다. 그래서 포스터도 보면 귀마개를 착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 정민성 인터뷰 사진=김재현 기자
100억 횡령이라는 죄를 덤터기 쓴 고박사는 유독 대사가 많았고, 정직한 발음에 법률 용어를 많이 사용했다. 고지식하게 느껴질 수 있는 고박사의 인간미를 느낄 수 있는 장면은 딸의 수술을 위해 노래자랑에 나가는 모습과, 회식 자리에서 이기지 못할 술을 먹는 장면이었다. 정민성은 “노래자랑 신에서 ‘마이웨이’를 부를 때 짠했다. 근데 박자 생각을 하니까 너무 힘들었다. 계속 NG가 나니까 카이스트(박호산 분) 형님이 카메라 밖에서 박자를 맞춰줬다. 덕분에 잘 찍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술 마시는 장면도 고박사의 모습을 보여주는 한 신이었던 것 같다. 정말 회사를 위해 사는 사람, 어느 정도 공감되지만 인간 정민성이라면 그러지 못했을 것같다”고 말했다. 정민성은 문래동 카이스트 외에도 같은 방을 사용했던 배우 외에 교도관을 연기한 배우들까지 친해졌다며 끈끈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감빵이라는 특수성이 갇혀있으니까 쉽게 빨리 친해졌다. 장기수(최문성 분), 문래동 카이스트가 현장에서 웃음을 많이 줬다. 해롱이(이규형 분), 뒤늦게 투입된 유대위(정해인 분)도 분위기를 화기애애 만든 것 같다. 장르가 코믹이니까 웃음이 끊이지가 않았다. 현장에서 웃음 참는 게 힘들 정도였다. 그래서 중간에 빠져나가는 게 더 아쉽게 느껴졌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실연당하는 느낌이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정말 열심히 했구나를 느꼈다. 나이 들어서 실연을 느끼는 게”라며 미소 지었다.
정민성은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통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향후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그는 “열심히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2018년 열심히 뛰는 한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mkculture@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