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열심히 했다”, 결실 맺는 정주현이 떠올린 지난 겨울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정주현(27·LG)은 “운이 따른 것이다”라고 겸손해했다. 그러나 누구보다 간절했고 그 어떤 선수만큼이나 열심히 훈련했다.

정주현은 최근 LG 트윈스 2루수 자리를 꿰차는데 성공했다. 경쟁은 유효하겠지만 이제 어느 정도 궤도를 잡은 것도 사실. 2루수 포지션 첫 번째 옵션도 아니고 두 번째 옵션 또한 아니었지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시즌 초 외야수를 준비했던 정주현으로서는 그야말로 반전 그 자체가 됐다. 5월 중순부터 차츰 기회를 늘려간 정주현은 4일 현재 타율 0.301 1홈런 8타점 20득점, 그리고 7번의 도루성공(실패 0)을 기록했다. 단순 수치로는 확 눈에 띄지 않지만 LG 경기를 지켜보면 어느새 9번 타순에서 안정감 있게 또 기대가 되는 활약을 거듭 펼쳐보이고 있다.

정주현(사진)이 최근 뜨거운 타격감으로 LG의 2루와 9번 타순을 책임지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그럼에도 정주현은 신중했다. “잘하고 있으니깐 좋긴 좋지만...”라고 말문을 열었지만 이내 “평정심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 아직 판단은 이르지 않나. 타석도 100타석(4일 93타석)이 안 된다. 나중에 못 칠 수 있다. 후반기가 지나봐야 알 수 있을 듯 하다”고 스스로를 다잡았다. 다만 정주현은 “(최근 출전횟수가 늘어나) 재미있다. 외야수도 재미있지만 특히 2루라는 포지션에 대해 재미를 느낀다”고 덧붙였다. 앞서 2루수 유력 후보들이 전부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에 온 기회임은 부인할 수 없다. 정주현도 잘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더 부담은 없다고. 정주현은 “그래서 부담이 없다. (제가) 준비한 자리가 아니기도 했고...핑계거리도 있다 생각하다보니 더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2루수 수비는 쉽지 않다. 아직 큰 실수가 있다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외야에 집중했기에 비시즌 훈련을 거의 하지 못했다. 정주현은 “방어한다는 생각으로, 앞에 오는 것만 잡자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는 괜찮지만 언젠가..위기가 올 수 있다고 생각 한다”고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평가했다.



정주현(왼쪽)이 올 시즌 LG의 2루수 경쟁 최종승자가 될 수 있을까. 사진=김영구 기자
대신 공격에 있어서는 자신감도 있고 잘해야 하는 부분이라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겨울에 타격 훈련을 주로 했다. 정말 타격훈련만 열심히 했다. 그때는 내야수가 아니라 외야수다보니 정말 잘 쳐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했다”며 “아직 몇 경기 안했지만..이제 공이 조금씩 보이기도 한다. 아무래도 경기 출전이 꾸준하다보니 공이 보인다. (스스로도 이전에 비해) 공 보는 게 좋아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정주현이 공격에 자신감을 가진 계기 또한 있다. 지난 4월17일 광주 KIA전. 그는 3-4로 밀리던 9회초 주자 1,2루 상황서 대타로 나서 동점을 만드는 적시타를 날렸다. 비록 LG는 경기에서 패했지만 이 결정적인 안타는 정주현에게도, 또 류중일 감독과 팀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기 충분했다. 최근 정주현은 당시 기억에 대해 의미부여를 했고 이를 들은 류 감독도 흐뭇한 미소로 화답했다.

의미가 남달랐던 이유는 분명 있었다. 정주현은 “그 안타는 (제가) 2년 만에 친 안타였다”며 “작년에는 거의 10타석도 서지 못했고 당연히 안타가 없었다. 2년 만에 친 안타였던데다가 결정적인 순간이었기에 자신감을 얻긴 했다. 뒤에 나가는 일이 많지만(대타를 뜻함) 공을 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정주현은 지난 2016시즌 8월30일 부산 롯데전서 안타를 친 뒤 지난해는 안타생산을 하지 못했다. 15경기에 출전했고 타석에는 8번 서는데 그쳤다. 올 시즌도 초반에는 대타에 불과했지만 기회를 살려냈고 지금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

현재는 밝은 미래가 기대되지만 정주현에게 올 시즌은 경쟁구도 자체가 험난했다. 1차 스프링캠프에도 탈락했다. 정주현은 이때를 떠올리며 “상심이 되긴 했다. 2군 캠프에 갔는데 야수 중에 제가 나이가 가장 많더라”며 “그래서...수비도 수비지만 무조건 방망이를 쳐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고 돌아봤다.

정주현은 “올해 목표는 없다. (제겐) 하루하루가 중요하다. 오늘이면 오늘, 내일이면 내일만 생각하겠다. 매일 뛸 수 있는 기회가 왔을 때 뛰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hhssjj27@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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