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김승회(37·두산)는 한결 같다. 톡톡 튀지 않는다. 스포트라이트와도 거리가 멀다. 그렇다고 존재감이 없지 않다. 묵묵히 제 할 일만 한다. 팀과 동료를 위해 헌신한다. ‘소금’과 같은 존재다.
합류가 다소 늦었지만 김승회는 현재 팀의 한 축을 맡고 있다. 도드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그의 활약은 충분히 빛나고 있다.
4월 21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된 그는 8경기에 등판해 1홀드 평균자책점 2.57을 기록하고 있다. 안 좋았던 때(4월 24일 문학 SK전 2실점)도 있었으나 다른 7경기에서는 무실점으로 막았다.
두산 김승회는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이를 악물고 공을 던진다. 사진=옥영화 기자
김승회의 역할은 승리조가 아니다. 그가 등판한 8경기 중 두산이 승리한 것은 3번이었다. 지난 주간 3경기는 모두 팀이 뒤지던 상황에 나갔다. 하지만 그는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김승회는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FA 자격을 얻었다. 2003년 프로 입문 이후 처음이다. 그리고 마지막 기회이기도 했다.
김승회는 지난해 커리아 하이(69경기 7승 4패 11홀드 평균자책점 4.96)를 기록했다. 김강률과 함께 두산의 후반기 반등 주역이었다. 부익부 빈익빈 바람이 심했던 가운데 김승회는 두산과 1+1년 총액 3억원에 계약했다. 김승회의 지난해 연봉은 1억원이었다. ‘중박’과는 거리가 있다.
그러나 김승회는 허리를 숙인다. SK에서 방출돼 갈 곳을 잃었던 그에게 다시 야구를 할 기회를 준 구단은 ‘친정’ 두산이었다.
김승회는 “물론 계약규모가 크지 않다. 더 많은 금액을 받았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이다. 그렇지만 괜찮다. 금액을 떠나 ‘FA 계약’만으로도 꿈을 이뤘다. 그리고 이렇게 두산에서 계속 공을 던질 수 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김승회는 두산 마운드의 맏형이다. 이제는 ‘친구’ 정재훈, 김성배도 없다. 김승회는 “(맏형이)처음도 아니지 않은가”라며 쑥스럽게 웃은 뒤 “재훈, 성배가 없지만 (이)현승, (유)희관이 있어 소통하는데 어려움은 없다. 분위기도 좋다”라고 이야기했다.
두산 불펜은 젊어졌다. 함덕주, 이영하, 박치국, 곽빈 등이 괄목성장 했다. 그래도 형들이 필요하다. 때문에 김승회의 가세는 큰 힘이다.
김승회는 “애들이 많이 힘들어했는데 앞으로 내가 뒷바라지를 잘해야 한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이어 그는 “적은 나이도 아니다. 100% 몸 상태를 만들어 경기 나간다는 개념이 사라졌다. 그날 컨디션에 맞춰 하는 것이다”라며 “지금도 100% 컨디션은 아니다. (양)의지, (박)세혁의 리드대로 정확하게 던지려고 집중한다. 그렇게 던지니까 결과가 좋더라”라고 전했다.
김승회는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않았다.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팀에 너무 미안했기에 더욱 절실하게 경기에 임하고 있다.
김승회는 “홀드 등 개인 기록을 신경 쓰지 않는다. 욕심도 없다. 내 역할은 어린 후배들이 자리를 잡는 동안 뒷받침을 하는 것이다. 그때까지 어떤 임무이든 최선을 다한다. 팀에 보탬이 된다면야 얼마든지”라고 말했다.
김승회는 한국시리즈 데뷔가 늦었다. 지난해 첫 경험을 했다. 그러나 두산은 KIA에 밀려 한국시리즈 3연패가 좌절됐다. 김승회의 첫 우승 꿈도 무산됐다.
우승, 은퇴하기 전까지 꼭 이루고 싶은 소원이다. 어쩌면 올해가 적기일 지도 모른다. 두산은 14일 현재 SK와 공동 선두에 올라있다. 김승회는 “후배들이 잘하고 있다. 뒷바라지를 잘하며 그 옆에만 있다면 가능하지 않을까”라며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rok1954@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