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부터 순식간이었다. 박정배는 안익훈 타석에서 초구부터 폭투를 던져 4-4 동점을 허용했다. 그리고 1B 1S에서 안익훈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았다. 역전 결승 득점을 올린 선수가 김용의였다.
김용의는 “이전 경기(10일)에서 대타로 나갔다가 삼진 아웃됐다. 그 생각이 많이 났다. 항상 좋은 결과를 낼 수 없지만 너무 소극적이었던 것 같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공격적으로 임하려고 초구부터 배트를 휘둘렀다”라고 밝혔다.
LG는 8회까지 2-0으로 리드했다. SK는 3안타로 꽁꽁 묶였다. 하지만 진해수, 정찬헌이 흔들리며 9회 4점을 헌납했다. 승부의 추는 SK에게로 기우는가 싶었다. 그렇지만 LG의 뒷심이 더 셌다.
김용의는 “사실 역전승을 거둘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2점차였고 투수도 베테랑 마무리투수였다”라며 “중요한 상황에 투입돼 역전승 중심에 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쁘다.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보답이다”라고 말했다.
3루에 있던 김용의는 연장 승부를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이전 4타석에서 내야 땅볼만 쳤지만 안익훈이 해결해줄 것이라고 믿었다.
김용의는 “최근 (안)익훈이가 타격감이 좋지 않다. 그러나 1번타자로서 재능을 갖고 있어 (경기를 끝낼 것이라고)‘동생’을 믿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개인 2번째 끝내기 안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안익훈을 기특하게 여겼다. 김용의는 “기회가 왔을 때 쳐야 ‘스타’가 될 수 있다”라며 주인공이 된 안익훈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그 스포트라이트 바로 옆에 있는 김용의였다. 그 이야기를 꺼내자, 그는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 그는 “난 이미 빛을 몇 번 봤다. 내가 주인공이 되기보다 팀이 승리하는데 이바지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라는 말과 함께 웃으며 더그아웃을 떠났다. rok1954@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